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미래차 비전 ①] 자율주행시대 앞당기는 현대차

2024년 양산 이어 2027년 완전자율주행 시대…관건은 레벨 4 만족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 오는 2027년 강남의 한 도로. 퇴근길 집으로 향하는 차들로 인해 북적인다.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 차량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휴식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알아서 운행해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편하게 집에 갈 수 있다.

자율주행차를 이용할 날이 머지않았다. 정부가 2027년 전국 주요 도로의 완전자율주행(레벨4)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보폭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는 2022년까지 완전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 2024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자동차가 스스로 주변 환경과 차량 상태를 인식, 판단, 제어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주행하는 기술을 말한다. 운전자가 핸들과 브레이크, 가속 페달 등을 제어하지 않아도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앱티브'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등 미래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통 큰 투자'…2024년 완전자율주행차 양산 목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미래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 정부의 '미래차 국가 선포식' 후 2025년까지 미래 모빌리티 기술 및 전략 투자에 그룹 차원으로 총 41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에는 좀 더 구체적인 계획안을 내놨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61조1천억 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이 중 20조 원이 미래사업 역량 확보에 투입된다. 전동화, 자율주행·커넥티비티, 모빌리티·인공지능(AI), 로보틱스·PAV(개인용 비행체)·신 에너지 분야 등에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자율주행차 목표 달성 시점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우선 2021년부터 고속도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3 차량을 출시하고, 2025년까지 레벨 2·3 및 주차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술을 전 차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4단계 자율주행 기술 구현에도 속도를 낸다. 현대차는 2021년까지 스마트시티 안에 레벨4 수준의 도심형 자율주행 시스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2022년 완전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하고, 2024년 양산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정부가 제시한 2027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앱티브'와 손을 잡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미국 자율주행 전문 업체 앱티브와 약 4조8천억 원 규모의 자율주행 합작법인을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합작법인은 2022년까지 최고 성능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에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2~3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조은수 디자인팀 기자]

◆현대차, '자율주행 기술' 어디까지 왔나

현재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2~3으로 평가된다. 레벨3~4의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기도 했지만, 제한된 환경에서 가능한 것으로 아직 일상에 적용할 수 없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현대글로비스와 협업해 영동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 40km 구간에서 대형트럭으로 자율주행 기술 시연에 성공하며 3단계 수준의 기술을 보여줬다. 지난달에는 고속도로 내 대형트럭 군집주행에 성공했다.

완전 자율주행 단계인 4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할 수 있는 시험차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7년 1월 CES를 통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의 도로 시승을 선보이며 기술적으로 4단계를 만족시켰다.

자율주행차가 아니어도 자율주행 기술을 미리 맛볼 수 있다. 현대차는 양산차에 차로유지보조(LFA),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등 자율주행 기술 기반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적용하며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관건은 복잡한 도심에서 어느 상황에서나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느냐다. 현재 기술로는 한적한 도로나 정해진 구간, 화창한 날씨 등 제한적인 환경에서 어느 정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마주 오는 차량을 피하기 위해 옆에 있는 차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가정할 경우, 피할지 말아야 할지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상황에 맞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보행자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경우 이를 신속히 인지할 수 있을지도 아직 장담할 수 없다. 또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책임 소재를 어디에 둘 것인지 등 법적 근거도 마련되지 않았다.

실제 지난해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시험주행을 하다 자전거를 끌고 차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치는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우버는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테슬라는 2016년 자율주행차 운행 중 처음으로 인명 사고를 낸 데 이어 몇 차례 사고를 내 안전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동안 이뤄진 자율주행 시연은 한적한 도로에서 좋은 날씨에, 느린 속도로 진행됐기 때문에 레벨 3~4에 부합한다고 보기 힘들다"며 "실제 길거리에서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어야 레벨 4를 만족시켰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자율주행 기술이 다른 국가에 비해 늦은 편이기 때문에 발 빠르게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서두르면 2027년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하겠지만,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 하는 기술인 만큼 현실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민지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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