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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좋다' 쿨 유리, 다둥이 엄마로 돌아온 사연…"멋진 위킹맘으로 거듭나야죠"


[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운명' '애상' '슬퍼지려 하기 전에' '한 장의 추억' 등의 노래로, 90년대 대한민국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명실공히 최고의 댄스그룹 '쿨'의 홍일점 유리가 '다둥이 엄마'가 되어 돌아왔다.

쿨은 발매한 음반만 20개, 총 음반판매량이 650만 장 이상으로 최다 앨범판매량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02년에는 혼성그룹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골든디스크 대상까지 받는 영광을 안았다. ‘유리’(본명 차현옥. 44세)는 그룹 내 홍일점으로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14년, 갑작스럽게 결혼을 발표하고 홀연히 연예계를 떠났다.

남편 사재석 씨(38세)와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한 그녀는 그동안 세 아이 사랑(6살), 사우주(4살), 사지한(3살)을 연이어 출산, 오직 육아에만 전념하며 살았다고 한다. 사랑하나만 보고 과감히 결정한 삶이었지만, 유리는 홀로 삼 남매의 육아를 도맡아오면서 점점 자존감을 잃어갔다는데. 그런 그녀를 위해 남편은 과감히 장기 육아 휴직계를 내고 한국 처가살이를 선언했다.

유리는 "(육아 도우미의)도움을 받지 말고 내가 도와줄게. 지한이가 어린이집 갈 때까지만 내가 도와줄게”라면서, 하고 있는 일이 있는데 육아 휴직계를 지금 낸 상태예요. 저희 친정에서도 같이 지내주고 애들을 같이 케어해주고 진짜 감사한 사람 중에 하나죠"라고 고마움을 전한다.

그런 유리네 다섯 가족을 흔쾌히 받아준 친정어머니 남갑순씨(71세)는 언제나 유리의 기댈 곳이 돼주는 버팀목이다. 돌아온 한국에서도 바람 잘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유리네. 11일 방송되는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의 주인공은 영원한 언니 '쿨'의 유리다.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쿨 유리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쿨 유리 [MBC]

"유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막상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하다 보니까 엄마 역할 하고 아내 역할 하면서 일까지 하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유리가 일하는 게 반가우면서도 내심 친구니까 걱정이 되죠. 그런데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아요. 못할 것 같다 그러다가도 막상 해봐, 그러면 잘하는 사람이니까요." 가수 백지영의 말이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 못지않게 유리의 활동을 기다렸다는 친정어머니는 육아를 돕는 것으로 유리를 응원하고 있다. 그러나 유리는 어린 세 아이를 노모에게 맡기는 것이 미안하기만 하다는데. 남편의 배려로 십여 년 만에 인사동 데이트에 나선 유리와 남갑순 모녀. 인사동은 대를 이을 아들을 출산하지 못해 한 남자의 아내로 온전히 살 수 없었던 어머니 남갑순씨가 30여 년간 한정식집을 운영하며 홀로 무남독녀 유리를 키운 곳이다.

어릴 때 헤어졌지만, 유리를 만나러 자주 찾아오곤 했다는 아버지. 유리에게 인사동은 유년 시절의 기억이 살아있는 곳이자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곳이다.

"아버지가 장손이고 집이 엄한 집이라서 아들을 못 낳으면 무조건 안 된다고 했는데, 엄마가 저를 낳고서 몸이 안 좋으셔가지고 수술을 할 수밖에 없어서, 아기를 못 갖는 그런 몸 상태니까 결국 헤어지셨죠. 하지만 아빠의 눈에서 나오는 저에 대한 사랑? 그런 기억이 저한테는 되게 좋은 기억들이 많아요. 그냥 같이 살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유리는 가정사를 전하면서 아쉬움도 내비친다.

가족이라야 엄마와 자신, 둘뿐이어서 외롭게 성장한 그녀는 평범하고 다복한 가정을 이루는 게 어려서부터의 꿈이었다고 한다. 지금의 남편을 만났을 때 그 꿈을 함께 이룰 수 있을 남자란 생각이 들어 과감히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날 수 있었다는데.

하지만, 한국에 혼자 남겨진 엄마를 생각하면 유리는 그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한다. 유리는 "이번 한국 친정살이는 엄마와 시간을 보내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면서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 쿨의 리더, 이재훈을 만나러 제주도로 떠난 유리 부부

아이 셋을 모두 데리고 외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유리 부부가 세 손주 돌보느라 지친 어머니 남갑순씨의 휴식을 위해 잠시 집을 비우기로 했다. 그렇게 온 가족이 여행지로 택한 곳은 제주도. 그곳엔 바로 ‘쿨’의 리더 이재훈이 살고 있다. 제주도에서 만난 그는 놀랍게도 집을 짓는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던 중에 유리 가족을 맞았다.

최근 목공에 푹 빠졌다는 이재훈은 음악 활동 중 틈틈이 건축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는 것. 그는 항상 어리게만 여겼던 동생 유리가 어엿한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 나타난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함께 하는 식사 자리에서 내내 어린아이들의 시중을 드느라 진땀을 뺐다고.

이재훈은 유리에게 단순한 동료가 아닌, 친정 오빠와 같은 존재. 그룹의 홍일점이었던 유리가 결혼을 하고 미국으로 떠나면서 그룹 쿨은 완전체 활동이 불가능하게 됐고, 이에 유리는 이재훈에게 항상 빚을 진 마음이라는데. 이재훈은 예상해왔던 자연스러운 상황이라며 오히려 유리의 엄마로서의 삶을 응원했다. 발랄한 쿨의 홍일점에서 세 아이의 엄마로 변신해 돌아온 영원한 언니, 유리. 다시 멋진 워킹맘으로 거듭나기 위해 요즘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뭔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우리 애들한테 보여주고, 강한 엄마가 되고 싶고, 친구들한테도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니까 조금만 더 지켜봐 줘’ 이런 것도 보여주고 싶고. 내 자신한테도 열심히 하는 걸 보여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살려고 하고 있어요. 좋은 쪽으로 그냥 애기 엄마로 잘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유리의 진심이다.

인기 스타에서 다둥이 엄마로 변신해 돌아온 유리의 삶을 11일 밤 10시 5분에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만나본다.

정상호 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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