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뚜껑 여니 호(好) 압도적인 현대차 '더 뉴 그랜저'

파격적인 디자인만큼 실망시키지 않는 성능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처음 현대자동차 '더 뉴 그랜저' 디자인이 공개됐을 때만 해도 업계 안팎에서는 '반신반의'의 눈빛을 보냈다. "과감한 시도는 좋지만, 디자인이 너무 모험적이다",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등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실제 주변에서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호(好)'가 압도적이었다. '더 뉴 그랜저'는 출시 전 사전예약에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우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4일부터 18일까지 11일간 진행한 '더 뉴 그랜저' 사전계약에서 계약 대수 3만2천179대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6세대 그랜저가 갖고 있던 국내 사전계약 최다 실적을 갈아치운 것이다.

주행에서도 기대감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현대차가 지난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진행한 '더 뉴 그랜저' 신차 발표회 및 미디어 시승 행사를 통해 '더 뉴 그랜저'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더 뉴 그랜저' 신차 발표회 및 미디어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서민지 기자]

가장 큰 변화로 꼽히는 '디자인'은 지난달 개최한 미디어 대상 디자인 프리뷰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부분이다. 차량의 인상을 결정하는 그릴과 헤드램프를 통합하는 일체형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보석 모양의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이 적용된 그릴이 거대하게 자리 잡고 있어 강렬한 인상을 준다. 과감한 변화인 만큼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신형 그랜저를 몇 번 본 이들 사이에서는 "자꾸 보니 괜찮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더 뉴 그랜저'는 2.5 가솔린, 3.3 가솔린, 2.4 하이브리드, 3.0 LPi 등 총 네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시승 차량은 3.3 가솔린 모델에 가장 높은 트림(등급)인 캘리그래피였다. 3.3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5.0kg·m의 구동 성능을 구현한다.

차량 내부에서도 변화를 크게 느낄 수 있다. '더 뉴 그랜저'는 휠베이스(축간거리)가 기존보다 40mm 늘어난 2천885mm, 전폭은 10mm 늘어난 1천875mm로 동급 최고 수준의 공간성을 확보했다. 실제 뒷좌석에 앉았을 때 대형 세단이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여유롭다.

'더 뉴 그랜저' 내부는 12.3인치 계기판과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경계 없이 '심리스' 형태로 이어져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운전석에 앉으니 넓고 길게 뻗은 수평적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12.3인치 계기판과 12.3인치 내비게이션은 경계 없는 '심리스' 형태로 외관과 내부 모두 매끄럽게 이어진다.

주행을 시작하니 승차감도 뛰어났다.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부드럽게 속도가 붙었다. 특히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니 속도가 더욱 빠르게 붙으며 힘있게 나갔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진가는 더욱 발휘된다. 제한 속도 100km 구간에서 시속 100km 가까이 속도를 냈지만, 흔들림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고속으로 달려도 정숙성이 탁월해 옆좌석, 뒷좌석 사람과 의사소통을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첨단 안전 사양들이 집약돼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다. 깜빡이를 켜고 차선 변경을 시도하니 가까이 다가오는 차를 인식해 '삑'거리는 경고음을 냈다.

또한 차가 치우쳐 차선을 조금만 밟아도 핸들이 알아서 움직이며 차량을 차선 중앙에 유지시켜 준다. 굴곡진 차선에서 잠시 살짝 손을 떼봐도 핸들이 스스로 움직이며 주행을 이어갔다. 운전이 미숙하거나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휠베이스(축간거리)가 기존보다 40mm 늘어난 2천885mm, 전폭은 10mm 늘어난 1천875mm로 동급 최고 수준의 공간성을 확보했다. [사진=서민지 기자]

'더 뉴 그랜저'에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 후측방 모니터(BVM), 안전 하차 보조(SEA),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 등 최첨단 편의 및 안전사양이 탑재됐다.

일산~남양주, 57.6km를 57분간 달린 결과 연비는 리터당 13.3km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연비는 3.3 가솔린 엔진 기준 리터당 9.7km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거의 고속도로를 달린 데다 차가 많지 않았고, 급가속·급제동 등이 없었던 점이 반영된 결과다.

새롭게 적용한 편의사양에서 탑승자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더 뉴 그랜저'에는 미세먼지 감지 센서와 마이크로 에어 필터로 구성된 공기청정 시스템이 현대차 최초로 적용했다. 미세먼지 감지 센서가 차량 내 공기 오염 수준을 알려주고, 마이크로 에어 필터는 초미세먼지를 99% 포집해 차량 내 공기를 깨끗하게 해준다.

또한 2세대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도 현대차 최초로 적용됐다. 장시간 주행 시 럼버 서포트(허리 지지대)를 네 방향으로 자동 작동시켜 척추 피로를 풀어주는 사양이다.

일산~남양주, 57.6km를 57분간 달린 결과 연비는 리터당 13.3km를 기록했다. [사진=서민지 기자]

여전히 '호불호'는 존재할 수 있다. 다만 고정관념을 깼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전무는 '더 뉴 그랜저'에 대해 "통상적으로 페이스 리프트에서는 내장이 혁신적으로 개선되는 걸 거의 못 봤을 것"이라며 "우리에게 익숙한 것, 보편적인 기준, 많이 봐왔던 것에서 벗어나고자 고정관념을 과감히 깼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민지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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