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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핵심소재 90일 심사 후 수출 불허 가능성 30%…전기·전자산업 직격탄"


한국경제연구원 '일본 경제 제재의 영향과 해법' 세미나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일본이 수출규제를 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필수 소재 3종에 대해 90일 간의 심사 이후 수출이 승인된다면 국내 업계는 큰 피해 없이 반도체 생산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심사기간 이후에도 수출이 불허될 경우 당장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 4일부터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일본 경제 제재의 영향과 해법' 세미나에서 향후 반도체 업계의 시나리오를 세 가지로 나눠 발표했다. 크게 ▲3개월 후 수출이 승인될 경우 ▲3개월 후에도 수출이 불허될 경우 ▲무역제재 품목이 확대될 경우로 시나리오를 나눴다. 3개월(90일) 기준은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는 품목에 대해 일본 경제산업성이 심사하는 기간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일본 경제 제재의 영향과 해법' 세미나의 모습.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일본 경제 제재의 영향과 해법' 세미나의 모습.

이 연구위원이 일본의 수출 승인절차가 길어지더라도 반도체 생산 체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 이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칩 및 소재 재고를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또 주문 일정을 조정해 초기 선적 이후의 공백기를 제거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현재 가지고 있는 소재 재고와 지난 몇 달 간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아 쌓인 반도체 칩 재고 등을 고려하면 3개월 정도는 고객 납품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본다"며 "다만 그 이상이 되면 라이선스를 요청하는 서류가 올라왔을 때 일본 측에서 이를 거절할 수 있고,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에 대해서는 아직 예단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은 3개월 후 수출이 승인되는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3개월 후에도 수출이 불허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고 본다"며 "이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이 생기게 되고, 연쇄적으로 전세계 글로벌 체인망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심사 이후 수출이 승인될 가능성을 60%, 심사 이후에도 수출이 불허될 가능성을 30%, 무역제재 품목이 더 확대될 가능성을 10%로 진단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출 불허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단기간에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반도체 생산이 축소될 경우 국내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들도 연쇄적으로 실적이 악화될 것이고, 스마트폰·서버 등 반도체가 사용되는 전기·전자 분야의 부품 대란도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번 일본의 경제제재가 장기적으로 갈 가능성을 그리 높지 않게 봤다. 노 센터장은 "이번에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된 소재들로 만드는 제품 중 EUV 공정으로 제작되는 제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범용 제품"이라며 "이들 부품 수급 부족이 빚어질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업체는 애플·구글·화웨이·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적으로 한국 업체가 D램을 공급하는 비중이 70%에 달한다"며 "만일 감산을 한다면 우선순위로 꼽히는 기업들에게 먼저 제품을 제공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제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즉 전반적인 공급 체계에 영향을 미치기에 일본 입장에서도 섣불리 수출 규제를 계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노 센터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가 민간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시간이 지나면 해소된다고 여기게 되면 최악의 경우 국내 완제품 회사들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만일 일본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이나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등에만 주로 들어가는 제품을 수출규제 대상으로 정하면 미국 등의 업체가 굳이 한국을 도울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한·일 무역분쟁의 최대 수혜국으로 중국을 꼽았다. 특히 전기·전자 산업에 중국의 시장지배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타 지역의 GDP(국내총생산)는 모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미국의 GDP 증가는 0.03%로 미미한 수준인 반면 중국은 0.5~0.7%의 GDP 증가가 예상된다"며 "반도체에 대한 규제가 계속된다면 관련 국내 소재·장비 등의 생태계가 붕괴되는데, 그 빈틈을 중국이 메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시장지배력 확대 전망에 대해서는 "전기·전자 분야에서 한국의 생산이 20.6%, 일본의 생산이 15.5%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중국의 생산은 2.1%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독점적 지위가 중국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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