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무역전쟁㊤] 勝者 없이 끝난 싸움…세계 경제만 타격

트럼프와 시진핑은 각각 악화된 국내 정치 상황으로 인해 終戰을 선택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 3년 넘게 지속되면서 세계경제 질서를 왜곡시켰던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결론은 승자가 없는 전쟁이었다는 것이다. 올해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는 미·중무역전쟁이 미친 영향과 앞으로의 전망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정 부분 합의에 잠정적으로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매년 최고 500억 달러(59조 3천억 원) 상당의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고, 중국의 금융 시장에 더 많은 미국 기업들의 참여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이번 달 15일부터 부과할 예정이었던 관세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미중 무역협상은 앞으로 몇 주안에 마무리 작업을 거친 후 완전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승자 없는 미중무역전쟁에서 미국의 무역 적자 폭은 오히려 커졌다.

잠정 타결된 부분 협상은 중국이 매년 미국 농산물을 400억~500억 달러(47조 5천억~59조 3천억 원) 상당을 구매하고 2년 마다 규모를 증가시킨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무역전쟁 전에 중국이 매년 구매했던 미국 농산물 규모는 240억 달러(28조 5천억 원)였다며 협상 성과를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방금 중국과 가장 위대하고, 가장 대규모 거래를 애국적인 농민들을 위해 성사시켰다”며 “미국 농민들이 중국에서 약속한 대규모 분량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을지 여부가 사실 의문이다. 그것은 미국 농민들의 몫이 될 것이다. 고맙다, 중국!”이라고 게시했다.

개전 초기만 해도 미국의 헤게모니에 중국이 도전하는 모습이었고, 이에 대해 미국이 자신의 힘으로 응징하려는 구도를 띠었다. 그러나 사실 시작은 거창했으나, 종전을 부추긴 것은 양국의 국내 정치 상황이었다. 중국은 그 동안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경제가 지속적으로 위축돼 가고 있었다. 그것은 중국 공산당이 가장 자랑으로 삼는 경제발전이라는 장점을 갉아먹는 것이었다.

게다가 홍콩 사태가 다섯 달을 넘어서고, 사상자와 부상자가 나오기도 하면서 어떤 사태로 발전할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은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인해 국내 정치가 불안한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으로 인해 중국 주식 중의 하나인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면서 쇠고기와 양고기 값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한편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탄핵 청문회가 시작되면서 각종 불리한 증인과 증언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게다가 내년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은 재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까지 하락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전환의 귀신’이라고 평한다. 국내외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이 속속 밝혀질 때 다른 이슈를 내세워서 불리한 사실을 덮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달 초에 잠정 타결된 중국과의 무역 협상도 그러한 측면에서 고려해 볼 수 있다.

고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의 최측근 2명이 지난 번 대통령 선거에서 불법 자금에 연루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엄청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승자 없는 미중무역전쟁에서 양국은 서로 관세율을 증가시키면서 상대 국가 경제에 타격을 가할 대책 마련에 혈안이 됐다.

어쨌든 미중무역전쟁은 경제문제로 시작됐지만 끝은 국내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억지로 매듭이 지어지는 모양새다. 역설적이지만 미중무역전쟁의 종식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사람은 국민들이 아니라 앞서서 싸움을 건 트럼프와 이에 맞선 시진핑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미중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이 입은 피해는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국내 경기가 침체되는 것은 강한 달러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자세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후유증의 증거는 명백하다. 지난 8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무역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피해액이 내년까지 7천억 달러(830조 2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위스의 연간 국민총생산(GDP)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미국 정부 고위 관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던 금융 시장이 엄청난 손해를 보았다. 대통령 재선 캠페인이 다가 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미중무역전쟁으로 입은 피해에 대해 매우 민감해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유권자들은 다름 아닌 농부들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탄탄한 지지층이다. 미국 농업은 가장 큰 수출 시장인 중국 판매가 급감하면서 공황 상태에 빠졌다. 특히 대두와 옥수수 재배 농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두 차례의 금융 지원을 통해 농민들의 고통을 줄이려 했지만, 농민들은 백악관이 무역전쟁을 종식시키기를 간절히 원했다. 금융 지원으로는 손해를 보상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과거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너무 많은 것을 양보했다고 비난해 왔다. 그리고 결과가 뻔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위해 끊임없이 협박을 했다. 미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미중무역전쟁이 벌어진 지난 3년여 동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자독식’ 태도에 종지부를 찍는 기간이었다고 논평했다.

미국 측 협상대표들은 협상이 타결되면 다른 문제들을 계속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타협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 변경을 의미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그동안의 자세는 중국 경제의 구조 변경을 의미하는 ‘빅딜’이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 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공정 무역”이라며 “그것은 구조 변화를 필요로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측 협상대표들은 중국 정부의 국영 기업에 대한 관대한 보조금을 포함해 미국 기업에 해롭다고 생각되는 중국의 다양한 산업 정책을 변화시키는 것에 대해 논의해 왔다. 그러한 정책에는 다국적 기업으로부터의 강제적인 기술 이전과 사이버 절도 행위가 포함된다.

그러나 부분 합의가 지적재산권의 새로운 보호, 미국 금융 회사의 용이한 중국 시장 접근, 중국 통화 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을 포함하지만, 보다 더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보다 심각한 문제에 대해 중국이 앞으로 세부 협상에서 동의할 것인지는 시 주석의 국내 정치적 입지로 판단해 보면 확실치 않다. 중국의 정치 일정으로 볼 때 시 주석으로서는 매우 나쁜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몇 주 동안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회의를 주관해야 한다. 이 중앙위원회는 지난 해 2월 이후 처음 개최되는 것인데, 중국 권력 구조에서는 막강한 힘을 행사하고 있으면서 지도자를 바꿀 수 있는 권한까지 주어져 있다.

물론 시 주석의 정치적 입지는 확고해 보이지만 권력을 나눠야 하는 새로운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의 동료이면서 행정부를 관장하는 리커창 총리가 아직은 시 주석의 그늘에 있지만 서서히 부각되고 있는 형국이다.

중앙위원회 회의가 개최되면 시 주석은 중국 경제의 일반적 건강성 문제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상당한 정도의 책임을 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치르면서 시 주석은 자신이 장악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위원회에서 류허 부총리를 선택해 미국과의 협상을 맡겼다. 중앙위원회가 개최되면 시 주석은 일정 부분 작금의 사태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할 것이다.

11일 발표된 합의가 중앙위원회 회의 이후 파기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합의에 대해 책임지기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미디어들도 11일 이루어진 합의가 실제 협상은 아니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의 법적인 문제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문서화도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례를 보더라도 이번 부분 협상이 깨질 위험성은 다분하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에서 두 번의 휴전을 선언했었는데, 한 번은 지난해 12월 부에노스 아이레스 G20 정상회의 때였고 다른 한 번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였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맺은 휴전은 5개월 동안 지속됐지만, 오사카에서의 휴전은 한 달을 넘기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칠레에서 개최되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 정상 회의에서 서명하기 전에 합의가 깨질 수 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라며 “나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를 너무 잘 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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