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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 '수급 불균형·경제 불확실성'에 줄줄이 적자


하반기에도 공급 확대로 수익성 개선 전략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항공 수요·공급의 불균형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상반기 항공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냈다. 하반기에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항공사들은 공급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적 항공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냈다.

대형항공사인(FSC)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1.9% 감소한 46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2천522억 원의 당기순손실이 확대돼 올 상반기 4천150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돼 1천241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당기순손실이 지난해 2분기 468억 원에서 올해 2분기 2천24억 원으로 확대됐다.

저비용항공사(LCC) 맏형 격인 제주항공은 5년 만에 처음으로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 전환해 274억 원의 영업손실과 29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진에어도 2분기 영업손실 266억 원과 당기순손실 244억 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티웨이항공은 2분기 영업손실 265억 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각 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사진=각 사]

이러 와중에도 올해 상반기 항공이용객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의 올해 상반기 통계를 보면 항공이용객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6천156만 명을 기록해 단일 반기별 실적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올해 2분기 항공여객도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3천99만 명을 기록해 단일 분기별 역대 최고실적을 경신했다.

항공이용객 증가에도 불구 항공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낸 것은 노선 공급 증가로 항공사들 간 경쟁 심화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비슷한 노선에서 공급석을 늘려가고 있는 LCC간 경쟁 격화는 단가 하락으로 나타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상반기 FSC의 여객 수송은 전년 대비 0.6% 증가했지만, LCC의 경우 15.3% 늘었다. LCC들의 특가 경쟁으로 항공운임 '0원 특가'도 등장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여객 수요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화물 수요 감소가 수익성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대한항공은 화물 수송 공급을 전년 대비 4.8% 줄였으나 화물 물동량이 12% 줄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했다.

전체적으로는 항공사들 모두 대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환율 상승과 유가 변동 등의 영향을 받았다. 매출은 대부분 원화로 발생하고, 비용은 달러로 지불하다보니 환율 상승이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해외 공항이용료와 유류비 등이 증가한 것이 영업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실적 부진은 성수기인 3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반기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항공사들이 내놓은 전략도 공급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다. 일본 불매운동 영향으로 인한 일본 노선 감축과 중국, 타이완, 동남아 지역 등 수요가 높은 인기 노선 중심의 증편이 항공사들의 하반기 수익 극대화 추진 전략이다.

하지만 기대했던 중국 노선 확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정부가 국내 항공사들에게 10월 10일까지 중국 전 노선에 대한 신규 취항, 임시 증편, 부정기편 운항 등의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중국 측은 최근 늘어난 항공 운항편에 대한 통제 필요성을 이유로 들었지만 홍콩 시위대 사태와 관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중국 운수권을 배분받고 하반기 취항을 목표로 하던 항공사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내국인 최대 출국 수요지인 중국, 타이완, 동남아 지역 등도 해외 여행 수요 증가세 둔화로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12년 이후 고속성장하던 내국인 출국 수요는 2018년 하반기부터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GDP 성장률이 1.7%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국내 경기 침체 역시 부담으로 작용해 해외 여행 수요 증가세가 더욱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항공기. [사진=각 사]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항공기. [사진=각 사]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이 유류비, 공항관련비 등 비용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영업비용이 약 240 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 "고수익 노선인 일본 노선 위축이 항공여객 사업부문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이 1천200원 대로 상승하면서 해외여행 수요 둔화와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높아져 여행심리도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LCC의 성장을 뒷받침하던 일본 수요와 규모의 경제 모두 꺾인 상황으로 공급확대 속도를 늦춰야 하는 시점이다"라고 덧붙였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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