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종합]방통·게임 융합 SKT 'T1' 출격…3조 e스포츠 '정조준'


대규모 해외 자본 유치로 산업화 시동…글로벌 시장 공략

[아이뉴스24 김문기, 김나리 기자] 대규모 자본력을 지닌 국내외 대표기업이 e스포츠 사업에 손잡았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과 미국 방송사 컴캐스트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22년 3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e스포츠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단순 e스포츠 분야 뿐만 아니라 5세대통신(5G) 시대를 맞아 미디어 콘텐츠 시장 연관효과 등 관련 산업면에서도 상당한 파급력이 기대된다.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은 미국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컴캐스트와 함께 글로벌 e스포츠 전문 기업을 정식 설립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2월 'MWC2019'에서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의 e스포츠 총괄과 이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합작 회사 설립 등을 추진해 이뤄진 결과물이다.

합작 회사명은 양사 이니셜과 구단명을 결합한 '에스케이텔레콤 씨에스 티원 주식회사(SK telecom CS T1 Co., Ltd, 이하 T1)'다. 합작 회사의 최대 주주는 약 55% 지분을 보유한 SK텔레콤이다. 컴캐스트와 미국계 펀드 하이랜드 캐피탈은 총 4100만 달러(한화 약 492억원)을 투자해 각각 2, 3대 주주가 됐다.

◆SKT-컴캐스트 맞손 …e스포츠 플랫폼화, 글로벌 겨냥

이번 양사 합작 전문기업 설립은 e스포츠 게임의 플랫폼화 시도 등 차원에서 의미를 갖는다. 여기에 SK텔레콤과 컴캐스트의 주력 사업을 융합해 전방위적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허석준 SK텔레콤 프라이빗 플레이스먼트 그룹장은 "T1 설립을 계기로 한국에서 시작된 e스포츠가 수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됐다"며, "양사 경쟁력과 T1의 브랜드를 토대로 세계 전역에서 e스포츠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고, 다양한 글로벌 e스포츠 회사와 협력을 확대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T1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의 프로 선수들이 지난 8일 인천공항에서 ‘월드챔피언십’ 참가를 앞두고 승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KT]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이미 유명 프로게임단 'T1'을 운영중이다. 지난 2004년 'T1 스타크래프트' 팀을 시작으로 올해 창단 15년째를 맞았다.

T1은 한국 e스포츠 분야에서 가장 많은 우승과 스타 플레이어들을 배출한 명문 구단으로 꼽힌다. ESPN은 SK텔레콤 T1을 "90년대 마이클 조던이 이끌던 시카고 불스와 같은 명문 왕조를 건설했다"고 치켜 세우기도 했다.

또 컴캐스트는 시가총액 약 174조원, 연매출 약 110조원의 세계적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 전 세계에서 두번재로 큰 케이블TV 및 방송회사이자 미국 1위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다. 가입자만해도 5천400만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 익숙한 'NBC유니버셜', '드림웍스', 'SKY 위성방송사', 테마파크인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이 컴캐스트 그룹에 속해 있다. 이 중 '컴캐스트 스펙타코어'가 그룹의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영역을 총괄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e스포츠 산업은 미국, 아시아, 유럽을 중심으로 2018년 8억6천900만 달러(한화 약 1조428억 원)에서 2022년 29억6천300만 달러(한화 약 3조5천560억 원) 규모로 매해 35%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e스포츠의 핵심 수익원은 상금, 중계권, 스폰서십, 광고, 상품 판매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이통사와 방송사 융합으로 향후 약 101억달러(한화 약 11조3천억원) 규모의 게임 스트리밍 시장 공략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라이브스트리밍 솔루션 업체 스트림랩스에 따르면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은 올해 13조1천억달러(한화 약 14조6천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게임 스트리밍에 주로 활용되는 트위치, 유튜브, 페이스북, 믹서에서만 약 240만명의 게임 스트리머가 활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컴캐스트가 e스포츠의 플랫폼화에 성과를 거둔다면 관련 산업의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

실제로 양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전세계 4억 명에 육박하는 e스포츠 팬과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게임 영상 콘텐츠 제작·스트리밍 방송 서비스 ▲게임 관련 상품 판매 및 패션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네트워크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와 5G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역량 등을 보유하고 있다. 컴캐스트는 NBC유니버셜, 드림웍스 등의 방송 인프라를 가동할 수 있다.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e스포츠총괄은 지난 2월 협약 당시 "SK텔레콤은 이통사이기에 다양한 콘텐츠 제작, 유통 능력이 충분하고, 우리는 스카이라던가 유럽 스포츠 채널 등을 유치하기도 했고 콘텐츠 제작 능력도 탁월하다"며, "조인트벤처를 통해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도 가능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양사는 세계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는 'T1' 브랜드와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콘텐츠와 상품을 여러 나라에 선보이고, 스폰서십 · 광고 · 중계권 등 e스포츠 영역의 신규 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사진=SKT]

◆ e스포츠 산업화 박차…e스포츠 시장 활성화 '기대'

SK텔레콤 측은 이번 T1 설립을 통해 본격적인 e스포츠 산업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스포츠 전문기업 설립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한 다양한 부가 사업들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동안 e스포츠는 단순 스포츠, 혹은 기업의 홍보 수단이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역할 정도로 제한돼 왔다"며 "그러나 e스포츠 전문기업은 e스포츠를 산업으로 키워 글로벌을 대상으로 여러가지 사업을 추진한다는데 있어 설립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e스포츠 전문기업이 생긴다는 소식에 이미 국내외로 관련 협력을 하고 싶다는 제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빠르게 e스포츠 관련 사업을 확장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게임 업계 역시 이번 T1 설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침체기에 접어든 국내 e스포츠 시장이 해외 자본과의 선제적 제휴를 통해 본격적인 활성화 및 글로벌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T1 설립이 국내 e스포츠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내 시장 플레이어들만으로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해외 기업이나 자본이 들어왔다는 자체가 국내 e스포츠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e스포츠 업계는 해외 작곡가, 가수 등을 받아들여 글로벌화한 K팝 발전 모델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며 "선제적으로 해외 자본 및 기업 등을 적극 활용해 시장을 활성화하고 글로벌화 해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문기 기자, 김나리 기자 moon@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종합]방통·게임 융합 SKT 'T1' 출격…3조 e스포츠 '정조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