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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사업재편 통해 재도약 준비 '본격'


정유·전기·건설기계 이어 태양광까지 4각 편대 구축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조선명가'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업재편을 통해 재도약에 나선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에너지솔루션 상장을 통해 태양광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로 하면서다. 그룹의 비(非)조선 부문은 정유·전기·건설기계에 이어 태양광까지 4각 편대를 구축하게 됐다.

특히 현대글로벌서비스를 이끄는 정기선 부사장과 현대오일뱅크 출신의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투톱'이 조선부문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바꾸고 신성장 사업을 육성, 그룹의 지속가능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 태양광 사업 드라이브

16일 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에너지솔루션이 최근 기업공개(IPO)를 위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1천억 규모의 공모일정을 발표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신주 400만주를 발행한다. 주당 희망 발행가액은 2만4천원~2만8천원이며 이로써 최대 1천120억원을 조달한다.

업계에선 현대에너지솔루션이 100% 일반공모증자로 진행한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을 진행하기 위한 실탄이 필요한 만큼 현대에너지솔루션 공모주식에 구주매출이 포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주매출로 진행하면 기존 주주는 차익실현을 거둘 수 있다. 반면, 신주공모는 상장기업의 자본금만 증가한다. 이 때문에 구주매출을 통해 한국조선해양의 조선업 합병 준비를 지원하느냐, 신주공모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본격화하느냐 업계 내 관심이 집중돼 왔다.

하지만 이번 공모에서 신주공모로만 진행하면서 현대에너지솔루션의 그룹 내 위상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 세계 태양광 시장의 확장 속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분사 3년 만에 매출규모가 무려 38배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영업흑자 턴어라운드를 기록했다.

◆그룹 매출 80% 차지하는 정유…비중 커지는 현대글로벌서비스

현대중공업그룹은 태양광 부문 외에도 정유·전기·건설기계 등 사업부문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캐시카우' 현대오일뱅크는 2분기 연결기준 그룹전체 매출의 77.9%, 영업이익은 76.4%씩 차지하며 핵심 계열로 꼽힌다. 올해 초 상장을 추진했지만,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에 지분 19.9%를 1조8천억원에 매각했다.

최근 정제마진 부진과 세계 경기 침체 등으로 실적이 다소 악화됐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업을 영위하며 석유화학 사업까지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아울러 합작 자회사 현대케미칼과 현대코스모, 현대OCI 등을 통해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내년까지 매출 50조원, 영업익 1조원 목표달성에 나선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장비 [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장비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정기선 부사장이 끄는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성장세도 돋보인다. 지난 2분기 그룹 내 유일하게 실적개선에 성공하면서 무게감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국제해사기구(IMO) 2020 환경규제에 따른 친환경선박 개조 시장이 커지면서 친환경선박 사업에 집중한 정 부사장의 전략이 통한 것이다.

현금흐름 및 재무상태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천87억원으로 2017년(-243억원)과 비교해 흑자전환했다. 회사 운영을 위해 최소한 비용인 운전자본은 5.8% 줄어든 1천380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창출력 증가로 인해 지난달 말 순차입금비율은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업황 부진 속 선방하는 현대건설기계·로보틱스

현대중공업그룹은 건설기계 사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7년4월 한국조선해양(구,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인적분할됐다. 미국의 견조한 경기회복과 중국·인도 시장의 성장 가속화 등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111만대의 건설기계를 판매했다.

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 [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 [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역시 지난 2018년 고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미중 무역분쟁 등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건설기계의 올해 2분기 매출은 분할년도 2017년 2분기와 비교해서 23% 증가해 8천404억원을, 영업이익은 41.1% 증가한 504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산업용 로봇 1위 기업인 현대중공업지주 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국내 최초 산업용 로봇의 생산누계 5만여대를 넘어서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이후 산업용 로봇, 클린용 로봇 및 시스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첨단산업용 로봇 기술을 통해 스마트공장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전기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일렉트릭도 시장 불황 속에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내년부터 턴어라운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현대일렉트릭은 자산매각, 전 임원 사직서 제출에 더해 최근 직원 희망퇴직까지 실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실적을 보면 정유사업 부문이 3/4를 넘어서면서 사실상 조선업을 영위하는 그룹으로 볼 수 없다"며 "불황에 빠진 조선업의 비중을 줄이고 정유사업과 태양광 등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작업은 당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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