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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JTI코리아…불매운동·노사분규 '이중고'


9월 총파업 예고에 구조조정설까지…사측 "사실무근·대화 이어갈 것"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신제품 발표 간담회를 연기하는 등 어려움에 처한 JTI코리아가 노사합의를 찾지 못하고 파업 위기에 놓여있다. 심지어 구조조정설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6일 JTI코리아 영업직군 노조(이하 노조)는 831일 동안의 소규모 준법투쟁에 이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오는 9월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회사에서 나돌고 있는 구조조정설에 대한 사측의 해명을 요구했다. 사측은 이에 대해 구조조정은 사실무근이며 협상을 통해 노사합의를 도출해내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만난 고영현 노조위원장은 "회사는 2017년 4월 파업이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된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새로운 대표이사가 협상에 임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전보다 더욱 나쁜 조건의 합의안을 일방적으로 제시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고영현 JTI코리아 노조위원장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JTI코리아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JTI코리아 노조]
고영현 JTI코리아 노조위원장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JTI코리아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JTI코리아 노조]

고 위원장은 현재 JTI코리아 영업직군 평균 연봉이 사무직군 대비 2천500만 원 낮으며, 1년에 한 번 지급되는 경영성과급도 본사 사무직이 2.5배 더 수령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노조는 JTI코리아측에 급여 형평성을 제고할 것을 건의했지만, 사측 관계자는 제시안을 수용하지 못하면 차라리 파업을 하라는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월 부임한 호세 루이스 아마도르 신임 대표가 협상을 원활하게 마무리 해 줄 것을 기대했지만, 아마도르 대표는 오히려 기존 안보다 후퇴한 물가인상률에 1%를 추가해 인상하는 조건을 제시하고, 오는 2021년까지의 임금 및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위원장은 "사무직군 사원들이 전문직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은 만큼 기본 임금에서 격차가 있는 것은 수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다함께 일해서 얻게 된 성과급의 지급에도 사무직군과의 격차가 있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측에서 임금 인상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어서 파업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와 함께 사측의 노조 와해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태업으로 인한 무노동 무임금' 항목을 적용해 조합원의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물론, 기존에 팀 단위로 지급하던 인센티브 제도를 개인과 팀으로 분할 개편해 개인 인센티브를 비조합원에게만 지급하는 등 금전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2018년 4월 복직했지만 지금까지 차감된 기본급을 지급받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주머니 사정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고 위원장은 "태업으로 인한 무노동 무임금 판례는 생산직군에 대한 판례 하나밖에 없으며, 이를 영업사원에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사측은 급여 차감에 대한 질문에도 법적으로 재직자에게 급여 구성을 알려줄 의무가 없다며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센티브 구성을 변경해 조합원들의 이탈을 유도했고, 실제 조합원이 100명 가까이 줄어들었다"며 "남아 있는 조합원들도 대부분 빚을 내 생활하고 있어 조속한 타결 없이는 이들의 일상이 무너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JTI코리아 측은 태업으로 인한 무노동 무임금은 법률적 문제일 뿐 노조 와해 시도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어 개인 인센티브 제도 도입 또한 회사 정책상 진행된 일이며, 노조를 탈퇴한 조합원은 개인 판단에 의해 탈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JTI코리아 노조는 8월 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사진=JTI코리아 노조]
JTI코리아 노조는 8월 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사진=JTI코리아 노조]

고 위원장은 이런 회사의 움직임이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초 있었던 영업지점 사무지원 여직원(어드민) 교육 중 일본인 CFO의 입에서 '2022년에 구조조정이 예정돼 있다'는 언급이 있었으며, 사측이 굳이 2년 후인 2021년까지의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것도 구조조정 수월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실제 JTI코리아는 지난 2014년 22개 지점을 15개로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JTI코리아는 매출 하위 소매점을 정리하고, 50여 명 수준의 인적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외주 벤더를 통한 관리체계를 도입해 인건비를 축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조는 회사와의 협상이 8월 말까지 타결되지 않을 경우 즉시 총파업에 돌입해 투쟁 규모를 확대할 것을 예고한 상태다. 실제 고 위원장은 지난 1일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에 단체교섭권을 위임하고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JTI코리아는 이런 노조의 주장에 대해 구조조정은 사실무근이며, 지난 2년 동안 80여 차례의 교섭을 통해 대화를 이끌어 온 만큼 최선을 다해 합의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JTI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재개된 협상에서 노조와 보다 진솔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직원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교섭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계속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해 극단적 상황을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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