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대신 열로, 스텔스기 탐지하는 새로운 방법 개발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물질에서 반사되는 빛이 아닌 흡수되는 빛을 이용해 물체를 탐지할 수 있는 방법이 발명됐다.

물체가 빛을 흡수하면 온도가 올라가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스텔스기와 같이 빛을 흡수하는 물체를 감지하거나, 자율주행차가 반사광선 인식을 잘못해 발생하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단장 스티브 그래닉) 프랑수아 암블라흐 연구위원(UNIST 자연과학부·생명과학부 특훈교수)은 대상의 온도 증가를 이용한 탐지기술을 이론적으로 제안하고, 이를 이용해 소리, 전파 같은 파장으로 초고해상도 영상 촬영이 가능함을 보였다고 밝혔다.

손전등을 비춰 물건을 찾는 사람, 장애물을 피해 비행하는 박쥐, 다른 차들의 위치를 인식하는 자율주행차는 근본적으로 동일한 원리를 이용한다. 목표물에서 반사되어 돌아온 빛, 소리, 전자기파로 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다. 하지만 물체가 충분한 에너지를 반사했을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스텔스 비행기처럼 빔을 반사하는 대신 흡수해 버리면 물체를 감지하기 어렵다.

이번 연구는 빔이 만드는 온도 증가로 물체를 감지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모든 물체는 원자들이 가진 열을 빛 형태로 방출(복사, radiation)하는데, 이 빛을 읽는 것이다. 공항에서 고열의 승객을 찾아내는 적외선 카메라도 이 원리를 사용한다.

그렇다 해도 온도 증가는 직접 측정하기에는 미미하다. 레이더 에너지가 아무리 커도 스텔스기의 온도는 아주 미미하게 증가한다. 연구진은 온도를 직접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온도변화에 따라 복사량이 크게 달라지는 현상을 이용했다. 물체가 반사하는 빛은 빔의 강도에 비례하지만, 복사로 방출되는 빛의 세기는 온도에 따라 매우 빠르게 증가하는 초선형성을 보인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아주 짧은 시간동안 나타나는 온도 상승을 포착함으로써 복사광선 감지가 가능함을 입증했다.

또한 이 초선형성 때문에, 반사광선을 이용했을 때는 달성하지 못했던 높은 해상도를 달성할 수 있다. 원래 초고해상도는 빔의 지름보다 작은 물체를 볼 수 있는 광학 현미경이 발명되면서 탄생한 개념이다. 연구진은 빔을 물체에 비출 때 중심 부분이 더 데워져, 복사가 빔 지름보다 작은 중심부에서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해 초고해상도를 실현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복사광선 감지는 광학현미경을 넘어 다른 빔에도 초고해상도를 가능하게 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본래 초고해상도 개념은 분자가 빛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레이저를 이용한 현미경에만 적용할 수 있었지만, 열복사를 이용한 이번 연구는 에너지를 가진 빔이라면 무엇이든 적용할 수 있어, 레이더와 같은 장거리 탐지에도 기존보다 훨씬 높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1저자인 기욤 카시아니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자율주행 자동차 레이더, 스텔스 물체의 중거리·장거리 감지 등의 분야에 전혀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나노미터에서부터 비행기와 같은 큰 물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물체와 다양한 상황에서 선명도의 크기를 이론적으로 예측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