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재생] 국내최초 '로컬푸드' 완주군, 무항생제 우유로 승부

[인터뷰] 조성문 완주로컬유업 대표 "직원 대다수가 취약계층인 사회적 기업"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지산지소(地産地消). 한자어 그대로 생산한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뜻이다. 지산지소가 정착되면 지역 경제의 활성화는 자연스럽게 뒤따라오는 결과다. 지역 농산물을 소비하자는 '로컬푸드' 운동 또한 지산지소의 개념에서 갈라져 나왔다.

지산지소를 꿈꾸는 작지만 야무진 우유 공장이 있다. 전 직원이 26명밖에 안 되지만 매일 목장에서 나온 신선한 원유를 우유로 정제해 납품하는 작업을 쉼 없이 하고 있다. 고되지만 매일 자신들이 생산한 우유를 마셔주는 지역주민을 위해 땀을 쏟는다. 완주의 사회적 기업 '완주로컬유업'의 이야기다.

전북 전주 효자동 완주로컬푸드직매장에 비치된 '완주오늘우유' [사진=서상혁 기자]
지난 2일 전주 금암노인복지관에서 조성문 완주로컬유업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900ml 우유 한 병이 가진 힘…연 생산량 9만여병

완주로컬유업은 전주금암노인복지관, 완주군,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완주지역자활센터 등이 공동으로 설립한 사회적 기업이다. 운영은 완주군장애인복지관이 맡고 있다. 지난 2013년 보건복지부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융·복합 노인일자리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완주로컬유업은 단 하나의 상품만 판매한다. '완주오늘우유 900ml'가 그 것. 오늘 생산한 우유를 오늘 판매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실제로 현재 판매되고 있는 완주오늘우유는 완주군 소양면 전용 목장에서 원유를 길어다가 당일 균질·살균·포장·출하가 이뤄진 제품들이다.

조성문 완주로컬유업 대표는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완주로컬푸드 직매장 판매 품목을 조사해봤는데, 유제품만 없었다"며 "소비자 사전 조사에서도 우유와 요거트 등 유제품 선호도가 높아 우유를 품목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초기 한국노인인력개발원으로부터 5억8천여만원 정도 지원받았는데, 그 때 자금으로는 900ml 설비밖에 구입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단일 상품이지만 안정적인 사업 궤도에 올랐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아무래도 무항생제 우유이다 보니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라며 "특히 완주로컬푸드 직매장이 주된 판매처인 것도 한 몫한다"고 설명했다.

완주군은 국내 최초로 '로컬푸드' 운동을 시작한 지역으로 지난 2013년부터 ‘완주로컬푸드 인증’이라는 자체 인증제도를 통해 지역 먹거리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완주로컬유업의 연 매출액은 1억258만원, 생산량은 8만8천여병이다. 월 평균 생산량은 8천820병, 일 평균은 315병 정도다. 납품처는 완주로컬푸드직매장 6곳, 용진농협 3곳, 전주푸드 2곳, 전주농협 3곳, 온고을 급식센터 1곳 등 총 21개 매장이다.

2일 조성문 완주로컬유업 대표가 전주 금암노인복지관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서상혁 기자]
◆"사회적 기업의 존재 이유는 고용 창출…지산지소가 꿈"

사회적 기업에 걸맞게 직원 대다수가 노인과 장애인이다. 올 3월 기준 완주로컬유업의 직원 총 26명 중 노인은 19명, 장애인은 4명이다. 공장 설비가 자동화가 이뤄진 만큼, 대부분은 판매와 유통을 맡고 있다.

조 대표는 "일반적인 기업체의 존재 이유가 이윤 창출이라면 사회적 기업은 고용이 존재의 이유"라며 "장애인복지관이 주가 돼 운영을 하다 보니, 장애를 가진 노인 분들을 중심으로 고용을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특히 지속가능한 지역재생 사업으로서 지역 먹거리 산업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인근 농촌에서 생산된 값싼 재료를 지역 도시의 인력이 가공해 되팔면 돈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지금 완주로컬유업이 우유만 판매하고 있지만, 목장까지 운영하게 된다면 고용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히 생긴다"라며 "요즘 친환경이 대세인 만큼, 목장운영도 그러한 방식을 따른다면 소비자들에게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냥 장밋빛 미래만 펼쳐져 있는 건 아니다.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사회적 기업의 역할인 고용 창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려면 더 많은 이익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장애인복지관이 주가 돼 운영을 하다 보니 당장 판로를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 대표는 "수익을 늘려야 하지만 운영 조직이 영세하다보니 영업망이 단조로운 게 사실"이라며 "아이들 우유 급식 쪽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싶은데, 학부모에게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지자체가 학교와의 업무협약을 맺게 해주는 쪽으로 협조가 이뤄진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래도 조 대표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말이 있듯, 현재 완주로컬유업은 완주자활센터가 생산하고 있는 초코파이 상품과 연계해 마케팅을 다각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 목표는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가 지역에서 소비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장애인과 노인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겁니다"

서상혁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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