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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로 만든 그릇, 들어보셨나요? 위조방지 기술로 '라벨갈이' 원천차단


조폐공사 위변조 방지 기술 설명회·"중소기업에 성장동력 제공"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원권의 수명은 13년 6개월, 1만원권의 수명은 10년 7개월로 확인됐다.

매일 사람들의 손을 거치는 '종이'치고는 내구도가 매우 뛰어난 셈인데, 지폐로만 사용되기엔 뭔가 아쉽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종이컵을 이런 종이로 만들면 더 오래 쓸 수 있지 않을까?

한국조폐공사는 이러한 상상을 현실 세계로 옮겼다. 면섬유를 종이로 만드는 기술을 이용해 '종이용기'를 만들어냈는데, 무려 생분해도가 95%라고 한다. 분해가 되면 퇴비로도 쓰일 수 있다니 '친환경 기술'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무방할 것 같다.

28일 한국조폐공사가 공개한 '친환경 포쟁재용 지류제품' [사진=서상혁 기자]

한국조폐공사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9년 위변조 방지 보안기술 설명회'를 열었다. 그간 한국조폐공사와 중소협력업체가 협업해 개발한 제품을 공개하는 자리다.

◆돈으로 만든 밥그릇…조폐공사의 위조방지 노하우 '라벨'에도 적용

설명회에서 가장 눈에 띈 기술은 면섬유로 만들어진 '친환경 용기'였다. 조폐공사가 보유한 '순면을 종이로 만드는 기술'과 중소기업의 코팅제를 이용해 제작됐다.

매립지에 매몰된 후 약 2개월 이내에 90% 가량이 분해될 정도로 생분해성이 높은데다, 실제 지폐의 원료로 쓰이는 면섬유로 만들어져 내구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특히 용기의 겉면은 음식을 담은 채 전자레인지를 돌려도 될 만큼 안전한 친환경 코팅제가 칠해졌다.

조성현 한국조폐공사 선임연구원은 "최근 플라스틱 폐기물이 증가하면서 환경문제가 심각해진 가운데, 조폐공사도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대응하고자 했다"라며 "수개월 안에 자연분해돼 퇴비로도 이용이 가능한 만큼, 향후 일회용 포장지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의류용 보안라벨'도 돋보였다. 조폐공사가 자체 개발한 특수물질이 섬유 원재료에 함유된 라벨로, 섬유 자체가 보안요소인 만큼 위변조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조폐공사 관계자가 공사가 개발한 감지기를 보안라벨에 가져다 대자 '삐삐삐' 소리가 난 한편, 적용되지 않은 라벨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특수물질이 적용됐음에도 라벨의 색상, 촉감 등은 미적용 라벨과 전혀 차이가 없었다.

보안라벨 기술이 상용화되면 이른바 '라벨갈이'를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라벨갈이란 국내에서 제작되지 않은 제품에 '메이드 인 코리아' 라벨을 붙이는 등 질이 떨어지는 모조품에 진품 라벨을 붙여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그간 국내 중소기업은 이러한 라벨갈이 탓에 속앓이를 해왔다.

조 연구원은 "본 라벨은 특수보안 물질이 함유된 실과 천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시각과 촉감으로는 진품과 가품을 비교할 수 없다"라며 "라벨갈이를 근절하는 한편, 브랜드 보호를 위한 핵심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5만원권과 1만원권 [사진=아이뉴스24 DB]

이외에도 ▲정품임을 입증해주는 숨겨진 이미지를 스마트폰 등으로 찾아낼 수 있는 '스마트폰 연동 비가시(보이지 않는) 보안 솔루션' ▲개별 디지털 인쇄기기에서 바로 숨겨진 문양 등을 인쇄해 정품임을 입증할 수 있는 개별 발급형 '스마트씨' ▲스마트폰이나 자석을 가져다 대면 색이 바뀌는 '자석반응 색변환 기술' 등이 이날 설명회를 통해 공개됐다.

◆조용만 사장 "중소기업에 성장동력 제공해 신뢰 넘치는 사회 만들겠다"

이날 설명회는 조폐공사가 개발한 첨단 위변조 방지 기술을 공개함으로써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용만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위변조 방지기술은 우리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라며 "이런 기술을 중소기업과 공유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그를 통해 신뢰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번 설명회를 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행사는 올 해로 6회째를 맞는데, 그간 적지 않은 중소기업이 공사가 제공한 기술을 활용해 회사 규모를 키우고 고용을 늘릴 수 있었다"라며 "매년 행사를 여는 게 쉬운 건 아니지만, 보람을 가지고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위변조 방지 보안기술 설명회'에서 조용만 한국조폐공사 사장이 보안라벨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서상혁 기자]

조폐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6회에 걸친 설명회를 통해 41건의 기술이 선보였으며 그 중 46%가 현재 중소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의 근간이 디지털로 변모하고 있는 만큼, 조폐공사도 그에 맞춘 새로운 기술 개발을 앞으로의 방향으로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조 사장은 "실제 화폐는 줄어드는 한편, 모바일 결제는 늘어나고 있다"라며 "이러한 변화에 착안해 앞으로 조폐공사는 화폐 제조 이외에 온라인에서의 결제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바일 형태의 지역사랑상품권 서비스를 올해부터 시작하고 있는데, 이를 기점으로 앞으로 온라인 상의 결제 시스템이 전자 문서 등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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