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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 빅2' 롯데-신라, 싱가포르서 혈투…최종 승자는 누구?


창이공항 '주류·담배' 사업권 두고 입찰戰…DFS 등 글로벌社도 참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면세점 업계 빅2인 롯데와 신라가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또 다시 맞붙는다.

롯데는 지난 2013년 창이공항 '화장품·향수' 면세 사업 입찰전에 나섰으나 신라에 밀려 한 차례 고배를 마셨던 만큼, 이번에는 '주류·담배' 사업권을 획득해 명예 회복에 나선다는 각오다. 반면, 신라는 이미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화장품·향수' 사업장을 운영하며 다양한 노하우를 쌓은 데다, 인천·홍콩 등 아시아 3대 공항에서도 운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어 이번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업계 2, 3위인 롯데와 신라는 이날 마감하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주류·담배 판매 사업자 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외에도 이번 입찰에 글로벌 업계 1위인 스위스 듀프리, 4위 중국 CDFG, 5위 프랑스 라가르데르, 6위 하이네만, 7위 DFS, 8위 킹파워 등도 관심을 보였고, 이 중 일부가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해 업계 9위에 오른 신세계는 참여하지 않고, 국내 사업에 집중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비공개로 제안서를 제출하기로 해서 롯데와 신라를 제외한 글로벌 업체들이 모두 참여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긴 어렵다"며 "이전 싱가포르 창이공항 입찰에는 업계 1~8위가 모두 참여했던 만큼, 이번에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사진=호텔신라]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사진=호텔신라]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지난해 이용 여객 수가 약 6천560만 명으로, 전 세계 공항 중 인천공항과 두바이공항에 이은 3위 공항으로 이용객 수가 많아 전 세계 주요 면세 사업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곳이다. 영국 항공 서비스 전문 조사기관 스카이트랙스가 발표하는 공항 순위에서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인천공항을 제치고 6년 연속 세계 1위 공항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입찰은 DFS가 운영 중인 싱가포르 창이공항 1~4터미널 담배·주류 면세점 사업장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연 매출은 5천억 원대다. 결과는 올해 말~내년 초에 발표될 예정으로, 신규 사업자는 내년 9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총 6년간 운영할 수 있다.

현재 창이공항의 면세 사업권은 '주류·담배' 품목은 미국 면세업체 DFS가, '화장품·향수'는 신라면세점이 갖고 있다. DFS는 1980년부터 창이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해 왔으나, 2년 연장 계약을 하지 않아 2020년 6월 8일부로 운영을 종료한다. 업계에서는 DFS가 창이공항과의 임대료 문제로 사업권을 연장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임대차 계약 연장을 선택한 신라면세점은 2022년 9월 30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창이공항은 이번 입찰에서 옴니채널 강화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가격 대응 전략 등 미래지향적 이미지에 걸맞는 사업자를 찾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미 인터넷면세점 등을 운영하며 다양한 노하우를 쌓은 국내 업체들이 이번 입찰에서 유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롯데는 신규개발부문장 박창영 상무를 중심으로 창이공항 입찰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할 정도로 사업권 획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또 인천공항 제1·2터미널에서 현재 주류·담배를 운영하고 있는 데다, 세계 1위 인터넷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창이공항이 원하는 조건과 부합하다는 내부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지난 2012~2014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식품·잡화 매장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는 데다, 인천공항 주류·담배 사업자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점이 강점이라고 본다"며 "온라인 사업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플랫폼도 창이공항 측에 제안한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인천·홍콩 등 아시아 3대 공항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2017년 12월에 오픈한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의 경우 영업 첫 분기인 2018년 1분기부터 흑자를 내 신라의 운영 능력도 검증된 상태다.

특히 신라는 이미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화장품·향수' 사업장을 운영 중인 만큼 공항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데다, 싱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있어 인력 등 여러 측면에서 비용을 추가로 들이지 않고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기존 사업자였던 DFS가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30여 년간 '주류·담배' 사업장을 운영해왔던 데다, 취급하는 유명 주류 브랜드들이 많아 롯데와 신라가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또 최근 급부상한 중국 CDFG도 탄탄한 내수를 바탕으로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어 위협적인 경쟁자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창이공항이 2개 사업장에 동일 사업자를 한 사례가 없어 이번에 '주류·담배' 사업권까지 신라에 맡길 지는 의문"이라며 "해외에서 입찰가격보다 정성평가를 우선에 두고 있다는 점에선 신라가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와 신라만 놓고 보면 과거 해외 입찰경쟁에서는 신라가 창이공항, 마카오, 홍콩 등에서 사업권을 획득하며 우세했다"며 "수의계약 위주로 해외 사업을 펼친 롯데는 글로벌보단 로컬 업체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해외 경쟁에선 다소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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