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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회장 퇴진에 당황…2세 경영승계 빨라질까


"사전 공유 없이 단독 결정, 후임 결정 안돼"…아들 윤상현 대표, 주목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직원 조회에서 '막말 동영상'을 틀어 임직원들에게 강제 시청하게 해 물의를 일으킨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창사 29년만에 경영일선에서 퇴진키로 하면서 2세 경영승계가 빨라질지 주목된다.

윤 회장은 11일 오후 2시 서울 내곡동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동영상 사태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인 만큼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콜마 측은 당황한 눈치다. 윤 회장이 임직원들과 사전 논의 없이 대국민 사과문을 작성, 발표한 까닭에 퇴진 의사와 관련해 전혀 공유 받은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윤 회장의 퇴진 의사는 사전에 전혀 공유된 것 없이 윤 회장의 단독 결정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후임자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하며 난감해 했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진=뉴시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진=뉴시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7일 월례조회에서 임직원 700여 명을 대상으로 극보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이 됐다. 이 영상에서 유튜버는 문재인 정부의 대(對) 일본 대응을 비난하며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 대단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또 이 유튜버는 여성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다"며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윤 회장은 이 영상을 틀며 "다 같이 한 번 생각해보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사내 익명게시판에는 "윤 회장이 한 유튜버의 보수 채널을 강제 시청하게 했고, 저급한 어투와 비속어, 여성에 대한 극단적 비하가 아주 불쾌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날 윤 회장은 "제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를 입게 된 고객사와 한국콜마의 제품을 신뢰하고 사랑해줬던 소비자 및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죄드린다"며 "특히 여성분들께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의 잘못에 대해 주신 모든 말씀을 겸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가슴 속 깊이 간직하겠다"며 "다시 한 번 이번 일로 상처받은 모든 이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진=한국콜마]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진=한국콜마]

'자수성가형 경영인'으로 불리는 윤 회장은 지난 1990년 한국콜마를 세운 창업주다. 1947년 대구에서 태어나 계성고등학교, 영남대 경영학과를 거쳐 1974년 서울대학원 경영학과에서 공부했다.

지난 197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하며 사회 생활을 시작한 윤 회장은 당시 승진에서 명문대 출신에게 밀리면서 "나중에 내 회사를 세워야겠다"고 다짐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1974년 대웅제약으로 옮기면서 제약업계와 인연을 맺은 윤 회장은 당시 최연소 부사장까지 오르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1989년에는 외국계 제약회사가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제안했으나 이를 거절하고, 대웅제약에서 나와 화장품 사업에 관심을 갖고 미국 콜마에 기술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를 거절 당한 후 한국 투자자를 물색 중이던 일본콜마와 손을 잡게 됐다.

윤 회장은 1990년 일본 화장품 전문회사 일본콜마와 합작해 한국콜마를 설립했으며, 일본콜마는 현재 한국콜마 지분 12.14%,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7.46%를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후 1993년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도 도입했다. 2002년에는 제약산업에도 진출했으며, 2018년에는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한국콜마는 2012년 10월 기존 한국콜마를 인적분할해 2012년 10월 존속법인 한국콜마홀딩스로 상호를 바꾸고, 화장품과 제약사업 부문은 신설법인 한국콜마로 출범했다. 지주사 한국콜마홀딩스 아래 화장품 ODM 및 제약 위탁생산(CMO) 업체인 한국콜마, 건강기능식품 계열사인 콜마비앤에이치, 화장품 계열사인 에치엔지, 콜마스크, 의약품 회사인 콜마파마 등을 거느리고 있으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3천579억 원을 달성했다.

윤 회장의 가족은 부인 김성애 씨와 아들 윤상현 한국콜마 대표, 딸 윤여원 전무가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윤 회장은 한국콜마홀딩스의 지분 30.1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한국콜마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다. 윤상현 대표와 윤여원 전무는 한국콜마홀딩스 지분을 각각 18.67%, 0.06%씩 보유 중이며, 한국콜마는 각각 0.08%, 0.13%를 들고 있다.

하지만 윤상현 대표는 보유 중인 한국콜마홀딩스 주식의 절반 이상인 13.49%를 담보로 맡겨둔 상태다. 세금연부연납을 위해 6.27%가 공탁으로 잡혀있고, 나머지는 금융기관에 담보로 대출계약이 체결돼있다.

업계 관계자는 "윤 대표가 지분 8.54%를 확보하고 있는 콜마파마가 오너 2세 경영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윤 대표가 가진 계열사 주식은 한국콜마홀딩스(18.67%)와 한국콜마(0.08%), 콜마파마 뿐으로, 경영승계를 위해 한국콜마홀딩스 지분을 계속 늘려야 하지만, 재원 마련을 위해 콜마파마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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