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게임장애 ICD-11 초안, 2024년 마련 목표"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통계청이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가 포함된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판(ICD-11)의 국내 적용을 위한 초안 마련 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통계청은 기획재정부로부터 연구용역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관련 연구를 확대, 현재 2025년 이후로 미뤄진 초안 완성 시점을 2024년으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다만 관건은 예산 확보다. 예산 확보가 어려울 경우 2026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의 ICD-11 한국 수정판을 국내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2차 연구가 진행 중이다.

올 연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ICD-11 중 3개 대분류장에 해당하는 5, 9, 10장에 대한 한글 번역 및 검토 작업 등이 이뤄진다.

지난 2017년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온 통계청은 27개로 이뤄진 ICD-11 대분류장 연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이를 장별로 나눠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연구 종료 목표 시점은 2023년이다.

그러나 통계청은 기재부로부터 추가 예산을 확보, 연구 작업에 이보다 더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ICD-11의 분량이 방대한 탓에 당초 예상보다 초안 마련 시점이 계속 늦어지고 있어서다.

통계청 관계자는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는 1년에 4개장씩 검토를 진행, 2023년 정도에는 관련 작업을 마무리하고 초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그러나 실제 연구를 해보니 검토할 내용 이 예상보다 많다"고 말했다.

이에 통계청은 1년에 4개장보다 더 많은 내용을 검토, 현재 분절적으로 나눠 진행되는 연구 마감 시점을 2022년으로 앞당기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이에 더해 종합적으로 이를 검토하는 과정을 추가적으로 2년 더 진행하기로 했다. 이 경우 초안은 2024년께 완성될 수 있을 것으로 통계청은 예상했다.

다만 관건은 관련 예산이 추가로 확보될 수 있을지 여부다. 통계청의 현재 예산으로는 연구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현재 초안을 2024년까지 마련한다는 목표지만, 이는 기재부로부터 예산이 추가 책정돼야 가능한 계획"이라며 "예산 확보에 실패하면, 초안 마련 시점은 종전대로 늦춰져 2025년에서 2026년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ICD-11, KCD-9에 반영 불가능해지나

통계청이 예산 확보에 실패, 초안 마련이 늦어질 경우 ICD-11를 반영하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개정 시점 역시 예상보다 더 미뤄질 전망이다.

ICD를 반영하는 KCD는 5년 주기로 개정되는데, 초안이 2025년 이후 나오면 ICD-11은 2030년 개정되는 KCD-10부터 반영될 수 있다. 통계청은 초안 이후로도 의견 수렴 과정 등을 거쳐 조정안, 잠정안, 최종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따라 통계청이 예산 확보에 성공, 초안 마련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앞서 통계청은 2022년 1월 발효되는 ICD-11이 2025년 개정되는 KCD-9부터 반영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와 관련 통계청 관계자는 "ICD-11의 2025년 도입 시점을 맞추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최소 한번은 이에 대한 검토를 마쳐야 ICD-11 도입 및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제외 여부 등에 대한 통계청 입장을 말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예산을 확보해 연구에 속도를 내려고 하는 것"이라며 "가능하면 예산을 확보해 ICD-11을 한바퀴 빨리 돌리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국무조정실이 주도하는 민·관협의체를 통해 ICD-11 및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에 관한 게임업계 우려를 최소화하면서도 건전한 게임이용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모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협의체는 이달 출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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