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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좋다' 김봉곤 훈장과 4인 4색 4남매의 특별한 일탈…"이게 삶이죠"


[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긴 턱수염에 흰 개량 한복과 고무신, 한 손엔 부채나 회초리를 들고 다니는 28일 '사림이 좋다'의 주인공, 바로 청학동 출신 훈장 김봉곤(53세)이다.

■ 21세기 선비 청학동 훈장님, 김봉곤의 우여곡절 가족사

지리산 청학동 해발 900미터 고지의 산골에서 서당집의 4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댕기머리 소년은 전기도 없이 약초를 캐서 살아야 했던 가난한 어린 시절을 겪었는데. 그 가난한 살림으로 5남매를 키우느라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효도하기 위해, 더 넓은 세상에서 배우고 성공해 금의환향하겠다는 꿈을 꾸며 서울로 상경했다고 한다. 하지만 산골 청년 김봉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도시생활이었다.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김봉곤 훈장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김봉곤 훈장 [MBC]

판소리를 배우겠다 생각했지만 돈 한 푼 없는 댕기머리 총각에게 수월한 일은 없었다. 집이 없어 공연장에 숨어 지내는 생활까지 하며 고생하며 버틴 끝에 1989년 그는 드디어 서울에 그의 서당을 차릴 수 있었고, 1992년에 방송 활동까지 시작한다.

세상에 ‘청학동 출신 댕기머리 훈장’이라는 이름을 알리게 되면서 토크쇼 보조 MC, 리포터, 직접 노래를 부르며 음반 제작까지 하는 등 색다른 도전을 하며 보수적인 청학동 개방에 힘쓰고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던 중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2012년 진천으로 터를 옮겨 예절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어느덧 지금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1남 3녀의 자녀를 슬하에 둔 가장이 되어 아이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아버지 김봉곤의 모습을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서 만나본다.

■ 김봉곤과 4인 4색 4남매! 무서운 훈장님도 아이들 앞에서는 그저 아버지?

평소 호랑이 훈장님으로 유명한 김봉곤이지만, 색깔이 다른 4남매를 키우는 일은 쉽지 않다. 요즘 김봉곤의 가장 큰 고민은 고3이 된 아들 경민(19세). 어릴 적에는 김봉곤을 따라 곧잘 판소리도 하고 농사도 짓던 아들이 뒤늦게 사춘기를 겪는지 공부는 뒷전으로 개인 방송 크리에이터와 랩퍼를 한답시고 밤새 컴퓨터를 붙잡고 있기 일쑤.

그런 아들을 이해할 수 없는 김봉곤과, 자신의 꿈을 폄하하는 듯한 아버지에게 서운한 아들. 김봉곤은 아들에게 조금씩 손을 내밀어보려고 하지만 아직은 거리를 좁히기 쉽지 않은데.

반면 김봉곤의 못이룬 꿈을 이뤄주려는 듯 판소리를 배우고 있는 국악 자매 셋째 김도현(14세)와 막내 김다현(11세). 두 딸은 김봉곤에게 판소리를 배우며 자랐고, 이후 김영임 명창에게 경기민요를 전수 받으며 실력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다른 꿈은 생각해 본 적도 없을 정도로 판소리를 사랑한다는 국악자매. 얼마 전 KBS ‘불후의 명곡’ 설특집에서는 우승을 거두는가 하면, 각종 행사와 공연에 초청되어 큰 무대에 함께 서고 있다고.

기왕 꾸는 꿈이라면 제대로 밀어주고 싶다는 김봉곤 훈장. 다양한 무대에 서게 하고 인내심과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100대 명산을 다니며 산 정상에서 판소리를 하는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연습을 시키는데.

그런가 하면 평소 참하다는 칭찬을 많이 들어온 장녀 자한(22세)은 최근 미스춘향선발대회에 도전했다. 긴 합숙기간 동안 평소 하지 않던 탭댄스와 걸그룹 안무까지 배워가며 열혈 노력 끝에 본선까지 진출했는데. 큰 딸의 도전을 응원하는 훈장 아버지, 생전 사보지 않은 여자 구두까지 사러 나서고. 맹모삼천지교 저리가라 아이들을 뒷바라지 하는 김봉곤 훈장은 오늘도 바쁘다.

김봉곤 훈장은 “인생이라는 건 항상 끝없는 도전이니까. 이만큼 한 것도 자랑스럽고 참 대견하고 잘했어. 큰딸 사랑해”라면서 흐믓해 한다.

막내딸 김다현은 “아버지가 속마음을 표현은 잘 안하시는데 아버지가 저희 꿈을 위해서 노력해주시는 것도 다 사랑이잖아요”라고 말한다.

“자식이 없었다면 인생이 무미건조했을 것 같고요. 삶의 보람이 없었을 것 같다 싶어요.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지만 그게 삶인 것 같아요. 희노애락이 다 있거든요.자식들 키우다 보면.” 김봉곤 훈장의 진심이다.

각기 개성이 다른 4남매를 키우는 다둥이 아버지 김봉곤 훈장의 특별한 이야기는 28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상호 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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