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양성자가속기 2배 증설…1천300억원 예타추진

최대 가속 에너지 200 MeV로 확장,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 본격화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경주 양성자가속기의 증설이 본격 추진된다.

8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경주 양성자가속기의 최대 가속에너지 성능을 현재 100MeV(1억 전자볼트)의 두 배인 200MeV로 높이기 위한 증설작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원자력연은 반도체 소자 오류 테스트 등 현재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가속기 분석 실험을 국내에서 완벽하게 대체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최대 가속에너지를 1GeV(10억 전자볼트)급으로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1단계로 현재의 두 배 규모인 200MeV로 증설하기 위해 1천3백억원 규모의 국비 투입 예비타당성 조사를 올해 안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0 MeV 양성자가속기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가속기는 수소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낸 양성자를 빠르게 가속시키고, 가속된 양성자를 다른 물질에 충돌시켜 성질을 바꾸는 장치다. 가속에너지가 높을수록 양성자의 속도가 빨라지며 1GeV 에너지가 투입되면 초속 26만km 속도가 가능해 빛의 속도(초속 30만km)에 근접하게 된다. 속도가 빠를수록 더 미세한 단위의 분석 실험이 가능해진다.

원자력연구원은 반도체 소자의 오류 분석 등 신뢰도 인증을 위해서도 높은 에너지의 양성자가속기가 필요하지만 현재 수준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국내 유수의 기업들도 경주에서 베타 테스트를 거친 후 해외 선진 양성자가속기 운영 기관에서 다시 인증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제품의 신뢰도를 해외 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가속기 에너지 확장을 통한 기술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원자력연은 또한 가속에너지 고도화와 별도로 기존 100MeV 가속기의 빔라인도 현재 4기에서 1기 더 증설해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도 본격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증설한 빔라인은 주로 질환 및 치료에 활용되는 의료용 동위원소인 게르마늄(Ge-68), 구리(Cu-64/67), 스트론튬/루비듐(Sr-82/Rb-82) 생산에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 12월 24일 양성자과학연구단 직원들이 모여 양성자가속기 2만 시간 달성을 기념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한편 원자력연 양성자과학연구단(단장 이준식)은 지난 12월 24일 경주 양성자가속기가 누적 가동 2만 시간, 7년 무사고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2002년부터 구축이 시작돼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완성됐으며 2013년 가동을 시작했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가속기 가동 첫 해인 2013년 39개 연구과제에 양성자 빔을 지원한 이후, 2019년까지 총 700여개 연구과제와 2천명의 연구자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주로 활용된 분야는 ▲생명공학, 신소재, 반도체 등의 기초연구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연구 ▲반도체의 우주·대기 방사선 효과 연구 등에 연 2천시간 이상의 실험시간이 배정됐다.

대구카톨릭대 김종기 교수팀의 투과성 양성자로 알츠하이머 뇌의 신경독성을 제거하는 기술, 광주과학기술원 조지영 교수팀의 양성자 조사를 통한 열전 소재의 열전 성질 제어 기술, 서울대 이탁희 교수의 양성자 빔을 이용한 차세대 반도체 소자의 전도특성 제어 기술 등이 양성자가속기를 활용한 대표적인 연구성과다.

박원석 원자력연구원장은 "우리나라 유일의 양성자가속기가 국내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고도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파급력있는 연구과제를 지원하고 장비를 확장해 세계 최고의 입자빔 이용 연구개발 플랫폼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최상국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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