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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끝난 페르노리카, 위스키 가격 올려 수익 보전?


'발렌타인·로얄살루트' 등 인기 위스키 8월부터 평균 6.3% 인상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수 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위기 돌파를 위해 올 초 대규모 구조조정에 이어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특히 올해 4월 업계 1위인 디아지오코리아에 이어 페르노리카코리아까지 가격을 올리면서 위스키를 즐기던 소비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지난 5일 주류 도매상들을 대상으로 공문을 보내 다음달 1일부터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등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3% 인상한다고 고지했다. '발렌타인'의 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 2014년 12월 이후 4년 7개월만으로, 업소용은 8월부터, 가정용은 11월부터 가격이 오른다.

이번 일로 '발렌타인' 8종 중 6종, '로얄살루트' 3종 중 1종의 가격이 인상된다.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르는 제품은 '발렌타인 싱글몰트 15년'으로, 기존 가격보다 무려 25.3% 인상됐다. 기존 가격은 9만1천300원, 인상된 가격은 11만4천400원이다.

'발렌타인21년'의 500㎖ 한 병 가격은 11.7% 오른 13만2천990원, 700㎖ 제품은 5% 인상된 18만6천230원에 판매된다. '발렌타인17년' 500㎖, 700㎖ 제품도 각각 3%씩 가격이 올라 8만2천940원, 12만6천60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발렌타인12년'도 가격이 2~3% 오른다. 500㎖ 한 병은 2만8천842원에서 2만9천700원으로 인상되고, 700㎖는 4만2천262원에서 4만3천230원으로, 1천㎖는 5만8천278원에서 5만9천510원으로 오른다.

'로얄살루트'의 가격도 21년에 한 해 상향 조정된다. 500㎖ 1병은 10.6% 오른 14만5천200원, 700㎖는 20만3천500원으로 4.1% 인상된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위스키 원액 가격이 상승하고 물류비, 고정 관리비가 올라 원가 부담이 커졌던 상태로, 작년에 한 차례 올리려고 했었지만 회사 내부 일로 진행시키지 못했다"며 "비용이 올라 갈수록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이번에 불가피하게 공급가를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페르노리카코리아]
[사진=페르노리카코리아]

이처럼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일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올 초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 보전의 성격이 짙다.

앞서 페르노리카는 올해 1월 로컬 위스키인 '임페리얼' 브랜드 영업·판매권을 드링스 인터내셔널에 매각한 후 220여 명이었던 정규직을 90여 명으로 대폭 줄인 바 있다. 이는 김영란법(부정청탁방지법), 주 52시간 등의 여파로 국내 위스키 시장이 축소되며 '임페리얼'의 부진이 계속돼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이 타격을 입은 영향이 컸다.

업계에 따르면 위스키 수입량은 2002년 2만7천400톤을 정점으로 2017년 2만290톤으로 감소했다. 위스키 수입액 역시 2012년 2조593만 달러에서 2017년 1조5천258만 달러로 5년 만에 26%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149만2천459상자(500㎖, 18병 기준)로, 전년(159만1천168상자)보다 6.2% 줄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로 인해 페르노리카코리아와 관계사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두 법인의 합산 실적도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 법인의 2018 회계연도(2017년 7월~2018년 6월) 합산 매출액은 1천8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5.4% 감소했다. 합산 영업이익 역시 245억 원으로 23.1%나 줄었다. 특히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의 매출액은 전년 998억 원 보다 크게 줄어든 820억 원, 당기순손실은 35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도 지난해 프랑스 본사에는 배당금 115억 원을 보냈다. 영업이익(49억 원)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또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발렌타인, 앱솔루트 등 실적이 도움이 되는 글로벌 브랜드는 그대로 남겨두고, 국내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브랜드를 수입,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7.3%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19.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위스키 업체들이 환율 등에 따라 해외 평균보다 국내서 제품 가격을 높게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매출 비중에서 위스키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인 데다, 국내서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가격을 올려 이번 제품 가격 인상으로 실적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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