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안마의자 1위' 바디프랜드, '명품화' 사업전략 효과 '의문'


계속된 '고가 정책’에 성장세 '주춤'…해외사업도 성과 '미미'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안마의자 시장의 개척자로서 시장 1위 사업자 위치를 굳건히 유지하던 바디프랜드가 렌털 시장 확대와 경쟁사들의 빠른 성장 앞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안마의자의 이미지를 고급화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전략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성장세 '둔화'…렌털사업도 여의치 않아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지마, 휴테크 등 신규 경쟁업체가 안마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데다, SK매직·웅진코웨이·교원 등 렌털 시장 강자들이 안마의자 렌털 시장에 속속 진입하면서 시장 1위인 바디프랜드를 위협하고 있다. 각 업체들은 파격적인 할인 혜택과 우수한 제품력, 가성비 등을 앞세워 바디프랜드가 개척한 안마의자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실제로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2016년에 비해 22.9%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업계 2위 코지마는 매출이 4배 이상 신장했다. 업계 3위 휴테크 또한 매출이 46.6% 성장해 2배 가량 더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바디프랜드가 야심차게 진입한 렌털 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바디프랜드는 기존 렌털 시장 강자들이 다양한 혜택을 앞세워 고객을 끌어들이면서 중도 해약률이 증가하는 등 렌털 사업에서도 힘을 못쓰고 있다. 바디프랜드의 지난해 손실충당금은 -86억 원으로 2017년 대비 32억 원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렌털사는 계약이 중단되면 렌털비를 받을 수 없어 이를 손실충당금으로 회계처리 한다"며 "이를 고려해 보면 바디프랜드의 렌털 중도 해약률이 그만큼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바디프랜드의 영업이익률도 지속 하락세다. 지난 2016년 23.8%였던 영업이익률은 2017년에는 소폭 낮아진 21.4%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급작스럽게 11.3%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렌털 시장 확장과 판매관리비 증가 영향이 컸다. 하지만 경쟁사들의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계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손실충당금 증가는 렌털 해약률 증가로 해석할 수 있다"며 "렌털 비중이 매우 높은 바디프랜드의 재무구조를 고려해 보면 해약률 증가는 무시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바디프랜드가 지난 5월 렌털료 채권을 담보로 800억 원에 달하는 대출을 받은 만큼 렌털 해약률이 높아지면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바디프랜드의 손실충당금이 렌털 해약률 증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진=바디프랜드 본사]
업계는 바디프랜드의 손실충당금이 렌털 해약률 증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진=바디프랜드 본사]

◆해외 개척 나선 바디프랜드, 실적은 '지지부진'

이에 바디프랜드는 해외 시장 개척으로 돌파구를 삼으려는 모습이다. 지난 2016년 중국에 진출한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미국에 진출했고, 올해 5월 프랑스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유럽 시장에도 첫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해외 진출 초기인 만큼 실적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중국 법인은 2016년 3천만 원의 순익을 발생시켰지만, 2017년 3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7억 원의 적자를 냈다. 안마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미국 시장에서는 2017년 4억 원, 지난해 12억 원의 적자를 내며 3배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바디프랜드는 최근 고급화 전략으로 사업 확대에 나선 모습이다. 최근 출시한 람보르기니 모델의 한 대당 가격은 2천970만 원에 달하며, 일반형 플래그십 모델인 '파라오S2 브레인'은 경쟁사 플래그십 제품 대비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150만 원 이상 비싸다. 최근 진출한 프랑스에서도 람보르기니 모델의 가격을 3만 유로(약 3천970만 원)로 책정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시장에서 람보르기니의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해외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며 "앞으로 해외에서 생소한 안마 문화도 함께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 역시 "세계 어느 곳에서든 상위 1% 고객의 감성과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중저가 시장에도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상위 고객을 겨냥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고 라인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디프랜드의 람보르기니 합작 모델의 가격은 2천970만 원에 달한다. [사진=바디프랜드]
바디프랜드의 람보르기니 합작 모델의 가격은 2천970만 원에 달한다. [사진=바디프랜드]

하지만 업계는 바디프랜드가 이 같이 고가를 책정하는 것은 안마의자 본연의 기능이 아닌, 디자인·브랜드‧마케팅 등의 요소가 더 큰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최근 바디프랜드가 핵심 신기능으로 소개하고 있는 '브레인 마사지'와 '성장판 자극' 등 기능의 효과가 아직 의학적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것도 고가 정책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키우고 있는 상태다.

바디프랜드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A씨(53·자영업)는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만, 최근 나온 제품들을 보면 지나치게 가격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 새 제품을 사라고 하면 과거와 달리 선뜻 바디프랜드 제품에 손이 안 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의학계 관계자는 "연구논문이 SCI 저널에 게재된 것 자체로 임상 효과가 검증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현재 바디프랜드의 마케팅 방식은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일각에서는 바디프랜드가 고가 정책으로 안마의자를 '사치품화' 하는 것이 시장에 결코 긍정적인 작용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디프랜드로 인해 시장이 성장했고 그 반사이익으로 경쟁사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들어 지나치게 빠르게 가격을 인상하고 있고, 그 가격 책정의 근거도 설득력이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안마의자에 대한 인식은 명품류 사치품이 아닌 가전제품에 가깝다"며 "결국 지나친 고가 정책이 전체 시장 확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안마의자 1위' 바디프랜드, '명품화' 사업전략 효과 '의문'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