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판매 대리점, 불공정거래 경험↑…공정위, 실태조사 발표

자동차부품 대리점은 완성차 제조사의 순정부품 구입강제 경험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동차판매·부품 대리점거래 실태조사 결과 모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중심의 과점시장이 형성돼 있었다. 자동차판매 대리점의 경우 불공정거래 경험비율이 높게 나타났는데 구입강제를 비롯한 인사개입, 공급물량 축소 등의 불공정거래행위 가능성이 있었다. 자동차부품 대리점은 주로 완성차 제조사의 순정부품을 대상으로 구입강제 등의 불공정거래행위 경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27일 이같은 내용의 자동차판매와 부품 대리점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9월 2일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됐다. 조사는 대리점거래가 대부분 산업영역에서 유통채널로 활용되고 있지만 업종과 거래행태, 영업방식이 다양해 일률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기에 한계가 있어 실태 파악을 위해 진행됐다.

조사는 업종별로 유통구조, 대리점의 창업과 규모, 가격 정책, 영업정책, 거래의 종료, 불공정거래행위 경험, 개선필요 사항 등 7대 주요 분야에 대한 심층조사를 통해 실시됐다. 조사 신뢰성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설문방식을 활용, 전국 대리점에 대한 방문조사도 병행했다.

조사대상은 공급업자 가운데 자동차판매 28개·자동차부품 88개사와 대리점 가운데 자동차판매 1천814개·자동차부품 7천521개사다. 주요 공급업자로는 자동차판매에서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등이며 자동차부품에서는 현대모비스, 현대파워텍,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이다. 응답률은 공급업자는 100%, 대리점은 자동차판매 36.9%, 자동차부품 30.5%다.

조사결과 자동차판매(67.5%)와 자동차부품(61.2%) 모두 가장 매출비중이 큰 유통채널이 대리점거래였다. 온라인 유통은 모두 매출비중 1% 내외로 극히 미미했다. 판매방식에 있어 자동차판매는 위탁판매 비중이 73.8%로 높았고 자동차부품은 재판매 비중이 97.4%로 높았다.

거래형태는 자동차판매(95.1%)와 자동차부품(73.1%) 모두 전속거래의 비중이 높았다. 향후 대리점 유통 계획에 대해서는 자동차판매의 경우 확대가 10.7%, 축소가 3.6%였다. 자동차부품은 확대가 18.5%, 축소가 2.5%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동차판매와 자동차부품 업종 모두 향후 현재도 유의미한 유통채널인 대리점을 통한 유통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업자들이 대리점 거래를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한 지역에 공급, 새로운 영업지역 개척, 매출 경로 다변화 등이었다.

완성차 5사. [사진=각 사]

다음으로 대리점 관련 조사를 보면 먼저 대리점 창업과 규모에서 연 매출 10억 원 이상 대형 대리점이 자동차판매 61.6%, 자동차부품 43.6%로 다수 존재하고 있어 영세 대리점이 많은 의류·통신·식음료 업종 등과 차이를 보였다. 대리점 규모가 큰 만큼 창업비용도 높았다. 자동차판매는 2~4억 원이 41.4%, 자동차부품은 1~2억 원이 36.3%였다.

거래기간은 3년 이상 거래 지속 비율이 자동차판매 81.3%, 자동차부품 85.9%로 높아 비교적 안정된 거래관계가 정착된 것으로 보였다. 계약 갱신주기는 자동차부품 48.1%는 1년이 가장 일반적이었지만 별도의 갱신주기를 정하지 않은 경우가 30.9%였다. 자동차판매의 경우 갱신주기가 1년 28.6%, 2년 28.6%, 5년 14.3%로 다양했다.

가격정책에 있어 공급업자가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경우는 자동차판매에서 78.9%로 높았다. 자동차부품은 27.1%였다. 공급가격을 직영점에 더 유리하게 공급한다는 응답은 자동차판매 7.8%, 자동차부품 13.2%로 소수였으나 온라인에 더 유리한 가격으로 공급한다는 응답은 자동차판매 46.8% 자동차부품 43.0%로 상당수였다. 이에 대리점들은 온라인 공급가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온라인판매 비중이 자동차판매 1.7%, 자동차부품 1.0%로 매우 낮아서다.

영업정책을 보면 위탁판매 위주의 자동차판매 업종 88.2%가 판매목표를 제시받고 있으나 재판매거래 위주의 자동차부품의 경우 31.2%로 그 정도가 크지 않았다. 목표 미달성시 불이익을 경험한 적이 없다는 응답은 자동차판매 62.4%, 자동차부품 70.9%다.

공급업자로부터 판촉행사 참여요구를 받은 경험은 자동차부품이 9.2%로 거의 없었지만 자동차판매의 경우 40.1%로 상당수 존재했다. 비용은 공급업자가 전부 부담하거나 대리점과 분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대리점이 전부 부담하는 경우가 자동차판매 10.8%, 자동차부품 13.3%로 나타났다.

