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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재량근로 포함에…노조 "크런치모드 재림" 우려


"재량근로제 도입으로 포괄임금제 폐지 무력화될 수도"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정부가 게임 개발을 재량근로제 허용 업무 대상에 포함시켰다. 업계의 요구 등을 반영해 모호했던 기존 재량근로 대상업무 범위를 명확히 한 것.

다만 게임업계 노조는 이를 두고 고강도 업무로 인해 과로사를 야기하던 이른바 '크런치 모드'의 재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재량근로제가 도입되면 실제 업무시간이 법정 한도를 넘어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우려에서다.

노조 측은 재량근로제가 '공짜 야근'을 야기한다는 비판 속에 폐지된 포괄임금제와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이어갔다.

[자료=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1일 '재량간주근로시간제 운영 가이드'를 공개했다. 가이드에 따르면 기존 재량근로제 대상 업무였던 '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항목에 '제조업에서의 실물 제품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SW)·게임·금융 상품 등 무형 제품의 연구개발 등을 포함한다'는 지침이 추가됐다.

재량근로제는 노사가 서면합의로 근로시간을 정하고, 실제 근무시간과는 상관없이 합의된 시간만큼만 근로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적법한 재량근로제 하에서는 근로자가 더 많이 근로했다거나, 사용자가 더 적게 일했다는 방증을 제시해도 서면합의를 통해 간주된 근로시간이 바뀌지 않는다.

이는 전문적·창의적인 업무처럼 수행 방법을 근로자의 재량에 위임할 필요가 있는 업무를 대상으로 적용된다. 재량근로제가 도입될 경우 근로자는 업무 수행에 재량성을 보장받으며, 회사는 근로자에게 업무 방식과 시간 배분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재량근로제는 대상이 되는 업무의 기준이 모호해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일본의 경제적 보복 조치로 인해 타격을 입은 기업들이 정부에 요구한 것도 재량근로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었다.

그동안 게임업계에서도 게임 출시 직전 수개월간 업무가 몰리는 게임산업의 특성 등을 고려, 보완책 마련 차원에서 재량근무제 도입 가능 여부 등을 분명히 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게임업계 실태 파악을 위해 실시한 설문에도 해당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가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유연근로제 실태조사 설문에는 재량근로제 시행 여부와 도입 관련 애로사항, 고용노동부의 유연근로시간제 가이드 개정이 필요한지를 묻는 항목 등이 담겼다.

이에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가이드 개정안을 놓고 게임사들은 대체로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재량근로제를 통해 비일비재했던 신작 개발 지연 문제 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게임 노조 "52시간제 도입 전 회귀" 우려

그러나 게임업계 노조 측은 이를 두고 52시간제 도입 전으로 회귀하는 조치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마감을 앞두고 일정 기간 이어지는 고강도 노동으로 인해 근로자들의 돌연사 등을 야기했던 '크런치 모드'가 재량근로제를 통해 합법적으로 부활할 수 있다는 우려다.

재량근로제 도입으로 포괄임금제 폐지가 사실상 무력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초과 근무를 해도 수당이 지급되지 않아 공짜 야근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포괄임금제가 수당 없는 근로자의 장시간 노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재량근로제와 유사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차상준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 지회장은 "앞서 많은 게임사들이 포괄임금제 폐지를 발표했는데, 재량근로제가 도입될 경우 실제로 얼마나 일을 하든 합의된 근로시간을 40시간에 맞추면 되기 때문에 포괄임금제 폐지가 전혀 의미 없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가 있는 회사들은 어떻게든 여기에 제동을 걸 수 있지만, 아무리 노사간 합의를 거친다고 해도 노조가 없는 게임사들은 타격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며 "정부가 일본 수출규제 대응 차원에서 재량근로제 가이드를 재정비했다고 하는데, 게임이 재량근로제 업무 범위에 포함된 것과 일본 수출규제가 어떤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배수찬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 지회장 역시 "넥슨이나 스마일게이트처럼 노조가 있는 회사는 도입 관련 동의를 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그게 아닌 다른 사업장은 문제될 소지가 높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또 "근무시간 자체를 아예 체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나쁜 근로 제도 형태가 바로 재량근로제"라며 "이는 크런치 모드의 재림으로, 주 52시간제 시행 전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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