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무역전쟁㊦]미국과 중국의 손익계산서

모두가 손해 봤다…美中과의 무역 의존도 높은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미중무역전쟁의 성격을 놓고 그 동안 다양한 주장들이 전개됐다. 그 중 하나는 문화충돌 이론이었다. 경제 모델과 문화의 전쟁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국가 계획 경제가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한 주요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전략적인 적대국일 뿐 아니라 철학적 적대국이라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칭 자유시장경제의 챔피언이다. 2011년 한 연설회에서 중국을 ‘마더파커’(motherfucker)이라고 불러 많은 박수를 받은 적도 있다. 그 후 여러 차례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은 협상의 방법을 이해하고 있는 자신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중무역전쟁은 결국 트럼프이즘의 결과라는 것이다.

또 다른 주장은 제국주의 이론이다. 단순히 무역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세계 최강의 자리를 뺏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기에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중국은 경제 규모 면에서 미국을 따라 잡을 것이라는 주장이 유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펼친 케인즈 스타일의 정부 지원 감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 경제의 성장은 가속화됐고, 반면에 미국 성장률의 두 배를 넘는 중국의 경제 성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이것이 중국의 경제식민주의라고 파악하는 것이다. 중국의 인프라와 하이테크 투자는 특히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 경제학자는 여행을 하는 세계의 어느 곳이든 중국인들의 손길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의 기업을 위해서는 중국의 위안화를 통화로 채택해야 한다는 캄보디아 전역의 광고를 보았다고 말했다.

3년이 넘도록 지속된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은 직접적이고 미시적인 관점에서 양국에 끼치는 영향은 가계와 기업의 신뢰가 완전히 붕괴되지 않는 한 미미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것은 심각한 위험이 다른 곳에 숨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미국 국내 수요의 심각한 감소는 이자율 인하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아직 관망 자세였으나 보험 부분의 이자율 인하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었다. 그것은 무역전쟁이 미국 경제에 위험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편 중국은 투자 제한, 수출 통제, 관세 등으로 인한 복합 장벽으로 인해 공급망을 다시 깔아야 할 것이고, 특히 성장을 주도하는 기술 부문에서 제조업 투자가 위축될 것이다.

관세전쟁으로 인한 영향은 미국과 중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유럽 지역에서도 수송 장비, 자동차, 고무 및 플래스틱 제품, 화학 제품, 의약품 등과 같은 고급 기술 분야에서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리고 유럽 지역이 입은 간접 피해는 특히 경제 성장을 점점 더 무역에 의존하는 경향 때문인데, 무역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중국과는 달리 미국 보다 훨씬 더 의존도가 높다.

◇관세로 타격 받은 산업 부문

미중무역전쟁의 손익계산서에서 우선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양국이 관세로 인해 타격을 받은 산업 분야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는 광범위한 상품을 대상으로 부과됐는데, 가장 큰 초점은 제조업 분야에 맞춰졌다.(표 참조)

미국은 소비재 부문에도 관세를 확대했는데, 이 경우 가계가 소비재 가격의 인상을 떠맡아야 했고 미국 농민들은 또 다른 직격탄을 맞았다. 중소기업들도 관세로 고통을 받았고, 대형 다국적 기업보다 더 많은 무역 장벽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제조 원가가 상승함에 따라 이윤폭이 줄었다. 기업들은 이러한 원가 상승을 감내할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치솟는 물가를 감당해야 하고, 특히 저소득 가계가 고통이 가장 컸다.

소비자 물가가 어느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 해 실시한 감세 정책으로 가계에 소비력을 증가시킨 덕분에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감세로 인해 평균 4인 가족은 연간 2,200달러의 추가 여력이 발생했다.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 상당에 부과한 25%의 관세는 중국이 부과하는 보복 관세와 결합되면 향후 1년 동안 미국 GDP 성장률을 어느 정도 잠식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관세전쟁의 경제적 효과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의 사례를 들어보자. 2009년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산 타이어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고, 이어 중국 정부도 미국 가금류에 상당히 높은 관세로 보복했는데, 당시 추산으로는 미국 가금류의 수출이 10억 달러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국 기업들은 최근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대량으로 취소했다. 미국 농민들은 심각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백악관이 제공한 처음 120억 달러의 구제 금융으로는 충격을 줄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로 예상되는 150억~200억 달러의 구제 금융도 시기적으로 너무 늦고, 금액도 적다는 것이다.

◇제조업 투자 줄어든 중국

최근의 관세전쟁은 무역과 투자 갈등의 소박한 표현일 뿐이다. 미국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이 중국의 내년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가계와 기업의 신뢰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 충격을 증폭시켜 또 다른 위험을 노출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투자와 수출 제한을 포함하는 갈등의 표출과 함께 중국의 공급망 붕괴 위험 가능성은 중기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기술 분야가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중국이 관세로 겪는 장기적 고통은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를 약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관세전쟁으로 인해 향후 1년 동안 중국 GDP는 0.1% 정도만 잠식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제조업 투자는 문제의 핵심이다. 전기 기게, 컴퓨터 기기 등을 포함하는 관세 노출 부문의 제조업 투자 성장은 올해 약세로 출발했다.(표 참조) 전기 기계 부문은 지금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투자율이 감소했다. 2004년 이후 처음 있는 현상이다. 낮은 투자율은 경제 성장에 부담을 주는데, 제조업은 중국 GDP의 20% 이상을 차지하면서 전체 고정 자산 투자의 30% 정도를 감당한다.

약화된 제조업 투자는 일자리를 줄어들게 하고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킨다. 제조업 투자 성장률이 연간 3% 이하로 하락한다면 중국 GDP 성장률의 1% 포인트를 잠식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곧 실업률 증가로 이어져 가계 소득과 소비가 줄어들게 한다. 제조업 고용률은 이미 7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 제조업 투자 위축은 특히 경제에서 가장 성장이 빠른 기술 부문에서의 생산 능력 감소를 불러올 것이다.

◇유럽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 경제는 중국산 제품과 용역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보다 미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의 보복 관세에 대해 더 많이 두려워하고 있다. 그것은 중국산 제품에 포함되는 유럽산 중간재보다 두 배나 많은 양이 미국산 제품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매우 당연한 일인데, 유럽과 미국 경제의 역사적인 연관성 보다는 중국 경제와의 연관성이 비교적 최근에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알 수 있다.(표 참조)

유럽 전체로서 미국과 중국산 제품의 연관성은 4천억 달러, 또는 EU GDP의 2.4%에 해당한다. 관세전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유럽 산업 부문은 수송 장비, 자동차, 고무 및 플래스틱 제품, 화학 제품, 의약품 등이다. 이 모든 부문이 중간 단계부터 첨단 단계에 이르는 연관성을 갖고 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북유럽 등의 국가들은 미중무역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간접적인 영향은 더 심각한데, 특히 유럽 경제의 무역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계 2대 경제 대국은 유럽의 2대 교역국인데, 두 나라와 유럽의 교역량은 EU GDP의 8%에 상당한다.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유럽의 장기 경제 성장은 타격을 받게 된다. 많은 유럽 국가들은 무역이 내수와 같은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은 경제 개방성의 평균 비율(수출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 보다 10% 포인트 높은 37%에 달한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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