영업지역은 모두 설정되지 않았으나 설정되더라도 위반 시 제재가 없는 경우가 자동차판매 84.2%, 자동차부품 89.0%였다. 반품의 경우 자동차부품 37.7%가 재판매거래 위주임에도 반품이 자유롭게 허용된다는 응답이 많았다. 자동차판매의 경우 자유로운 반품 허용 응답이 29.7%로 다소 적은데 중고차가 될 경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상품 특성때문으로 보인다.

인테리어 또한 자동차판매의 경우 타 업종과 달리 특정한 인테리어 양식을 요구하면서 시공업체까지 지정하는 경우가 48.7%나 됐다. 이에 대리점들은 공급업자가 지정한 업체가 높은 시공가격을 산정한다는 데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거래 중단과 계약해지와 관련해서 계약기간 내 또는 투자비용 회수가 곤란한 시점에 공급업자가 거래를 중단하는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자동차판매 96.3%, 자동차부품 98.8%였다. 해당 시점에 공급업자로부터 계약해지를 언급받은 경험이 없는 경우도 자동차판매 86.5%, 자동차부품 94.2%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 계약해지 통지시점 후 정상적으로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설문에서 자동차판매 19.0%, 자동차부품 13.8%만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정상적인 사업정리를 위해서는 자동차판매의 경우 6개월, 자동차부품의 경우 8개월 전 통지가 이뤄지는 것이 적정하다고 했다.

자동차판매 대리점 45.4%는 불공정거래 경험이 있다고 했다. 유형은 대리점의 직원인사 간섭(경영간섭)이 28.1%, 사전협의 없는 공급축소(불이익제공) 15.4% 등이다. 자동차부품은 전반적으로 불공정거래행위 경험 비율이 14.9%로 낮지만 주문하지 않은 제품의 구입을 강요당한 경험이 29.2%로 상당수 존재했다. 그 대상은 주로 완성차 제조사의 순정부품(72.7%)으로 조사됐다. 또 공급업자의 요구에 불응할 경우 계약해지나 갱신거절의 통지(18.1%), 거래조건의 불이익한 변경(9.5%), 공급물량의 축소와 공급지연(5.4%) 등이 있었다.

계약서 교부의 경우 서면계약서를 계약 이후에 교부받았다는 응답이 자동차판매 27.1%, 자동차부품 15.6%였다. 대리점법 제5조에 따르면 공급업자는 대리점과의 계약을 체결한 즉시 계약의 주요 사항을 적시한 서면계약서를 교부해야 함에도 이러한 관행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것이다.

제도 개선사항으로는 자동차판매에서는 대리점단체 구성권보장이 26.2%로 높았고 자동차부품에서는 영업지역 침해금지가 42.1%로 높았다. 계약해지의 요건과 절차 제한, 계약갱신요구권 보장 등은 모두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판 대리점은 공급업자의 다양한 대리점 지원책 마련과 대리점의 인원채용에 대한 불간섭, 시승차 관련 비용 분담 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동차부품 대리점은 안정적 영업마진 보장, 제품의 원활한 공급, 반품비율의 상향과 절차 간소화, 계약 종료 시 재고물품 환입 등을 요구했다. 표준계약서와 관련해서는 필요하다는 응답이 자동차판매 66.1%, 자동차부품 46.4%로 많았다.

[사진=뉴시스]

실태조사 결과와 관련해 공정위는 자동차판매는 현대·기아차 중심의 과점시장이고 완성차 제조사가 판매도 겸하고 있으며 높은 위탁판매(73.8%)와 전속거래(95.1%)로 인해 대리점의 공급업자에 대한 예속성이 상대적으로 강한 업종이라고 평가했다. 자동차부품 또한 현대·기아차 관련 기업들이 시장을 과점, 높은 전속거래(73.1%) 등으로 대리점의 영업상 자율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이라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대리점분야의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조사를 바탕으로 내달 표준계약서 제정안을 보급할 계획이다. 나아가 2020년 1분기 업종별 공급업자 단체와 대리점 단체 연계 설명회를 추진해 표준계약서 내용을 알리고 사용을 장려할 예정이다. 또한 대리점 지원역량이 풍부한 공급업자를 대상으로 대리점분야 공정거래협약 체결을 권장, 표준계약서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홍보한다. 협약 평가 최우수 기업에 대해서는 직권 조사를 2년 간 면제하고 위원장 표창을 수여한다.

한편 공정위의 이번 실태조사는 제약 업종을 대상으로도 실시됐다. 제약 업종은 규모가 큰 도매대리점 위주의 유통과 높은 재판매, 비전속거래로 인해 공급업자와의 거래상 지위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어 대리점법상 불공정거래행위는 많이 발생하고 있지 않았지만 리베이트 제공을 통한 부당한 고객유인이 완전히 근절되지 않아 의약품에 대한 재판매가격유지행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금빛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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