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재생] "민·관·대기업, 머리 맞대 함께 살기 위한 방법 고민해야"

[대담] "제조업 기반 연구개발 통해 지역 내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이 중요"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지역재생. 말 그대로 지역이 스스로 먹고사는 것을 말한다. 말은 간단하지만, 지속된 인구 유출로 활력이 사라진 오늘 날의 지방도시에겐 크게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더구나 지역재생이 이뤄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한다는 명확한 답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지난 2일 전북 전주 금암노인복지관에서 지역재생 운동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두고 서양열 금암노인복지관 관장·조성문 완주로컬유업 대표와 대담을 진행했다.

2일 조성문 완주로컬유업대표(왼쪽)와 서양열 금암노인복지관 관장(오른쪽)이 대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상혁 기자]
◆"소멸 위기의 지방도시를 구할 방법, 지역재생"

-최근 언론과 정부에서 지역재생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지역재생은 무엇인가

▲조성문 완주로컬유업 대표(이하 조 대표) - 지역에 있는 자원들이 지역 내에서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어가면서 지역이 다시 활기를 되찾는 것, 그게 지역재생이라고 생각한다.

▲서양열 금암노인복지관 관장(이하 서 관장) - 사실 재생이라는 말이 어색하긴 하다. 언제 지역이 잘 살았던 적이 있었나. 그래도 지역재생이라는 말이 나온다는 건 그만큼 지역 도시들이 많이 무너져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한다. 지역 재생의 핵심은 결국 어떻게 먹고 살도록 만들 것인가이다.

-왜 지금 시점에서 지역재생이 주목받고 있는가

▲서 관장 - 지역이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도시의 인구 자체가 계속해서 줄고 있는 만큼, 이대로 두다간 정말 소멸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경제적 인프라 등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조 대표 - 덧붙이자면 요즘엔 모든 게 중앙정부에 예속되면서 과거엔 다양했던 지역들의 특색이 많이 퇴색됐다. 그런 것들이 지역을 붕괴시킨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지역 재생이 이뤄지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할 조건은 무엇인가

▲서 관장-무엇보다도 먹고사는 일자리가 가장 중요하다. 일자리가 없으면 나가는 사람은 많아지고 들어오는 사람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고리를 지역이 어떻게 끊을지가 핵심적 과제다.

▲조 관장-젊은 사람들을 끌어 모을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 이 또한 결국 일자리라고 본다. 예컨대 전라도 같은 경우 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있는데, 그런 쪽의 인프라를 더욱 고도화시킨다면 문화를 좋아하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전라도로 들어올 것이다. 외부인구를 끌어올 유인을 만드는 관점으로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일자리야 말로 지역 재생의 필수 조건인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일자리, 결국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서 관장 - 지금 어르신들에게 보조금으로 공공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지역에서 나오는 생산품이 한국을 대표해 해외로 팔려나가도록 제조업 기반의 고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당장 일본만 봐도 작은 동네에서 만든 생산품이 해외로 팔려나간다.

그러기 위해선 지역 제조업에 대한 연구개발(R&D)이 중요하다. 예컨대, 가능성이 보이는 지역의 작은 기업이 있다면 여기에 더 투자해 전라북도와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마인드가 깔려야 한다. 특히 사회적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무한으로 경쟁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고 있는 일부 사회적 기업은 정말 대단하다고 봐야한다. 하지만 아직은 지자체가 가능성이 있는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걸 주저하는 것 같다.

사회적 기업은 성과를 일자리 창출로 공유하지 않나. 전라북도 안에 있는 각 시와 군이 저들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들어 투자하고 세계화하면, 그 성과는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고 지속가능성도 생길 것이다.

▲조 대표 - 사회적 기업 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사회적 기업의 제1 목적은 이윤추구가 아닌 고용이지 않나. 인적 기반으로 운영되는 기업체인 만큼, 잘만 육성한다면 모두가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민·관·대기업 머리 맞대 함께 먹고 사는 방법 고민해야"
2일 전주 금암노인복지관에서 인터뷰 중인 서 관장. 그는 지역재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민·관·대기업이 협력해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서상혁 기자]

-연구개발에 정부가 투자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지역재생을 두고 누가 주체가 돼야하냐는 것도 쟁점이다. 정부 주도로 사업을 펼쳤다가 부작용만 나타나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누가 지역재생을 주도해야한다고 보는지.

▲서 관장 - 지역재생에 있어 관과 민 중 누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지 따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관과 민이 모든 분야에서 협력해야만 지역재생을 성공시킬 수 있다. 완주오늘우유도 관과 민이 협력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다만 행정 측면에서 정부가 어떤 민간 기업에 투자해야 할지는 잘 구별해야한다고 본다. 지역과의 상생을 원하는 민간 기업을 잘 찾아내 재생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조 대표 - 관은 재원을 갖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 적용하는 건 민간이다. 민간은 또 지역사회의 정서를 읽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관보다 더 뛰어나다. 각자의 장단이 있는 만큼, 협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서 대표 - 대기업과 지역의 작은 기업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재생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민간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관이 가교 역할을 해줘야 한다. 대기업이 자신들의 지분을 사회적으로 좀 더 환원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일할 수 있는 공장을 늘려가는 식이다. 혼다 같은 경우 일본 전역에 23개 정도 자회사를 만들어 와상장애인들도 일을 할 수 있게 해줬다. 이들이 만든 제품은 모두 혼다의 제품으로 출하됐고, 그 덕에 사람들은 거부감 없이 제품을 사용했다. 재벌 대기업을 나쁘다고만 할 게 아니라, 이처럼 먹고 사는 일에 투자할 수 있도록 민·관·대기업이 협력해야 한다. 그 중간에서 가교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게 바로 정부라고 본다.

서상혁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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