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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순] 도로공사와 삼성의 석연찮은 사업연관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정보화사업에 삼성과의 석연찮은 연계가 지속되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우선 10일 끝난 고속도로 ETCS(톨게이트 자동요금징수시스템) 2차 시범사업자 선정을 위한 수의계약 견적서 마감에 그동안 경쟁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서울통신기술이 돌연 견적을 제출했다. 서울통신기술은 삼성전자의 계열사다.

1차 시범사업을 해온 서울통신기술이 2차사업 경쟁 입찰에는 유독 입찰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의아하게 생각하던 업계에서는 "그러면 그렇지"라며 "사전에 짜여진 전략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가계약법에 의해 경쟁입찰로 치러져야 하는 도로공사의 입찰에 서울통신기술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유일한 경쟁자인 포스데이타가 입찰에 응해 봐야 유찰될 수밖에 없고 결국 2차례 유찰후 수의계약으로 될 때 뛰어들어 유리한 방향으로 사업을 끌어가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경쟁입찰을 일부러 유찰시켜 경쟁사의 '패'를 파악한 다음 수의계약에서 사업권을 따내려는 치밀한 사전 각본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번 2차 ETCS 사업에서 RF(주파수)방식에 서울통신기술이 사업권을 받을 경우 IR(적외선)방식에서는 삼성SDS가 사업권을 받을 것이 확실시 되는 만큼 삼성이 도로공사의 ETCS 사업을 '싹쓸이'하게 된다.

그동안 도로공사의 ETCS 사업은 건건이 구설수에 휘말려왔다. 모두 삼성과 연관된 것이다.

지난 1월에는 경쟁사인 포스데이타가 성능시험을 진행하는 현장에서 삼성SDS 직원이 시험을 방해하기 위해 방해전파를 발사했다는 혐의를 받아 현재 법정에서 재판이 진행중이다.

도로공사가 ETCS 사업에 RF방식과 IR방식의 두가지 기술을 병행하겠다고 결정하는 과정에도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ETCS의 RF방식 기술은 정보통신부 주관으로 ETRI가 개발한 국내기술이다. ETRI는 원천기술까지 확보하고 있어 국내에서 상용화가 이뤄질 경우 해외수출도 가능하고 기술수출을 통한 로열티 수입도 기대할 수 있는 기술이다.

반면 IR방식은 원천기술이 해외에 있고 기술도입료를 지불해야 하는 기술이다.

그런데도 정부투자기관인 한국도로공사는 IR방식을 ETCS에 적용하기 위해 부랴부랴 IR방식에 'KS'마크를 붙이는 등 무던히도 애를 쓴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

공교롭게도 IR기술을 제안한 업체는 섬성SDS다.

과거 91년에도 삼성전자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차종분류기 사업권을 경쟁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시험차량의 타이어 바람을 빼 시험을 방해한 혐의로 담당직원이 법원의 유죄판결을 받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직원의 유죄판결과는 관계없이 삼성전자는 차종분류기 사업권을 받아 여전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0여년에 걸쳐 각종 의혹과 범죄까지 저질러지는 상황에서도 삼성은 도로공사의 중요한 정보화사업을 해오고 있다.

공기업이 특정 재벌과의 사업연관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구설수와 범죄를 용인한 것으로 믿겨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석연찮은 사건들은 이런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국민의 세금을 담보로 하고 있는 공기업의 각종 사업은 보다 더 투명해야하지 않을까?

또 세간에 의혹이 제기된다면 충분히 해명하고 더이상 석연찮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스스로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이구순기자 cafe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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