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1700억원서 얼마나 박살날까" 석달간 피마르는 DLF 스트레스


전액 원금손실 피했지만 금리상승 가능성 낮아 잠못드는 밤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논란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만기가 본격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1억을 투자해 원금의 절반 이상을 날린 이들이 속출하는 등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그나마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원금 전액 손실이라는 최악의 경우는 피했지만, 글로벌 경기 상황이 부진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 금리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래픽=아이뉴스24 DB]
[그래픽=아이뉴스24 DB]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 1회차 만기를 시작으로 속속 만기일이 도래한다.

◆'연내 총 1천700억원' 금리 소폭 상승해 손실규모 줄였지만…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이란 금리·환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면 약정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을 말한다. 최근 들어 유럽의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시장금리 또한 급락하면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 논란이 들불처럼 일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는 독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품이다. 독일 국채금리가 행사가격인 -0.2% 이상을 유지하면 연 4%의 수익을 얻지만 그 밑으로 떨어지면 하락폭의 200배~250배의 손실배수에 비례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의 행사가격은 -0.2%~-0.33% 수준에 포진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장 이날 만기가 된 우리은행 1회차 DLF의 규모는 134억원이다. 다만 상품의 최종 수익률은 이미 지난 17일 -60.1%로 확정됐다. 만기 사흘 전인 16일 종가 금리 -0.511%를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회차 투자자들이 본 손실액은 약 80억여원이 됐다. 손실액을 제외한 투자금은 이날 중으로 투자자들의 계좌로 입금될 예정이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고 볼 수 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 15일 장중 원금 전액 손실 구간인 -0.71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0.511%까지 소폭 상승해 전액 손실은 가까스로 면하게 됐다.

오는 25일부터는 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도 만기가 시작된다. 하나은행은 미국 5년 이자율스와프(CMS)와 영국 7년 이자율스와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DLF를 판매했다. 만기 시 두 기초자산의 종가가 최조 가격보다 50%~60% 높은 수준일 경우 3.5%~4.0%의 수익을 내는 구조다.

하나은행의 상황은 좀 더 나은 편이다. 지난 13일 기준 미국 5년물 CMS금리는 1.686%, 영국 7년물 CMS 금리는 0.857%로 지난 4일보다 각각 0.422%포인트(p), 0.374%p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전체 DLF 잔액 3천196억 중 약 1천220억원이 정상적인 수익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전문가 "유로지역 실물경제 상황 좋지 않아…금리 상승 가능성 낮다"

올해 만기가 도래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DLF 규모는 약 1천700억원이다. 18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0.505%로 지난 16일 종가보다 소폭 상승했다. 금리 상승 추세가 계속된다면 투자자들의 볼 손실규모는 더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상승 추세가 지속되기엔 국제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다. 글로벌 경기 둔화 추세가 장기화하는 만큼, 앞으로 시중금리를 끌어올릴 동력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가 상승했던 건 오는 10월 열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라며 "과도하게 금리가 떨어졌던 시기가 미국과 중국이 서로 관세를 올리는 등 무역 분쟁이 격화됐을 때인데, 현재로선 그만큼 격화될 가능성은 낮은 만큼 원금 전액 손실 구간까지 또다시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가 크게 반등하기도 어렵다는 진단이다. 안 연구원은 "아직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고, 유럽중앙은행(ECB) 등에서 완화적인 분위기가 나오는 터라 금리가 크게 반등하긴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단기적으로 봤을 땐 해외 채권 금리는 지금 정도에서 횡보하거나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계 중앙은행들은 경기 악화를 우려해 완화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미 연준은 미미한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제 전개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현행 2.00~2.25%에서 1.75%~2.00%로 0.25% 낮췄다. ECB는 지난 12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하회하고 경기 하강이 예상된다며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도 예금금리를 0.1%p 낮춘 -0.5%로 조정했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유로지역의 실물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장의 견해다"라며 "기본적으로 경기가 안 좋으면, 이자율이 올라갈 이유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 조금 금리가 올랐지만, 앞으로 금리가 계속 오르긴 어렵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달 23일부터 DLF의 판매 창구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관련 증권사 등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추석 연휴로 잠시 검사를 중단했다가 16일부터 2차 조사에 들어갔다.

현재 금감원은 독일·미국·영국 등 DLF가 기초자산으로 삼은 국가들의 금리 하락기에도 해당 은행들이 상품을 판매한 배경에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1700억원서 얼마나 박살날까" 석달간 피마르는 DLF 스트레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