[인터뷰] ‘웃는 남자’ 규현 “바쁜 일상은 내 선택…열심히 사는 이유 명확해”

“‘철학적 질문에 대한 해답 찾아가는 중…다시 태어나도 연예인 하고 싶어”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여기 있는 배우·스태프·관객 모두가 귀한 3시간이 지난 후에 가슴 속에 뜨거운 뭔가를 가지고 나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뮤지컬 ‘웃는 남자’의 막이 오르면 무대 위 천막 옆 타워에서 자신의 등장을 기다리면서 규현이 늘 하는 기도다. 그는 “‘이 공연이 두고두고 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됐으면 좋겠다’는 내 진심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기도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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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난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이자 뮤지컬배우인 규현은 아주 차분하고 이타적이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거나 큰 목표를 두고 포부를 밝히지도 않았다. 시종일관 무덤덤하지만 솔직하게 자신의 얘기를 풀어놓은 그는 특히 팬들의 입장을 상당히 헤아렸다. 아이돌의 팬서비스가 아닌 팬들에 대한 진심어린 감사와 의리라는 게 느껴질 만큼 여러 질문의 답이 팬으로 귀결됐다. 그 안에 자신의 욕심은 없었다.

“요즘 ‘왜 살아가는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생각을 되게 많이 하고 있어요. ‘왜 이렇게 아등바등 열심히 살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결론에 다다르진 않았어요. 하지만 무대에서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는 순간이 되게 감동스러워요. 커튼콜 때 콘서트마냥 박수를 많이 쳐주시는 팬들의 함성에 소름이 돋아요. 제가 팬들의 사는 이유라고 말하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그런걸 보면서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는 사람이 됐구나,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규현의 팬들을 향한 신뢰도 매우 깊었다. 규현은 “팬들에게 ‘저는 여러분의 얼굴이고 여러분은 저의 얼굴이에요’라는 얘길 되게 많이 한다”며 “팬들이 뮤지컬 관람매너를 숙지하고 공연장을 찾아주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혹시라도 무질서한 모습을 보이면 서로 ‘그러지 말자’고 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나만 조심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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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의 명작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웃는 남자’는 2018년 첫 선을 보인 후 지난달 재연 막을 올렸다.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른다.

규현은 지울 수 없는 웃는 얼굴을 가진 채 유랑극단에서 광대 노릇을 하는 관능적인 젊은 청년 ‘그윈플렌’ 역으로 이석훈·박강현·엑소 수호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과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가는 일찌감치 규현을 그윈플렌 역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규현의 안정적인 가창력과 섬세한 감정 연기가 하층민에서 귀족으로 극변하는 캐릭터의 서사를 잘 표현할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규현은 그윈플렌으로서 관객과 만나고 있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무대를 즐기고 있다. 그는 “이번 작품은 매회 끝날 때마다 빨리 다음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재밌다”며 “쌓아온 감정을 터트리고 표현해내는 장면들이 많은데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을 표출할 때 속 시원하고 후련하다”고 밝혔다.

2016년 ‘모차르트!’ 후 3년 반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선 그는 “감이 떨어졌을까봐 겁이 많이 났지만 연습을 하다보니까 자신감이 좀 생겼다”고 전했다. ‘웃는 남자’ 연습 때부터 폐막 20여일을 앞둔 현재까지 담아둔 작품 얘기와 뮤지컬배우·아이돌로서 느끼는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규현과의 일문일답.

- 소집해제 후 첫 뮤지컬로 ‘웃는 남자’를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사회복무요원 시절에 박효신 형과 수호 걸로 두 번 봤는데 재밌어서 계속 생각이 났다. 나중에 나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당시 뮤지컬 관계자께서 다음에 ‘웃는 남자’ 같이 하자고 하셨을 땐 하하 웃어넘겼다. 작년에 작품이 몇 개 들어왔다. 다른 좋은 제안들이 있었는데 뮤지컬은 이 작품으로 컴백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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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막과 2막의 다른 모습을 어떻게 표현하나.

“노래의 경우 1막은 데아와 화음을 맞추면서 하는 넘버들이 많아서 좀 더 감미롭게 풀어보고 싶었다. 좋은 화음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다. 솔로로 끌어가는 부분이 많은 2막에서는 힘 있게 하려고 했다. 나는 뮤지컬을 할 때 가능한 선에서는 즐거운 장면을 많이 만들고 싶어 한다. 우울로만 가면 보는 입장에서도 많이 힘들 수 있으니까 웃길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웃기고 싶다. 그래서 1막에선 최대한 그걸 좀 살리려고 한다. 2막에서도 극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재밌는 걸 많이 하려고 한다.”

- 재미를 위한 본인만의 디테일을 짚어 달라.

