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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게 터졌다'…제약업계, 연이은 '수난시대'


회계부정·오너갑질 등 이슈 '다발'…"근본적 체질 개선 필요"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정부가 국가 3대 신산업으로 육성키로 하면서 각광받던 제약·바이오업계가 연이은 악재로 휘청이고 있다. 그 동안 관행처럼 벌어져 왔던 부정적 행적들이 최근 정부의 육성책으로 주목받으면서 비리가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업체들은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악재가 최근 '인보사 사태'로 확대되자 난감해 하고 있다. 계속된 사건 사고로 제약업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사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인보사 사태'는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과정에서 자료를 허위 제출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서류를 조작하거나 은폐하기까지 해 문제가 된 사건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를 문제 삼아 지난달 28일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허가를 취소하고 형사 고발까지 진행했다.

지난달 허가취소된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 [사진=코오롱생명과학]
지난달 허가취소된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 [사진=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사태'를 두고 업계에서는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간 제약업계의 경직된 조직 문화와 비밀주의 등 업계 내 부정적 관행이 집약된 사건이라는 의견이다.

제약업체들의 이런 관행들이 본격적으로 노출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16년이다. 이는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이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며 제약산업이 본격적 성장 궤도에 오른 시기와 일치한다. '스타 산업'이 된 제약산업이 국민적 관심을 받으면서 감춰져왔던 부정적 측면이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한미약품은 2016년 직원 부당이득 편취 및 늦장 공시 논란에 휩싸였으며, 비슷한 시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분식회계 의혹에 직면했다. 이들과 함께 셀트리온, 차바이오텍 등의 업체들도 연이어 회계부정 논란에 말려들었다.

이어 수직적 구조에서 나타난 '갑질'이 제약업계의 이슈로 떠올랐다. 2018년 대웅제약 오너는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았다는 내부 폭로로 인해 불명예 퇴진하는 처지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업계는 수직적 문화가 타 업계에 비해 매우 강하게 작용하며 비밀주의 또한 심하다"며 "여러 논란들이 반복되는 이유 중 하나로 이런 조직 문화를 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웅제약은 2018년 '갑질' 논란을 겪었다. [사진=대웅제약 로고]
대웅제약은 2018년 '갑질' 논란을 겪었다. [사진=대웅제약 로고]

업계는 또 다른 '인보사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미래 비전과 신뢰가 핵심인 제약산업의 특성상 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지속적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인보사 사태'는 제약산업에 대한 '옐로카드'"라며 "같은 실수가 반복돼 퇴장 처리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영·연구개발 관행 등에 대한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정부 역시 인력을 확충하고, 검증 역량 제고를 위한 교육을 시행하는 등 '인보사 사태'와 같이 신뢰를 깰 수 있는 어떤 사건도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학계 관계자는 "'인보사 사태'는 의료진과 환자에까지 악영향을 끼친 만큼 지금까지 벌어진 제약산업 관련 이슈 중 최악"이라며 "제약산업, 나아가 의학에 대한 불신이 쌓일 수도 있는 사건인 만큼 신속하고 확실하게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사후 처리 뿐 아니라 제2의 '인보사'가 개발되지 않게 사전 차단할 수 있도록 정부 부처의 전문성 강화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인보사'의 피해 환자 대리인이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접수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인보사'의 피해 환자 대리인이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접수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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