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노동자 지위 논란 '가열'…다른 나라는?

프랑스·미국 캘리포니아는 근로자로 판단-독일은 판단 유보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정부가 배달 앱 기사를 '근로자'로 인정한 사례가 나오면서 배달기사, 퀵서비스, 대리운전 등 플랫폼 노동자 지위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 플랫폼 노동자를 다루는 법안이 없어 앞으로도 많은 혼란이 예상된다. 프랑스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선 플랫폼 노동자를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독일은 규제 법안을 만들지 않고 이해관계자끼리 행동 강령을 만들도록 하는 등 해외에서도 시각 차가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가 요기요 배달 기사 5명을 '근로자'로 판단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고용노동부는 사측이 임금을 근무시간, 근무장소 등을 회사에서 지정하고, 출·퇴근 보고 등을 한 점을 들어 배달 기사를 근로자로 판정했다.

플랫폼 노동자 대다수는 기업과 근로계약이 아닌 개인사업자로서 위탁 계약을 맺는다. 플랫폼 업계는' 긱 이코노미(초단기 계약직 중심 경제)'로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정부가 시대에 조응하지 않는 판단을 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자 단체에선 정부의 판단을 발판삼아 현재와 같은 플랫폼 업체의 고용 방식이 근절돼야 한다고 맞서 갈등을 예고했다.

플랫폼 노동자 단체 라이더유니온이 지난 9월 국회에서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모습 [라이더유니온 ]

배달 앱 업계 관계자는 "직접 고용돼 하나의 업체에 귀속되기 보다 여러 업체에서 주문을 받아 수수료로 수익을 버는게 이득이라 생각하는 기사 분이 많다"며 "노동 문제에 대한 유연한 대응 방식을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의 판단은 특수한 사례에 국한된다"며 "직접고용은 근로지시의 강제성 등 종속성을 따져봐야 하는데 이를 일률적으로 규제해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노동자 단체인 라이더유니온 측은 "그동안 플랫폼업체는 출퇴근 관리나 업무지시 등 본인들이 필요한 일에 대해 철저한 지휘감독을 행사하면서도 법적으로는 개인사업자라며 4대보험, 수당, 퇴직금 등을 절감해 왔다"며 "이번 노동청 판단을 토대로 플랫폼업체의 위장도급 행태를 근절하는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랫폼 노동자, 상시 근로자? '갑론을박'

국내에선 플랫폼 노동자를 놓고 갑론을박이 쏟아지고 있지만 현재 관련된 규정은 없다. 다른 나라에서도 논란이 많은 상황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와 프랑스는 플랫폼 노동자를 근로자로 보기로 했다. 독일은 정부가 규제하는 대신 사측과 노동자가 자체 규약을 만들도록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9월 우버 드라이버를 포함한 개인사업자 신분의 플랫폼 노동자를 임금 근로자인 피고용자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플랫폼업체는 위탁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를 피고용인으로 인정하고 유급 병가, 실업보험 등을 제공해야 한다. 미국에선 캘리포니아주의 결정이 워싱턴, 오리건 등 다른 주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반발한 우버·리프트 등 업체는 운전자, 지역단체 등과 함께 최저임금, 건강보험 등은 보장하되 자영업자로 대우하는 대체 법안을 제안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2016년 플랫폼 노동자도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되는 근로자로 인정했다.

독일은 플랫폼 노동이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어렵다며 유보했다. 대신 2015년 플랫폼 노동자, 플랫폼 업체가 행동 강령을 만들고,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자체적인 기구를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플랫폼 노동과 관련된 입법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독일과 같은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달 발간한 '플랫폼 노동의 주요 현황과 향후과제' 보고서에서 "플랫폼 노동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은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플랫폼 노동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자발적인 '공동 행동강령'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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