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따뜻한 기술혁신①] 스타트업계 창조적 에너지 심는 'C랩 아웃사이드'

사내서 7년간 259개 프로젝트 육성했던 'C랩'이 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화재 현장으로 뛰어드는 소방관들에게 맹렬한 화염보다 더한 위협이 있다. 바로 연기다. 특히 폐쇄적 구조의 업소, 공장, 건설현장처럼 유독가스가 심한 곳이라면 자욱한 검은 연기로 불꽃이 시작된 발화점도, 고립된 인명도 찾아내기 어려워진다. 이럴 때 꼭 필요한 장비가 열화상카메라다. 적외선이 열을 감지해 연기 속에서도 화재현장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귀중한 장비다.

멜로영화의 거장 허진호 감독의 단편영화 '선물'은 이 열화상카메라에 대한 얘기다. 주인공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청년들이다. 소방관 친구의 힘겨운 현실을 지켜보며 열화상카메라 개발에 착수한다. 50년 전 과거에서 왔다는 엉뚱한 기술자(신하균)의 도움이 더해지면서 이들은 열화상카메라 개발에 성공한다.

영화의 모티브는 삼성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2016년 경기 동두천소방서 한 소방관의 '투모로우 솔루션' 응모가 시작이다. 투모로우 솔루션은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발전시키는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삼성전자의 프로젝트다. 열화상카메라는 일선 소방관들에게 너무도 중요한 장비지만, 소방·방재부문의 재정 부족을 이유로 제대로 보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아이디어를 채용한 삼성전자 사내벤처팀이 'C랩' 프로그램을 통해 보급형 열화상카메라 개발에 성공하면서 전국 18개 시·도 소방서에 열화상카메라 1천대를 보급할 수 있었다.

기술이 창조적 에너지와 결합하면 세상은 더 나은 곳으로 변한다. 영화 '선물'이 던지고 싶은 메시지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했다. 영화배우 신하균이 연기한 상구는 삼성이 이룩한 지난 50년 기술혁신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하다. '선물'의 시놉시스는 또한 반세기를 맞이한 삼성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IT기업으로서, 기술혁신을 통한 세상의 따뜻한 변화다.

영화 '선물'의 한 장면. 하늘(맨 오른쪽)과 보라(맨 왼쪽), 상구(가운데)가 열화상카메라 제작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유튜브]

처음 C랩은 삼성전자가 사내의 '창조적 에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안됐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가 사내를 넘어 전체 벤처 생태계에 이 같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 C랩과는 별도로 'C랩 아웃사이드'를 창설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는 기존 모바일 분야에서의 사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티브 스퀘어'를 'C랩 아웃사이드'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전체 IT기술 분야로 지원 범위를 넓혀 보다 폭넓게 스타트업 육성을 하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는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5년간 사외 스타트업 100개를 지원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올해까지 총 38개의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C랩이 사내벤처 육성이라면, C랩 아웃사이드는 벤처기업 전반 육성이다. 'IT기술 전 분야'라는 데서 알 수 있듯 어떤 IT 기술이든 접목됐다면 지원 대상이다. 실제로 그간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된 38개 업체들의 면면을 보면 AI(인공지능)·딥러닝·블록체인·헬스케어·빅데이터·가상현실(VR)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했다. 아울러 꼭 첨단 기술이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아이디어라면 어떤 것이든 지원이 가능하다.

또 실질적으로 삼성전자와 사업 협력이 가능한 2~3년차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만 있는 예비 창업자와 1년 미만의 신생 스타트업에게도 지원 기회가 주어진다. 비단 삼성전자와의 사업적 시너지에 대한 기대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을 육성하려는 의도도 포함된 셈이다.

지난달 26일 열린 삼성전자 'C랩 데모데이'에서 'C랩 아웃사이드'를 졸업하는 업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선정 업체들은 삼성 서울R&D캠퍼스에 마련된 전용 공간에 1년간 무상 입주하고, 1년간 최대 1억원의 사업 지원금을 삼성으로부터 받는다. 삼성전자가 마련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은 물론 협업 기회도 주어진다. 유명 벤처캐피털 및 스타트업 투자사와의 접점도 마련하며, 세계적인 IT박람회인 CES·MWC·IFA 참가를 지원해 전세계에 사업 소개를 하도록 한다. 지난달 26일 열린 'C랩 아웃사이드 데모데이'에서 기존 참가 업체들은 해당 프로그램이 전반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12년부터 'C랩'을 시행해 왔다. 임직원들이 자체적으로 낸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총 259개 프로젝트에 1천60명의 임직원들이 참여했다. 이 중 희망자들에 대해 삼성전자를 벗어나 스타트업 창업을 장려한다.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 스마트프린터 '망고슬래브' 등이 C랩으로 실제 상품화된 대표적인 사례다. 그간 총 145명의 임직원들이 이 같은 '스핀오프'를 통해 40개의 기업을 창업했다.

즉 'C랩 아웃사이드'는 그간의 C랩 운영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사회 전반에 공유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주도로 '따뜻한 기술 혁신'을 실현하는 셈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기존의 C랩과 C랩 아웃사이드, 그 외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5년간 500개의 스타트업 과제를 본격 육성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세웠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겸 삼성리서치 연구소장은 'C랩 아웃사이드 데모데이' 행사에서 "스타트업의 강점을 잘 살린다면 소비자에게 보일 새로운 솔루션을 빠르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새로운 경험을 찾는 여정에서 삼성전자가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출처=삼성전자·디자인=아이뉴스24]

[출처=삼성전자·디자인=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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