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 경영위기 진행형

현대·기아차, '신차 공세'에 양극화 심해지나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이른바 완성차업계 '스몰 3'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말 현대·기아차가 '신차 공세'에 나설 경우 쏠림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데다 생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구조조정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3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차는 연내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 현대차가 더 뉴 그랜저, GV80, 기아차가 K5 출시로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는 것과 다른 분위기다.

이미 현대·기아차와 나머지 '스몰 3'의 양극화는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합산 점유율은 81.7%다. 나머지 3사는 각각 5~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내년까지 노사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아이뉴스24 포토 DB]

◆한국지엠, 매듭지지 않은 노사 갈등…불안한 미래

한국지엠은 노사 갈등 격화로 발목이 잡힌 상태다. 노사는 올해 10차례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더 이상 교섭이나 파업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 현재 집행부 임기가 끝나는 12월 31일까지 추가 교섭과 파업 등 투쟁 행위를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파업 중단으로 당장 급한 불을 껐지만 사실상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는 것이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근무 체계 변경으로 비정규직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물량 감소로 주야간 2교대 근무에서 상시 1교대 근무로 근무 체계를 변경할 계획이다. 최근 창원공장은 65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8개 하청 도급 업체에 계약 만료일인 12월 31일까지 한국지엠 직원들이 공정을 습득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한국지엠은 계속해서 철수설에 휩싸이고 있기도 하다. 최종 한국지엠 부사장은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지엠은 제조공장이자 연구·개발 시설을 갖추고 있는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철수설'을 부인했지만,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실적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분간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트래버스, 콜로라도에 의존해야 한다.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가 내년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지만,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셀토스 등을 누르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 위탁 생산 중단으로 내년 경영 상황이 더욱 좋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황금빛 기자]

◆르노삼성, '생산절벽'에 대규모 인력 감축 전망

르노삼성은 '생산절벽'을 맞닥뜨리면서 추가 구조조정을 고민하고 있다. 올해 닛산 로그 위탁생산 계약이 끝나면서 내년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을 전망이다.

르노삼성은 생산량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수출용 로그의 위탁 생산을 올해로 종료하게 됐다. 내년 닛산 캐시카이 생산을 추진해오고 있었지만 신차 배정이 되지 않으면서 대체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연간 8만 대 규모의 XM3 유럽 수출 물량 배정은 현재까지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로그는 지난해 부산공장 자동차 생산대수 21만5천680대에서 10만7천251대로 절반을 차지했다. 올 들어 9월까지만 해도 전체 17만2천521대에서 8만1천313대가 로그였다. 대체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생산량은 내년 12만 대로 줄고, 2022년에는 9만5천 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에 SM3와 SM5, SM7 등은 단종이 예정돼 있다. SM5는 물량이 소진되는 대로 단종되며, SM3, SM7은 단종 시기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개 차종은 지난해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 30%가량을 차지했던 모델로 단종될 경우 판매 회복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달 희망퇴직에 이어 추가 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르노삼성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소형 SUV 시장을 주도하던 쌍용차 티볼리는 현대차 코나·베뉴, 기아차 셀토스 등과 경쟁으로 판매량이 둔화됐다. [사진=아이뉴스24 포토 DB]

◆쌍용차, 노사 협력했지만 판매 부진에 '고민'

쌍용차는 노사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선제적 자구노력 방안에 합의하면서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하지만 노사의 노력에도 경쟁 심화로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달 안식년제, 복지 축소 등을 담은 자구안을 합의했다. 이에 앞서 8월 임원 20%를 감축하고, 임원 급여를 10% 삭감한 바 있다. 비용절감을 위해 유휴자산 매각 등도 검토하는 중이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29일 품질 혁신을 위한 '품질 혁신 노사 공동 TFT'를 발족하기도 했다. 시장과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품질 등 제품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실적을 견인할 모델이 부재하다. 소형 SUV 시장을 주도하던 티볼리는 현대차 코나·베뉴, 기아차 셀토스 등과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올해 티볼리 판매량은 전년보다 30%가량 줄어들었고, 준중형 SUV 신형 코란도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여기에 연말까지는 물론 내년에도 이렇다 할 신차 계획을 잡지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시장은 현대·기아차가 독식하는 구조가 굳혀지면서 '스몰 3'의 위기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연말 현대·기아차가 신차 공세에 나설 경우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서민지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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