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출연연 R&R 확정안 보니


국민생활문제해결 · 대국민 소통 · 기관간 협력 등 강조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의 역할과 책임(R&R)재정립 작업이 지난 주 마무리됐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주 분야별 R&R작업을 완료하고 24일과 27일 이틀간 대전과 진천에서 ‘공공기관 R&R 성과공유 회의’를 개최했다. 24일 오전에는 과기정통부 직할기관, 오후에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출연연, 27일에는 ICT분야 산하기관의 순으로 진행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4일 오후 대전광역시 유성구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제1차 공공기관 R&R 성과공유회의' 를 개최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번에 확정한 기관별 R&R은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협약의 형태로 진행된 1차 R&R안을 세부내용까지 구체화한 것으로 내년도 예산안에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돼 왔다.

특히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경우 정부 R&D예산 효율화 작업과 맞물려 향후 구조조정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아왔다.

◆ 출연연 R&R, 큰 틀 유지하면서 역할과 책임 명료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NST)소속 25개 출연연의 R&R 협약은 작년 9월 체결됐다. 지난 20일 NST 이사회에서 확정된 R&R은 총론만 있었던 작년안에 더해 각각의 핵심역할과 주요역할, 연구과제별로 세부추진방안까지 포함됐다.

개별 출연연의 임무와 역할에 대한 '사명 선언문', '상위역할 및 주요역할' , '추진전략', '역할 수행 전략' 등 큰 틀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출연연들이 지난해 초안에 비해 크게 바뀐 것은 없었다. 대부분 작년안을 좀 더 다듬고 표현을 매끄럽게 고친 정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부분은 있었다. '국민생활문제 해결', '대국민 소통 활성화', '기관간 협력 네트워크'등이 한층 강조됐다. '인프라', '지능화', '협업', '생태계' 등의 단어들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

전반적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국가 R&D 생태계에서 담당해야 할 공공 책무에 대해 무게가 많이 실렸다. 기관 성격이 기업지원에 가까운 몇 몇 연구소들을 제외하고는 산업기술적 역할은 많이 축소됐으며 그마저도 정책지원, 인프라 구축, 생태계 조성 등의 단어로 대체됐다.

◆화학연, 지역혁신과 정책기획 강조

출연연 R&R 재정립 작업이 진행되는 내내 한국화학연구원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화학연 R&R 재정립 작업을 매끄럽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은 김성수 前 원장이 'R&R 성과공유회의' 하루 전 날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발탁돼 화학연이 일종의 '모범답안'으로 관심을 모았다.

화학연 R&R 최종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작년안에는 없었던 '지역혁신성장'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화학연 R&R의 핵심인 '5대 상위역할'의 네 번째 역할로 '지역 혁신성장을 위한 융합신기술 개발'이 채택됐는데 이는 작년의 '새로운 화학산업 창출을 위한 미래융합기술 개발'을 대체한 것이다.

하지만 이 '상위역할'에 딸린 '주요역할'은 '산업 선도형 정밀화학소재 기술 개발'과 '폐기물저감 바이오 플라스틱 제조 기술 개발'인데다 연결되는 국정과제도 '주력산업 경쟁력 제고'와 '미래형 신산업 발굴'이어서 이것이 어떻게 '지역혁신성장'과 연결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역할수행전략 부문에서는 작년에는 없던 '정책 기획 기능 강화'가 추가됐다.

한국화학연구원 R&R 최종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기초지원연, '지원'에서 '선도'로

추상적인 표현들로 이루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사명선언문이나 핵심역할 등 R&R의 내용이 가장 많이 바뀐 출연연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다.

기초지원연의 사명선언문 첫 머리에는 작년에는 쓰지 않았던 '분석과학'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표현도 매우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분석과학을 선도하는 최첨단 연구인프라 대표기관으로서 연구자, 기업, 국민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국가연구시설장비 생태계를 혁신한다.'는 미션선언문은 지난해 초안의 '연구지원 및 공동연구'를 수행한다는 내용에 비해서는 훨씬 도전적이다.

핵심역할도 전반적으로 '지원'에 무게가 실렸던 작년안에 비해 '선도', '주도', '도전', '컨트롤타워' 등의 단어가 많이 사용됐다. 이는 기초지원연의 역할과 책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고민의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 에기연, 태양광·수소·해양 등 신재생에너지에 집중

'지구를 살 맛 나게 하는 1도의 기술'을 슬로건으로 내 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 전문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했다.

'지역에너지 불균형 해소와 에너지 자립 실현을 위한 분산전원 통합플랫폼 개발'이라는 핵심역할이 삭제되고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세상 구현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혁신기술 개발 ▲스마트 에너지 사회 구축을 위한 고효율 에너지시스템과 혁신적인 에너지소재 개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깨끗한 대기질 확보를 위한 청정에너지 통합기술 개발 등 3대 상위역할로 재편됐다.

신재생 에너지 중에서는 ▲도시형 태양광 차세대 태양전지 원천기술 개발 ▲수소경제 위한 수소연료전지 핵심기술 개발 ▲신재생에너지 통합 플랫폼 개발을 주요역할로 정하고 '태양광', '수소', '해양' 분야를 명시했다.

◆ 대국민 소통, 국민생활문제 해결 등에 방점

이 밖에도 대국민 소통, 국민생활문제 해결 등을 주요역할로 내세운 출연연구기관들이 늘었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국민과의 소통 활성화를 통한 핵융합 에너지 개발의 사회적 인식 제고'를 주요 역할에 추가했다. 향후 핵융합 상용로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핵융합 연구개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지지기반 확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초연결사회 구현, 국민생활문제해결,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 구현 등으로 R&R의 표현을 대폭 변경했으며 한국식품연구원은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식품의 품질 연구'라는 핵심역할을 '국민이 신뢰하는 식품 품질·안전 연구'로 바꾸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도 '국민안전과 국민생활문제 해결을 위한 국토지질 공공기술/정보 제공'을 4대 상위역할의 맨 윗자리에 올렸다.

과기정통부는 출연연을 비롯한 산하 공공기관의 R&R을 앞으로도 기술과 시장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상국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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