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컬처] 윤석화 “정미소 마지막 공연, 마음 아프지만 영원한 건 없어”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17년 동안 머슴 역할을 하면서 보람도 있었지만 힘든 일도 많았고 이곳에서 울고 웃고 해서 막상 여기서 공연을 하면 내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건 없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할 수 있었고 부족하지만 그 흔적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2002년 개관한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가 윤석화의 모노드라마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쌀을 도정하는 정미소처럼 숨은 원석을 닦아내겠다’는 뜻을 담은 정미소는 1·2층을 포함해 156석 규모 소극장이다.

윤석화는 16일 ‘아듀! 정미소’를 테마로 기획한 ‘딸에게 보내는 편지’ 제작발표회를 열어 17년 간 정미소를 운영해 온 소회를 밝혔다.

그는 “한 개인이 극장을 운영하면 어떻게 해도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가 어렵다”며 “소극장 공연은 최고 2개월 이상 가야 손익분기점이 맞춰진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한 달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며 “1년에 4개월 정도는 내가 이 무대에서 공연을 했고 그걸로 운영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그런 정도의 적자는 내가 또 다른 일도 하고 열심히 살면서 해나갈 수 있다”며 “이 건물이 매각이 돼서 더 이상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울러 “이제 배우로서 살고 싶다”며 “이 공간이 없어지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나는 언젠가 시골의 진짜 정미소를 ‘정미소’로 만들어 그곳에서 연극을 꿈꿀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윤석화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다시 하게 된 이유에 대해 “급히 준비하려다보니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은 캐스팅이 안돼서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내 인생에서 혼자 할 수 있고 관객도 이 공간에서 마지막으로 함께 울고 웃고 따뜻해질 수 있는 작품을 생각했을 때 ‘딸에게 보내는 편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영국 런던 공연이 예정돼 있지 않았으면 엄두도 못 냈을 것”이라며 “영국에서는 영어로 공연을 하기 때문에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했다”고 덧붙였다.

윤석화는 “노래를 한국어로 갑자기 바꾸기엔 무리가 있어서 오픈리허설 형식으로 선보인다”고 부연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 극작가 아놀드 웨스커 원작의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1992년 임영웅 연출·윤석화 출연으로 극단 산울림에서 세계초연을 했다.

이번 공연은 연극 ‘레드’ ‘대학살의 신’, 뮤지컬 ‘시카고’ ‘빌리 엘리어트’ 등을 연출한 김태훈 연출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토요일 밤의 열기’ 등을 맡은 작곡가이자 음악감독 최재광이 참여한다.

공연은 다음달 11일부터 22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관객과 만난다.

박은희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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