“조시아나 여공작이랑 붙었을 때 재밌는 걸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밑바닥의 그윈플렌이 귀족을 대할 때 하는 제스처를 더 엉성하고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려고 한다.”

- 그윈플렌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나.

“나는 항상 다른 배우들이랑 비슷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연출·조연출이 되게 다르다고 말씀해주시더라. 피드백을 받고 얘길 많이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간다. 연출진에서 굉장히 해맑은 그윈플렌이 상처 속에서 어려움을 이겨나가다가 무너져내려가는 모습이 더 와닿는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그런 걸 더 살리려고 한다. 갭을 크게 보이는 게 좀 더 슬픈 느낌이 있다고 생각한다.”

- 관객으로서 봤을 때보다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를 더 이해할 수 있는 지점도 있었을 것 같다.

“연출이 의도하는 숨은 것들이 많지 않나. 관객으로서는 딱 안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아쉽다. 나는 연출진과 충분한 얘기를 하고 그걸 담아서 표현하려고 하는데 객석에서 보는 사람들에게까진 안 닿는 경우가 많다. 처음 보는 분들 중 ‘세상을 바꾼다더니 이게 끝이야?’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더라. 나도 초연을 처음 봤을 때 그랬다. 두 번째 봤을 때 그윈플렌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 귀족이 돼서 누릴 수 있는 수많은 걸 포기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있고 싶어서 돌아가는 것도 큰 용기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대사회에서 ‘너 재벌이야’ 하고 시켜줬는데 다 필요 없다며 밑바닥으로 간다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지 않나. 그런 걸 처음 봐도 이해가 될 수 있도록 표현하고 싶은데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 노래와 연기 중 어디에 더 신경을 써서 표현하나.

“연기에 좀 더 중점을 둔다. 나는 베테랑 연기자처럼 순간적으로 몰입하는 게 잘 안돼서 최대한 그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한다. 최대한 감정표현 잘 해내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노래는 나를 믿고 그 순간순간의 감정들을 표현해내는 데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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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장과 가발이 불편할 것 같은데 어떤가.

“분장을 하고 있으면 오히려 자신감이 더 넘친다. 진짜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큰 도움이 된다. 가발은 웬만하면 안 쓰려고 머리를 기른다. 가발을 쓰면 이상해보이기도 하고 답답하다. 팬들은 너무 싫어하는데 투어할 때 헤어밴드를 한다. 뮤지컬에서 자연스러움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모차르트!’ 처음 들어갈 때도 대여섯 달 동안 머리를 길렀다. 근데 가발을 쓰더라. 머리만 기르고 보여주진 못해서 허무했다.(웃음)”

- 이석훈·박강현·수호와 같은 배역을 맡은 시너지도 있지 않나.

“연습 때마다 다 같이 뭉쳐 다니면서 서로의 의견을 공유했다. 느끼는 감정이나 대사 등 이런저런 얘기를 되게 많이 하면서 교류했다. 실제 공연은 서로 아무도 못 봤고 최종 런 스루는 유일하게 나만 모든 그윈플렌을 봤다. 강현이는 전부터 잘한다고 얘길 많이 들었다. 연습하면서도 느꼈는데 무대에서 돌변해서 너무 멋있더라. 강현이에게 진짜 많이 배운다. 평소엔 싹싹한 동생이다. 석훈이 형은 가수로서 친분이 있고 내가 형이 노래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뮤지컬 하는 모습은 처음 봤는데 넘버 표현이나 연기하는 모습에서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 수호는 팀의 리더고 어디 가면 되게 멋있는데 나한테만 오면 아기가 돼버린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봐와서 그런 것 같다. 늘 아주 사랑스럽다. 그런 것만 기억이 난다. 자주 못 봤는데 뮤지컬 때문에라도 많이 보개 돼서 진짜 좋았다.”

-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무엇인가.

“‘그 눈을 떠’가 제일 좋다. 제발 좀 나누고 살자는 메시지가 요즘 시대에도 잘 맞는 것 같다. 각박해진 현대사회에서 다 같이 잘 살아보자고 설득하는 느낌이다. 멜로디도 좋고 표현하는 느낌이 좋아서 이 넘버를 좋아하게 됐다.”

- 좋아하는 장면을 꼽자면.

“‘그 눈을 떠’ 할 때 마지막에 열변을 토하고 ‘어떻습니까, 그렇지 않습니까’ 하는 순간이 제일 좋다. ‘나는 이들을 설득시킬 거야, 설득된 것 같아’ 했는데 그 이후에 반전이 되니까 갭이 더 큰 것 같다. 앙상블 배우들에게도 상원신에서 나 좀 더 욕해달라고 요청을 드렸다. 진짜 심하게 하시더라. 눈물 날 정도였다. 에너지들을 주시는 덕분에 감정을 표출해낼 수 있어서 되게 좋다.”

