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SKT·카카오 'ICT 혈맹'…'시너지 협의체' 가동

월 1회 이상 '융합' 논의 …SKT 4대 사업·카카오 제로레이팅 혁신 기대


[아이뉴스24 김문기, 민혜정 기자] SK텔레콤과 카카오가 3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 정보통신기술(ICT) 혈맹을 맺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SK텔레콤은 4대 사업의 가치상승을, 카카오는 제로레이팅 등 통신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블록체인과 핀테크 등 개화하고 있는 시장에 공동 협력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국내 ICT 저변도 획기적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SK텔레콤(사장 박정호)와 카카오(공동대표 여민수, 조수용)는 3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다고 28일 발표했다.

SK텔레콤은 3천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신주를 발행해 SK텔레콤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맞교환한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보유하게 된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좌)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사진=SKT]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이번 혈맹은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카카오는 그간 서비스 플랫폼의 확산을 위한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었고, SK텔레콤도 부족한 플랫폼 역량을 끌어 올리기 위한 다양한 협력 모델을 모색한 상태였다. 양사의 니즈가 부합한 이후 약 1개월간 발빠른 공조를 통해 파트너십을 체결하게 된 것.

업계 관계자는 "서로 경쟁관계여서 협력 발표만으로도 충분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그 수준을 넘어 ICT 융합 과제 해결에 더 긴밀한 협력을 위해 주식교환이라는 물리적 구속관계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적으로도 개방과 협력이라는 의미를 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월 1회 이상 정기적 협의체 가동…모든 전담부서 상시 참여

양사의 이번 협력은 특정 사업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를 만들고 플랫폼과 서비스 융합을 시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카카오와의 이번 파트너십은 미래 ICT의 핵심이 될 5G, 모바일 플랫폼 분야의 대표 기업이 힘을 합쳐 대한민국 ICT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 ICT 산업 전반과 고객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국내 ICT 기술과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시너지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유영상 MNO사업부장과 윤풍영 코페레이트센터장이, 카카오는 여민수 대표와 배재현 투자전략담당 부사장이 고정멤버로 참석한다. 양사 모두 핵심 서비스를 대표하고, 재무적인 책임을 지는 인원들로 구성했다.

협의체는 정기 미팅을 통해 상호 협력 사항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현재 월 1회 이상 협의체가 가동한다는 목표다. 각기 협력 내용에 맞춰 실무진이 교대로 협의체에 참석한다. 대체적으로 양사가 보유한 인공지능(AI)과 5G 등 미래 기술 협력, 양사 콘텐츠와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 콘텐츠 분야, 커머스 분야 등이 꼽힌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ICT 대표기업인 양사가 글로벌 업체와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ICT 생태계 혁신을 가져올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진=SKT]

◆ SKT 4대 사업 가치 상승-카카오 제로레이팅 등 혁신혜택 기대

SK텔레콤은 이번 협력으로 중점 추진 중인 MNO, 보안, 커머스, 미디어 등 4대 사업의 가치를 한단계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제로레이팅 등 통신에서의 혜택과 혁신 등을 바라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MNO와 커머스 분야에서의 융합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MNO의 경우 비대면고객 서비스를 카카오톡을 활용하거나 챗봇을 통해서 고객센터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커머스는 오픈마켓인 11번가와 통신판매인 카카오 간의 장점을 융합하는 방식으로 11번가에서 구매한 상품을 카톡의 선물하기를 이용해 즉시 지인에서 보낸다던지, 또는 카톡의 판매채널에 11번가가 일부 입점하는 방식 등이 가능하다.

또한, 미디어 분야에서도 함께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IPTV인 'B tv'와 OTT 서비스플랫폼인 '웨이브'를 보유하고 있고, 카카오는 미디어분야의 활발한 인수를 통해 콘텐츠 제작 및 공급에 대한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카카오의 콘텐츠를 SK텔레콤에 그릇에 담는 작업이 병행될 공산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카카오M을 통해 이미 영화화된 웹소설이나 웹툰 등 다양한 IP를 보유하고 있고, 최근 디즈니와 비슷한 BM으로 관련 기업 인수에 매진하고 있으나 카카오TV 등이 이를 소화하기에는 미흡하다"라며, "SK텔레콤 역시 웨이브 등 OTT의 오리지널 콘텐츠 수급을 위해서도 카카오와의 협력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력한 협업 모델로 '제로레이팅'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제로레이팅은 통신사와 콘텐츠 사업자가 제휴해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하거나 할인해주는 서비스다. SK텔레콤 가입자가 카카오톡, 멜론, 카카오페이지 등을 쓰면 데이터 이용료 무료거나 할인되는 요금제를 출시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제로레이팅"이라며 "SK텔레콤 가입자 기반이 탄탄하고 카카오가 킬러 콘텐츠가 많아 다른 IT 기업들이 위협적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AI와, 모빌리티 블록체인, 핀테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카카오가 추진하고 있는 블록체인에 SK텔레콤의 서비스를 접목할 수도 있고,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플랫폼의 저변 확대도 가능하다. 양사 모두 보유하고 있는 AI와 위치기반 플랫폼 등도 협의 가능한 범주에 속한다.

다만, 현재 치열한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서비스 플랫폼에 대해서는 각자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쪽으로 합의했다. 가령 음원 시장에서의 멜론과 플로, 모빌리티의 카카오택시와 T맵택시 등은 이번 융합과제에 속하지 않는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