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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폭발물 드론 테러 감행?…"5G로 막는다"


SKT-신라대-53사단-한빛드론, 불법 드론 공동 대응 시스템 시연장 가보니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위잉~위잉~위잉~"

김해공항 근처 낙동강 근린공원에서 불법드론이 떴다. 약 5초 가량이 지난 시점에 갑자기 현장에 경보음과 함께 적색불이 켜졌다. 불법드론을 잡기 위해 가드드론이 좌표를 넘겨받는 동시에 육군 53사단에서 5분 대기조와 폭발물 처리반이 출동한다.

SK텔레콤은 지난 12일 부산 김해공항 인근에서 불법드론을 띄우고 이를 잡는 시범을 보였다. 앞서 부산 신라대학교, 육군 53사단, 한빛드론과 구축한 '불법 드론 공동 대응 시스템'에 대한 시연 차원이다. 현장은 신라대 대강당에서 생중계하는 형태로 불법드론 현장과 가드드론, 군 바디캠 및 상황관제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불법드론이 비행을 시작했다
불법드론이 비행을 시작했다

◆ 5G T라이브캐스터로 끊김없는 현장중계

부산 김해공항 낙동강 근린공원에서 불법드론이 뜨자 약 5초 내로 이를 감지한 것은 신라대가 개발한 '안티 드론 솔루션'이 있어 가능됐다. 에어로스코프 안테나를 구축하고 불법드론의 주파수를 잡아내 출현여부를 파악해주는 식이다.

최낙훈 SK텔레콤 5GX IoT/Data그룹장은 "에어로스코프 장비로부터 반경 18Km 이내 불법드론 비행 식별, 실시간 드론 비행경로 추적, 탐지된 드론의 비행 위치, 시간, 경로, 고도 등 로그 데이터를 분석 및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로스코프는 최대 70Km까지 활용이 가능하다.

신라대학교가 개발한 드론 안티 솔루션을 통해 불법드론이 감지됐다
신라대학교가 개발한 드론 안티 솔루션을 통해 불법드론이 감지됐다

불법드론을 감지되면 관제실에서는 '가드드론'의 좌표를 설정한 뒤 무인원격 출동시킨다. 실제 관제드론1(가드드론)로 표시된 드론이 곧장 현장으로 날아갔다. 주변을 순찰하던 관제드론2(가드드론) 역시 재좌표설정을 받은 후 현장으로 향했다.

관제드론(가드드론)의 이동경로 좌표가 표시, 현장 출동하는 모습
관제드론(가드드론)의 이동경로 좌표가 표시, 현장 출동하는 모습

두 드론이 촬영한 영상은 SK텔레콤의 T라이브캐스터 플랫폼을 통해 전송된다. 이 플랫폼은 방송중계 단말인 'T라이브캐스터'뿐만 아니라 고성능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 인코더와 모바일앱, 서버 소프트웨어 등 관련 솔루션을 통합 제공하며 드론 제어까지 가능하다. 즉, 5세대 통신(5G)망을 이용해 방송중계와 드론제어까지 가능하다는 뜻이다.

다만, 아직까지 드론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의 5G 라우터는 개발 중이라 현재까지는 5G 스마트폰(갤럭시S10 5G) 테더링을 이용했다. 제조사 개발 일정에 따라 향후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5G 가드드론의 모습, 정면에 임시로 5망을 연결해주는 갤럭시S10 5G가 장착돼 있다
5G 가드드론의 모습, 정면에 임시로 5망을 연결해주는 갤럭시S10 5G가 장착돼 있다

최 그룹장은 "하드웨어로서의 드론 자체가 아니라 T라이브캐스터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드론 관제 시장에도 도전하고자 한다"며, "드론 시장은 30%가 하드웨어라면 나머지 70%는 소프트웨어 측면이어서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지속 발전시키는게 숙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4K UHD 화질까지 올려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두 드론이 촬영한 영상은 상황관제실뿐만 아니라 군 53사단 상황실까지 생중계된다. 이 때도 SK텔레콤의 T라이브스튜디오 솔루션을 이용한다. 드론이 촬영한 영상은 5G망을 통해 고품질로 끊김없이 현장을 비춰줘 바로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최대 10배까지 영상을 당겨볼 수도 있다.

신라대학교에 위치한 무인항공기 통합관제실
신라대학교에 위치한 무인항공기 통합관제실

◆불법 드론 포획에 재밍건 활약, 10분만에 상황 종료

드론과 동시에 육군 53사단의 5분대기조가 재밍건을 소지하고 현장 출동한다.