- 마지막 장면에서는 어떤 기분인가.

“개인적으로 슬픈 일이 있을 때 더 슬퍼지고 싶어 하는 편이다. 데아를 안고 물가로 가고 있는 와중에 객석에선 뒷모습만 보이지만 슬픈 감정을 끝까지 가져간다. 하늘에 올라가서 천국에 왔다는 생각으로 ‘데아랑 나는 여기서 행복할거야’라는 생각을 한다. 한번은 이수빈이랑 할 때 ‘데아랑 천국에 왔어’라고 생각하며 몰입해서 데아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수빈이가 눈을 살짝 떴는데 너무 놀랐다고 하더라. 그 이후로는 이마를 보고 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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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 위 실수담이 궁금하다.

“좀 아쉬운 게 내가 의외로 실수를 잘 안해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없다. 배우들끼리 공유하는 단체채팅방에서 실수담을 얘기하곤 하는데 나는 할 얘기가 없다. 에피소드가 있으면 나중에 예능에서도 얘기하기 좋은데. 아쉬운 부분이다.”

- 지인의 관람평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나.

“지인들은 좋은 말밖에 안 해주니까 그렇게 새겨듣지 않는다. 하지만 많이들 울었다고 하더라. 감정을 끌어낸 것 같아 ‘성공했구나’ 하는 생각은 했다.”

- 마지막 공연까지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인가.

“무사히 실수 없이 완벽하게 끝내는 게 이번 작품에서의 목표다. 끝까지 ‘이번에도 에피소드가 없다, 아쉽다’라고 느낄 수 있게 마무리하고 싶다.”

- ‘웃는 남자’가 뮤지컬 인생에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내가 만족하는 것도 중요한데 보시는 분들도 만족을 하셔야 된다. 가장 중요한 건 몇 번씩이나 회전문을 도는 내 팬들이다. 많은 팬들이 ‘이건 규현이 인생작이다’ ‘너무 잘 어울린다’ ‘했던 뮤지컬 통틀어서 제일 좋다’는 말씀들을 해주신다. 이 같은 평이 끝까지 유지된다면 나에게도 그런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 뮤지컬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슈퍼주니어 멤버지만 팬들 말고는 나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을 때 처음으로 뮤지컬 측에서 제안이 왔다. 개인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다른 멤버들을 보면서 나에게도 어떤 기회가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할 때였다. ‘이거다, 열심히 파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애정을 가지고 뮤지컬을 시작했다. 지하철 타고 꼬박꼬박 연습에 참여하면서 진짜 열심히 했다. 하는 나도 즐겁고 공연 보러 와주시는 팬들도 즐거워하셔서 계속 하게 되는 것 같다.”

- 뮤지컬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뮤지컬 연습실은 공기가 다른 것 같다. 처음에는 연습할 때 ‘설렁설렁 해도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좀 있었는데 다른 배우들이 에너지를 많이 준다. 그런 에너지 받으면서 나도 최선을 다해서 연습한다. 가수 리허설 같은 거 할 때는 힘을 빼고 하는 경우도 많은데 뮤지컬 연습할 땐 굉장히 에너지를 많이 써서 하고 있다. 콘서트는 나를 좋아하는 분들 또는 내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 오시니까 자유롭게 보여주면 된다. 뮤지컬은 여러 배우들이 한 작품을 만들어가는 거라서 잘 연습된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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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년차 뮤지컬배우가 되기까지 어떤 것들을 배웠나.

“2010년도에 ‘삼총사’라는 작품으로 뮤지컬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아무것도 몰랐다. 발성도 대사톤도 전혀 몰라서 당시 왕용범 연출님께서 앙상블 배우들에게 나를 욕해달라고 부탁했다. ‘북받치는 감정으로 좀 터트려봐’라고 하셨는데 20분 정도 욕을 먹고 나니 눈물이 날 것 같더라.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되게 많이 배웠다. 그 이후로 작품을 해나가면서 성장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넘버를 표현하는 부분을 많이 배웠다.”

- 도움을 준 선배의 말이나 새겨들었던 조언이 있다면.

“엄기준 형이랑 작품을 많이 했다. 처음 같이 했을 때는 신경을 안 쓰셨다. ‘한번 하고 말겠지’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두 번째 작품을 같이 하면서 ‘너 뮤지컬 계속 할거니’라고 물어보셔서 ‘계속 하고 싶습니다’ 했더니 그때부터 애정을 가지고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뮤지컬배우로서 무대에서 넘버 할 때나 연기할 때 중요한 부분을 짚어주셨다. ‘베르테르’ 할 때 특히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때는 조승우 선배도 몸 쓰는 거나 대사톤 등을 가르쳐주셔서 선배들한테 많이 배웠다.”

