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 '깜짝' 용퇴…임기 만료 앞둔 보험 CEO들 거취는?

손해보험사·생명보험사 CEO 대거 임기 만료 앞둬…실적 부진에 세대교체 가능성 대두


[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보험업계의 대표적 장수 CEO로 꼽히던 차승규 한화생명 부회장이 임기를 3개월 여 남겨두고 갑작스럽게 물러났다.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지만 이면에는 그간 지속된 실적 급감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차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다른 보험사 CEO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2일 차남규 부회장·여승주 사장의 각자대표이사 체제에서 여승주 사장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차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용퇴를 결심했고, 이 소식이 곧 내부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여승주 사장이 단독대표 체제로 한화생명을 이끌게 된다.

[사진=한화생명]

차 부회장은 지난 2002년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인수할 당시 지원부문 총괄전무를 맡아 보험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11년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네 차례 연임에 성공하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 받아 2017년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가 CEO였던 기간 동안 한화생명은 자산 100조원, 수입보험료 15조원, 연평균 당기순이익 4천300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그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를 3개월 여 앞둔 차 부회장은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최근 보험업계를 둘러싼 경영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새로운 제도 도입을 앞두고 능력 있는 후배에게 길을 열어주겠다는 의미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적 부진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는 시각도 있다. 한화생명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천5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넘게 급감하며 생명보험사 중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향후 순손실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는 등 향후 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장수 CEO인 차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물러나면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다른 보험사 CEO들의 거취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이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의 임기도 내년 3월까지다. 생명보험사에서는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을 시작으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사장 등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다.

지난 2016년 취임해 2차례 연임에 성공한 양종희 사장은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사다. 부진한 실적은 약점이지만 내실을 강화한 가치경영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점은 연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은 자회사인 현대해상자동차 손해사정 이사회 의장을 맡은 3년을 제외하면 지난 2007년부터 9년간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간 안정적으로 조직을 관리해왔지만 현대해상 손보업계를 덮친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데다 그가 내년에 만 70세 고령이라는 점에서 세대교체 가능성도 나온다.

생보사 CEO들의 경우에는 비교적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올해 1년의 임기를 마치는 홍재은 사장은 농협협금융지주 계열사 사장의 임기가 관행적으로 ‘1+1’ 방식으로 이뤄졌기에 연임 가능성이 높다. 하만덕 부회장과 변재상 사장 역시 변액보험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낸 바 있어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불황으로 인해 실적 부진에 빠져 있고 향후 전망 역시 부정적이다"라며 "그간의 실적과 향후 개선 가능성 등에서 CEO들의 연임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재영기자 huropa@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