재밍건은 휴대가 가능한 소총 모양으로 드론 조종사와 불법 드론 사이의 전파를 교란해 드론을 제자리에 정지시키고 강제 착륙시키는 특수 장비다. 고도 500m에 비행하는 드론까지 제압할 수 있다.

재밍건을 개발한 신만석 BA솔루션즈 이사는 "현재 드론이 사용하는 주파수는 비면허 대역의 2.4GHz와 5.8GHz를 주로 쓰고 있고 통신모듈도 이에 맞춰져 있어 이를 감지해 강제 착륙시킬 수 있다"며, "다른 주파수 역시 스캐닝 및 추출해서 드론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기능까지 겸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드론의 강제착륙을 돕는 재밍건
불법드론의 강제착륙을 돕는 재밍건

특수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5분대기조 차량 뒤편에는 폭발물처리반이 함께 움직인다. 드론이 위험물을 싣고 테러를 벌일 수 있어 이를 사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또 군 장병들은 가드드론과 마찬가지로 현장 상황을 촬영해 실시간 관제상황실로 보낼 수 있는 '바디캠'을 소지하고 있다. 불법드론 현장에 도착하지마자 발 빠르게 움직이는 장병들의 시야를 중계실에서도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어지럽게 움직이는 화면을 통해 상황의 긴박함까지 실감할 수 있다.

불법드론을 식별 및 견제하고 있는 가드드론의 모습
불법드론을 식별 및 견제하고 있는 가드드론의 모습

관제드론1은 전체적인 상황을, 관제드론2는 낮은 고도에서 조종사와 드론을 견제한다. 군이 조종사를 제압하는 한편, 재밍건을 든 군 장병이 불법드론을 강제 착륙시킨다. 이후 폭발물처리반이 위험요소를 탐색한다.

여러 화면을 교차하면서 어지럽게 상황을 중계하는 바람에 꽤 긴 시간이 흐른듯 하지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약 10분 정도에 불과했다.

재밍건을 이용해 불법드론을 포획하는 장면을 군장병의 바디캠을 통해 생중계되는 모습
재밍건을 이용해 불법드론을 포획하는 장면을 군장병의 바디캠을 통해 생중계되는 모습

◆ 드론 안전불감증 경계 …활성화 위해 정책지원도 필요

이번 불법드론 공동 대응 시스템은 드론 산업의 활성화 측면도 있으나 공공안전 피해도 막아야 하는 공감대가 이뤄지면서 산학연이 함께 협력하는 계기가 됐다.

최근 영국 개트윅공항에 불법 드론이 출현해 2박3일간 운항이 중단된 적도 있으며, 독일 프랑크프루트 공항에서도 동일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일본 일왕 즉위식 전날에도 위험화학물질이 담긴 드론이 발견되기도 했다.

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 실제로 제주공항에서 불법드론이 탐지돼 약 2시간 가량 운항이 중단된 바 있다.

황광명 신라대학교 공공안전정책대학원 교수는 "올해 1월 부터 5월말까지 실증한 데이터를 통해 서부사권에서 900대의 불법드론이 트래킹 됐다"며 "지난해 실증연구를 준비할 때만 해도 이런 심각한 데이터가 나올지는 알 수 없었고, 이는 전국으로 따지면 연간 3만건 이상의 불법드론이 운용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불법드론을 막기 위한 대응책은 미비한 상태. 당장 포획한 불법드론 처리 여부도 결정된 바 없다. 체포 권한이 없는 민간이나 대학은 탐지, 식별 정도가 가능하다. 게다가 아직 드론 교통관리체계(UMT)도 마련돼 있지 않아 함부로 가드드론을 날릴 수도 없다. 불법드론 공동 대응 시스템 역시 수시로 테스트 하는 게 아니라 이벤트 성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황 교수는 "부산 사직야구장에 불법드론이 뜨면 이를 누가 관리감독하는지, 소관기관이 어딘지 알 수가 없다"며,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사건을 심각하게 고민한다 볼 수도 있지만 만약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제어할 수 있는 법적 제도나 규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론 시장 활성화를 위해 오히려 규제가 신속하게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그룹장은 "드론 시장이 더디게 성장하는 것은 기술과 제도적 난제 때문이지만 기술은 어느정도 풀린 상태"라며, "오히려 긍정적인 규제를 정립해 활성화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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