-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가.

“옥주현 선배님께서 시츠프로브 영상을 보시고 ‘괜찮은데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연락해주셨다. 4시간 동안 배웠는데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공연 끝난 이후의 목관리와 발성을 할 때 어디를 사용해야 되는지부터 시작해서 발음까지 세세하게 잡아주셨다. 선배님 앞에서 노래를 계속 불렀다. 아무래도 아이돌 1세대 출신이시다보니 뮤지컬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챙겨주고 싶어 하시는 것 같다. 진짜 열성적으로 가르쳐주셔서 감사했다.”

- 뮤지컬 작품으로 계속 러브콜 받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적당한 티켓 파워와 실수 없는 무대?(웃음) 연출님께서 디렉팅을 주면 빨리 이해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 특출한 건 아닌데 말귀를 잘 알아듣고 눈치가 빠른 것 같다.”

- 작품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

“일단 후회하지 않을 만한 작품들을 선택하려고 한다. 내 장점이 연기보다 넘버 소화력일 테니까 넘버를 많이 본다. 그런데서 오는 만족감이 있다.”

- 앞으로도 뮤지컬배우로서의 활약을 기대해도 되겠나.

“팬들의 통장이 괜찮은 한 뮤지컬을 계속 하고 싶다. 티켓값이 워낙 비싸니까 무조건 오시라고 하긴 죄송하다. 팬들 입장을 고려해 작품선택을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 내가 인기가 많으면 티켓을 못 구해서 못 볼 수도 있지 않나. 아쉽게도 그 정도는 아니라서 보려고 하면 볼 수 있다. 그래서 너무 죄송한 거다. 한번 더 보고 싶으면 또 돈을 쓰게 되니, 인기가 더 많아져야 팬들의 돈을 아낄 수 있다. 편지를 보면 텅텅이라고들 한다.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팬들에게 나한테 선물을 주지 말라고 한다. 그 돈으로 공연을 한번 더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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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로서의 삶에 만족하나.

“좋은 것 같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연예인·아이돌을 하고 싶다. 국내든 해외든 콘서트를 다니면 팬들과 눈을 마주치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인터넷 매체나 TV로만 보던 나를 어떻게 저렇게 사랑스럽게 바라봐주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불특정 다수에게 이렇게 사랑받기도 쉽지 않지 않나. 행복하고 감사한 직업이다.”

- 고충도 있을 텐데.

“나는 길 다닐 때 고개를 못 들고 다닌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습관이 된 것 같다. 사람들과 눈 마주치면 나인 줄 아는 경우가 있다. ‘알아볼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피하게 되더라. 여름에 바다에 가본적도 없다. 오픈된 장소에서 오픈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는데 그 외에 얻는 게 너무 많지 않나. 수많은 팬들의 사랑도 있고 금전적인 것도 있고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목관리를 잘 하려고 가습기도 추가로 들여놓고 공연 전날엔 최대한 말을 안 한다. 퇴근길에서 받은 팬들의 편지를 다 읽어본다. 소집해제 이후에 추석·설날 빼고는 안 쉬고 계속 일만 하고 있는데 팬들이 걱정을 많이 하더라. 다 내 걱정밖에 안한다. 지금도 팀 활동이랑 투어랑 뮤지컬을 같이 하고 있다. 나는 이게 힘든 건지 잘 모르겠다. 미친 듯이 일하는 게 익숙해서 쉬는 걸 딱히 원하지 않는다. 가능한 한 여가시간을 줄인다. 내가 선택한 거니까 투정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인가.

“편한 사람들이랑 맛집 가면 충전이 되는 것 같다. 요즘엔 그런 시간을 못 가진다. 친구들 본지도 좀 됐다. 만약에 주말 뒤 이틀 정도 노래할 일이 없으면 ‘그날 마신다’ 이런 생각으로 일을 더 열심히 해나간다.”

- 개인적으로 올해 계획한 일이 있다면 귀띔해 달라.

“나는 회사에서 시키면 궁시렁대면서 다 하는 스타일이다. 너무 달려온 것 같아서 이 작품 끝나면 휴식을 갖고 싶기도 하다. 5일 정도 쉬면 좋을 것 같다. 사실 그렇게 쉬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하는데 사람들이 옆에서 하도 ‘쉬세요’ 하니까 ‘내가 쉬어야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내 일은 회사의 강요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해서 하는 거다. 이건 다 내 탓이다. 걱정을 안 하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사회복무요원일 때 많이 쉬었으니까.(웃음)”

박은희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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