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현장] 통신재난 걱정 없다…KT혜화국사 민관 합동 훈련


테러상황 가정해 트래픽 우회·응급복구 상황 점검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긴급상황입니다. 통신구에 폭탄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전 직원 대기바랍니다."

3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KT혜화국사에서 연기가 뿜어져나왔다. 경비실에서 비상벨을 울려 경찰, 소방, 군대에 출동을 요청하고 긴급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T가 진행한 통신재난 대응훈련 상황이다. 지하통신구에 진입한 테러리스트가 폭탄으로 광케이블 80조(케이블을 세는 단위), 광케이블 46조를 절단시킨 상황을 가정했다.

3일 오후 KT혜화국사에서 테러로 통신설비가 파손된 것을 가정해 진행된 통신재난 대응훈련에서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맨 오른쪽)이 LTE 라우터로 연결된 카드결제기를 작동하고 있다.  [출처=KT]
3일 오후 KT혜화국사에서 테러로 통신설비가 파손된 것을 가정해 진행된 통신재난 대응훈련에서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맨 오른쪽)이 LTE 라우터로 연결된 카드결제기를 작동하고 있다. [출처=KT]

KT의 혜화국사는 국내 최대규모 통신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국제 관문국사의 역할도 하고 있어 설비가 파손될 경우 전국의 통신이 마비되는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다행히 혜화국사는 트래픽 처리 이원화에 대비하고 있어 인터넷·IPTV·이동통신은 구로국사, 국제전화는 부산·대전국사, 일반전화는 과천국사를 통해 백업한다. 다만 혜화국사 인근 지역인 종로구·중구·동대문구 일대에 통신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안내방송이 나온 뒤 경찰 기동타격대와 군이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외부인의 진입을 차단한 뒤 지하통신구로 진입해 남성을 체포했다. 이어 정부과천청사에서는 과기정통부가 상황판단회의를 열고 '경계' 단계의 위기경보를 발령했다.

본격적인 통신서비스 복구 작업도 시작됐다. 국사 인근에서 피해를 입은 통신서비스는 이동전화 16만 회선, 유선인터넷 19만 회선, IPTV 12만 회선 등이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영상회의를 통해 "이동기지국을 배치하고 주파수 출력을 조정해달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와이파이(WiFi)를 개방하고 이통사간 로밍을 개시해 피해를 최소화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와 동시에 훈련 현장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이통 3사가 제공 중인 와이파이 서비스가 전부 공개돼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통사간 로밍은 개발이 완료되지 않아 오는 12월에 실제로 적용될 예정이다.

뒤이어 KT 직원들은 관내 고객을 대상으로 긴급복구작업에 돌입했다. 이동형 발전차가 진입해 복구장비에 전원을 공급하고, 이통3사의 차량형 이동기지국이 안테나를 세웠다.

◆유영민 장관 "문제상황에 몸이 반응하도록 훈련해야"

이번 훈련은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에 위치한 KT아현국사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통신장애가 일어났던 일이 계기가 됐다.

정부는 후속 조치로 통신망 이원화 추진, 이용자 보호체계 강화 등을 내용으로 방송통신재난관리 기본계획을 변경했고, 통신재난 경보발령 기준 강화, 통신사 협업체계 강화 등을 위해 정보통신 위기관리 표준매뉴얼 개정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훈련 중 정부과천청사 대응실과 KT혜화국사 현장이 위성을 통해 화상으로 연결돼 소통하고 있다.
훈련 중 정부과천청사 대응실과 KT혜화국사 현장이 위성을 통해 화상으로 연결돼 소통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황창규 KT 회장이 응급복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황창규 KT 회장이 응급복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화재는 당일 진압됐지만, 유선인터넷과 구리선을 사용하는 전화를 사용하는 고객은 수 일간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인터넷으로 카드결제기를 운용하는 소상공인의 피해가 부각됐다.

따라서 이번 훈련에서는 카드결제기에 LTE 무선라우터를 연결해 정상적인 결제가 이뤄지는 모습도 시연됐다. 이 시연은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직접 진행했다.

훈련을 모두 지켜본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아현국사 화재로 인한 통신장애는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한 한국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며, "그 사건이 좋은 교훈이 됐고, 이후 지난 4월 강원도 고성 산불에서 통신장애에 대한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가 통신장애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도 문제상황이 발생했을때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하려면 훈련이 필요하다"며, "실제와 같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전반적으로 점검하고자 이번 훈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상황을 점검한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물론 KT 임원들도 노란 민방위 점퍼를 착용하며 민관협력의 의지를 다졌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현장] 통신재난 걱정 없다…KT혜화국사 민관 합동 훈련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