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평화 '심리적 분당'…야권發 정계개편 불 붙나

野2당 내홍 속 평화당 '제3지대' 띄우며 바른미래에도 '러브콜'


[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면서 사실상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 양당 모두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한 '제3지대 신당'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정치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손학규 vs 反손학규 내홍에 흔들리는 바른미래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손학규 대표와 문병호 최고위원, 채이배 정책위의장, 임재훈 사무총장 등 당권파만 모습을 드러냈다.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 등 퇴진파는 불참했다.

당권파와 퇴진파는 지난 4월부터 손 대표 퇴진 문제를 놓고 대치 중이다. 혁신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한때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지만, 손 대표 재신임을 포함한 혁신안을 두고 양측이 다시 충돌했다. 퇴진파는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안 상정을 요구했지만 손 대표가 이를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 자리가 비어있다.

이런 가운데 손 대표는 중앙당 윤리위원장에 안철수계인 안병원 전 국민의당 당무감사위원장을 내정했다. 혁신위원회가 혁신안을 마련하는 과정에 유승민 전 대표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 관련 진상조사에 착수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됐다.

퇴진파는 강력 반발하면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모두 9명이고 당권파는 4명, 퇴진파는 5명이다. 재적 위원 과반이 참석해야 안건을 상정할 수 있도록 한 당헌·당규에 따라 퇴진파가 불참한 최고위원회의는 안건 상정조차 할 수 없는 '식물' 상태다.

그럼에도 손 대표는 요지부동이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는 기본적으로 당권 싸움"이라며 "당권 싸움에는 특별히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저는 앞으로 어떻게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치 구조 개혁에 앞장설 것인지, 제3당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고 했다.

◆'사실상 분당' 평화당, DJ 추도식도 '반쪽' 전락시켜

민주평화당도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박지원 의원이 이끄는 반(反)당권파로 편이 갈린 상태다. 나아가 반당권파는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를 결성,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이다. 물리적 분당만 하지 않았을 뿐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이 사는 기형적인 형태가 된 것이다.

민주평화당 최고위원회의

선거제도 개혁안 등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해 온 당권파와 반당권파는 최근 정 대표의 박주현 최고위원 임명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반당권파는 정 대표 측근인 박 최고위원 임명에 반발하면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이를 계기로 반당권파는 정 대표가 물러나고 '제3지대 신당'으로 나아갈 수 있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평화당은 지난 16일 의원총회를 열고 갈등 봉합을 시도했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결국 반당권파는 다음 날인 17일 대안정치 결성을 공식 선언하면서 당권파와 결별했다. 평화당의 집안싸움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도 반쪽으로 치러졌다. 당권파가 하의도 김 전 대통령 생가에서 주관한 행사에 반당권파가 전원 불참한 것이다. 반당권파는 다음 달 1~2일 별도로 하의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당권파와 반당권파 모두 다른 야당과의 연대 또는 합당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당권파는 일명 '하의도 선언'을 통해 "바른미래당, 정의당, 녹색당, 청년당, 시민사회단체와 개혁연대 또는 연합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반당권파도 대안정치를 통한 '연합 신당'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이영훈기자 phot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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