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게임 플랫폼 간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기는 크로스 플랫폼이 시도되면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기존의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클라우드 게임이 본격화될 경우 이러한 움직임은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5일 베일을 벗은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모바일 게임 '리니지2M'은 PC로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으로 소개됐다. 동일한 콘텐츠를 모바일 또는 넓은 화면의 PC 모니터를 보고 즐길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회사 측은 신규 게이밍 플랫폼인 '퍼플'을 함께 공개했다. 퍼플은 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서비스로 PC 환경에 최적화된 그래픽과 성능, 커뮤니티, 보안 등을 제공한다. 퍼플은 오는 4분기 리니지2M 출시와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김택헌 엔씨소프트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는 "퍼플은 경계를 이어주고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게임 플랫폼으로 게임 경험의 확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슨(대표 이정헌)이 오는 11월 출시하는 모바일 게임 기대작 'V4' 역시 PC 클라이언트 버전 출시를 고심 중이다.
개발을 맡은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V4의 PC 버전에 관심이 있다"면서 "이용자가 에뮬레이터(앱플레이어)로 플레이하는 걸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 PC 클라이언트로 제공할 좋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에픽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외산 게임 '포트나이트'의 경우 일찌감치 PC와 모바일은 물론 콘솔, 맥 등 다양한 플랫폼에 연동되는 크로스 플레이를 제공하고 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지난해 12월 "에픽은 2억명의 플레이어를 보유한 포트나이트 서비스를 7개 플랫폼에서 구축하는 데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같은 PC와 모바일 게임의 경계는 일찌감치 무너진 바 있다.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와 같은 하드코어 장르가 모바일 게임에도 정착되면서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플레이하고자 앱플레이어 등을 활용해 PC에서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가 늘어났기 때문.
중국 게임을 중심으로 앱플레이어 대신 자체적으로 모바일 게임의 PC판 클라이언트를 제공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현재 시중에 제공되는 중국 모바일 게임 상당수가 PC 버전을 함께 제공 중이다.
등급 심의 문제로 발목이 잡힐 가능성도 없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자체등급분류에 따라 심의 등급이 매겨진 모바일 게임과 동일한 PC 클라이언트의 경우 별도 심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게임위 측은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를 통해 등급을 받은 모바일 게임을 PC 등 타 플랫폼으로 진행할 경우 게임위에 신고를 해야 한다"며 "PC 버전이 모바일 버전과 등급 변경을 요할 정도로 차이만 나지 않는다면 된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게임이 본격화될 경우 이러한 크로스 플레이는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클라우드 게임이란 클라우드 서버 등 가상 공간에 게임을 설치, 별도 다운로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기기 사양에 상관없이 동일한 성능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 최대 강점. 모바일 기기에서 PC나 콘솔 게임을 제약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14일 SKT타워에서 진행된 SKT-마이크로소프트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 추진 소식을 전하는 자리에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엑스박스 버전을 비롯해 각종 콘솔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시연 버전이 등장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날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엑스클라우드'를 선보인 마이크로소프트는 한국을 시범국가로 선정하고 해당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필 스펜서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총괄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추진 중인 게임 스트리밍은 약 40년에 걸친 게임 사업 경험과 애저,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등 사내 여러 비즈니스 그룹의 투자 지원을 결합한 것"이라며 "SK텔레콤과의 파트너십은 한국 게이머 및 게임 개발사들과 함께 한국의 게임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향후 퍼플을 통한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김현호 엔씨소프트 플랫폼사업센터장은 "현재 클라우드 플랫폼으로는 '예티'라는 플랫폼을 이미 서비스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제공하지 않지만 향후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