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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목적은 사회문제 해결, 정부주도 벗어나야”


2019 과학기술연차대회 '과학기술계 총장 포럼' 개최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목적이 돼야 한다. 기업이 제품을 개발할 때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듯이 과학기술도 시민의 생각을 반영해야 한다"(정진택 고려대 총장)

"과학계에는 아직도 정부주도의, 공급자 위주의 생각이 많이 남아 있다. 다가올 시대에는 과학기술 분야도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와 다양성이 존중되는 문화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

"청년실업과 일자리 창출이 현재 가장 중요한 사회문제다. 경제논리만으로 해결이 어렵다. 과학기술이 청년실업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박형주 아주대 총장)

대학 총장들이 한 목소리로 '문제해결형 과학기술'을 강조했다.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과학기술 연차대회'의 1부 행사로 진행된 '과학기술계 총장 포럼 : 대한민국 미래 10년을 말하다' 에 참여한 과기계 총장들은 과학기술 연구개발의 혁신에서부터 대학교육개혁에 이르기까지 '시민사회의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야기했다.

과학기술계 총장 포럼 '대한민국 미래 10년을 말하다'. (왼쪽부터) 이현숙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좌장), 김기선 광주과학기술원 총장, 김우승 한양대 총장, 박형주 아주대 총장,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전호환 부산대 총장, 정진택 고려대 총장 [과총 제공]
과학기술계 총장 포럼 '대한민국 미래 10년을 말하다'. (왼쪽부터) 이현숙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좌장), 김기선 광주과학기술원 총장, 김우승 한양대 총장, 박형주 아주대 총장,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전호환 부산대 총장, 정진택 고려대 총장 [과총 제공]

이 날 포럼은 이현숙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의 진행으로 김기선 광주과학기술원 총장, 김우승 한양대 총장, 박형주 아주대 총장,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전호환 부산대 총장, 정진택 고려대 총장 등 7인의 과기계 출신 총장들이 주어진 화두에 대해 토론하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시대변화에 따른 과학기술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총장들은 미세먼지, 플라스틱 등 사회적 재난 문제 해결을 첫 손에 꼽았다. 정진택, 오세정, 김우승 총장은 사회적 환경재난 해결을 강조했고 박형주 총장은 실업문제 해결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들었다. 신동렬, 김기선 총장은 5G·인공지능 등의 기술혁신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전호환 총장은 사회문제 해결보다 기술혁신을 통한 국가의 지속성장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과학기술계가 연구개발의 목적을 사회문제 해결에 두는 것 못지 않게 시민사회가 과학기술에 참여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정부주도에서 벗어난 시민참여형 과학문화를 강조하면서 "지금 과총이 미국의 AAAS처럼 정부 정책에 반하는 목소리를 낸다면 다들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하고 과학기술계 시민단체 활성화와 다양한 목소리가 받아들여질 수 있는 풍토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했다.

국내 유수의 대학 총장들이 모인 포럼인 만큼 주제는 자연스럽게 대학교육 혁신의 문제로 이어졌다. 화두는 역시 '문제해결형' 교육으로의 전환이었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해외 선두권 대학의 문제해결 중심의 교육과정을 소개하면서 "교육내용과 교육방법 양면에서 혁신이 일어나야 하는데 쉬운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복합적 문제해결을 위한 비판적 사고, 창의성, 융합교육, 미래교육 등 많은 주제들이 있지만 결국 어떻게 실천하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산업체와 연계되지 않은 교육은 무의미하다. 이제는 산업계도 대학교육에 적극 참여해 문제를 던지고 문제해결형 인재양성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기선 총장과 신동렬 총장은 인공지능 기반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기선 총장은 "이제 인공지능은 개별 분과학문이 아니라 모든 학문의 바탕이 되고 있다. 전공을 막론하고 인공지능을 필수로 학습해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융합교육에 대한 방법론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신동렬 총장은 "인공지능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며 "너무 두렵게 생각하지 말고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신 총장은 무엇보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 모든 분야가 고객 중심, 문제 중심으로 바뀌는데 대학만 여전히 교수 중심, 강의 중심이다. 학생 중심, 학습 중심으로 틀을 바꾸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문제해결형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정 총장도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학교육에 대한 고민이 다들 비슷하다. 문제는 창의성을 강조하고 교육 방법을 바꾼다고 쉽게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게 어려운 부분이다. 서울대도 교양과정부터 바꾸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총장들은 이공계의 현안 문제들도 거론했다. 김기선 총장과 정우승 총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이공계 대학원생들의 전문연구요원제도 축소와 관련해 국방부가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고, 연구개발의 자율성과 창의성 제고를 위한 규제 합리화도 주문했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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