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CJ 잇단 발 뺀 베트남시장…韓 홈쇼핑업계 '무덤' 전락

모바일 쇼핑 중심 트렌드 급변화로 설 자리 잃어…GS·현대도 '적자 늪'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한 때 홈쇼핑 업계의 신(新)시장으로 각광받던 베트남이 국내 업체들의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롯데·CJ는 잇따라 현지 사업 철수를 선언했으며, GS와 현대도 아직까지 흑자를 내지 못하고 사업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신시장 개척 일환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던 국내 홈쇼핑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CJ오쇼핑은 베트남 진출 약 10년 만에 현지 홈쇼핑 사업을 접기로 했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점차 떨어져 사업을 지속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CJ오쇼핑의 베트남 법인 매출은 지난 2017년 397억 원을 기록한 후 2018년 360억 원으로 떨어졌고, 영업손실도 3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4억 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CJ오쇼핑은 올해 안으로 베트남 사업법인 SCJ 홈쇼핑 보유 지분 50% 전량을 합작사인 SCTV에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베트남 법인 부장급 인사들은 이미 퇴사한 상태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지분 정리를 두고 SCTV와 논의 중으로, 연내에는 매각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CJ그룹의 최근 경영 기조도 외형보다는 수익 중심의 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이의 일환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2013년 5월 베트남 SCJ 전용 스튜디오 오픈식 [사진=CJ ENM 오쇼핑부문]

앞서 롯데홈쇼핑도 지난 2018년 베트남 합작법인인 '롯데닷비엣'을 정리했다. 2011년 현지 대형 미디어 그룹 닷비엣과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으나 닷비엣과의 의견차로 사업 운영에 차질을 빚어왔다. 여기에 베트남 홈쇼핑 시장마저 급격하게 위축되자 결국 현지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아직까지 현지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도 베트남에서 적자 행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GS홈쇼핑은 지난 2012년 베트남 손킴그룹과 합작한 '비비 홈쇼핑'에 350만 달러를 투자, 'VGS SHOP'을 개국한 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3억 원, 2억4천만 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제외하면 지난 2018년까지 줄곧 적자를 면치 못했다. 또 지난해 1분기에 3억2천만 원 가량의 이익을 냈으나, 2~3분기에는 또 다시 적자를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GS 측은 그 동안 홈쇼핑 송출 플랫폼을 늘리는 등 투자를 진행하며 고정비 부담이 컸으나, 2018년에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에 손익분기점(BEP)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GS홈쇼핑 관계자는 "그 동안 베트남 사업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던 만큼 당장 현지 사업에서 철수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다만 베트남 홈쇼핑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은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도 베트남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베트남 방송인 VTV와 손잡고 'VTV 현대홈쇼핑'을 세워 2016년부터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첫 해 48억 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2017년 35억 원, 2018년 36억 원으로 연이어 적자만 기록했다. 2018년 말 기준 누적 적자는 119억 원에 이른다.

이처럼 국내 홈쇼핑 업체들이 베트남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은 동남아 시장이 모바일 쇼핑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된 탓이 크다. 베트남 홈쇼핑 시장은 2008년 이후 매년 두 자릿 수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이커머스 시장에 고객을 뺏겨 성장률이 둔화됐다. 이커머스 시장은 베트남 인구의 40%에 육박하는 24세 이상의 소비자들 덕분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는 약 10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쇼핑 트렌드가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모바일로 바로 이동하면서 TV홈쇼핑의 설 자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업체들이 한류 열풍에 편승해 한국 홈쇼핑 모델과 상품을 그대로 적용시켜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컸던 탓에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했던 것도 이들의 실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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