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VIP 및 업계 관계자, 취재진을 합쳐 3만~4만명 참가. 관광 및 숙박 지출만 1천억원이 기대되는 부산 'ITU 텔레콤 아시아 2004'. 그러나 행사가 시작되며 곳곳에서 준비 부족의 흔적이 엿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7일 오전 9시반. 전시실 내 캐나다 정부관에서는 홀로 그래픽을 이용한 새로운 디스플레이 시연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일단의 기자들과 정부관 관계자들은 전시장 입구에서 제지당했다.
보안 요원들은 "프레스 관계자라도 전시장에는 10시 이전에는 출입 통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불과 몇 분 전까지는 출입이 자유로왔던 터라 그 이유를 물었지만 "조직위 윗분들의 지시니까 따르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붉은 표시(전시참가 관계자용)가 된 출입증을 가져오면 입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결국 일행은 급하게 '붉은 색' 출입증을 몇 장 빌려야 했다. ITU 준비위 측은 "ID 카드에는 전시장 참관시기나 허용 부분이 따로 구별돼 있다"고 밝혔지만 똑같은 사람인데도' 붉은 색'만 구해오면 무사통과 되거나 아니면 제지 당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개막식이 열린 지난 6일에도 이런 일이 없지 않았다. 6일은 오전 9시 120여 개국의 대학생이 참가하는 유스포럼이 개막되고, 오후에는 대통령 일행이 참석하는 중요한 날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가 다되도록 기자실의 LAN은 사용이 불가능했다. 1시간 여가 지나 부랴부랴 원인을 찾았지만, IT 강국 코리아를 '마케팅' 하기 위한 전시회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감이 없지 않았다.
자신의 노트북 사용이 어렵게 되자 기자실에 설치된 데스크톱을 이용해 기사를 작성한 어느 외신 기자는 "'send 버튼'이 어느 것이냐?"고 기자에게 묻기도 했다. 그러나 몇 번이나 고개를 가로 젖는 그의 모습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 일행이 전시장을 참관했던 지난 6일 오후. 부산시가 전시장 입구에 마련한 '투자관'은 텅텅 비어 있었다. 부산시장과 정보화담당관을 비롯 ITU와 관련한 대부분의 시 관계자들이 행사장에 있었지만, 투자관을 소개하는 담당은 나타나지 않았다. 부산시는 ITU를 계기로 'IT 도시 부산을 알리고 외자를 유치한다'고 목소리를 높혔지만 결국은 제스처에 불과한 듯 하다.
유스포럼이나 'ITU 공식 기자 컨퍼런스' 등에선 참가자들의 열기와는 달리 장소가 좁아 입구에 서성거리면서도 제대로 듣지도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전시회는 각국 VIP가 참여하는 의전행사나 기업들간 비즈니스를 위한 날, 일반 전시 참관자들을 위한 날을 나누어 치뤄진다. 지난 6일이나 7일에 취재진과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몰린 날. 사실상 전세계에 부산 ITU의 주요 내용들이 공개되며 행사 성패가 드러나는 날이나 다름없다.
남은 행사기간 동안 부산시와 ITU 조직위원회가 '준비 미흡'이라는 이미지를 상쇄할 수 있도록 분발해 주길 기대해 본다.
/부산=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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