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매물로 나오기도 전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한화그룹이 아직까지는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인수에 전혀 관심이 없지는 않는 듯한 분위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본격적인 매각절차에 돌입할 경우 강력한 인수후보가 될 것이란 예상이 재계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 23일 아시아나항공에 1조6천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동시에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 금호산업과 신속한 매각을 추진, 12월 말까지 주식매매계약체결을 완료한다는 내용의 특별약정을 체결했다. 금호산업은 2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간사로 크레딧스위스증권을 선정했다. 곧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매각절차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얘기가 나오는 순간부터 유력한 인수 후보로 한화그룹이 지목됐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항공업 진출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낸 전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추진했던 다른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포기함으로써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한화그룹은 2017년 계열사 한화인베스트먼트와 한화테크윈을 통해 160억원을 재무적투자자(FI) 자격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초 에어로케이가 항공운수업 신규 면허 취득에 실패하며 현재는 자금 전부를 회수한 상태다.
이번 매각은 인수자의 별도 요청이 없을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일체를 사들이는 통 매각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LCC 진출을 시도할 만큼 항공업에 관심을 보였던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뛰어드는 것은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게다가 한화그룹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항공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 또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한화그룹은 지난해부터는 흩어져있던 항공부문을 한 곳으로 모으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설 것이란 예측에 힘이 더욱 실리는 이유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말 사업부문 중 항공사업 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1천669억원을 받고 양도했다. 이어 2016년 1월 인수한 항공기용 엔진‧부품 제조업체 캐스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넘겼다. 방산업을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사업 일체를 담당하는 모양새가 갖춰진 것이다.
여기에 최근 롯데카드 인수전에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것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행보로 읽히고 있다. 롯데카드 인수에 투입했어야 할 자금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한화는 공식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롯데카드 인수전 불참과도 전혀 무관하다는 게 한화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위기는 감지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롯데카드 최종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당초 생각했던 금액과 차이가 컸기 때문"이라며 "만약 롯데카드를 인수를 하려고 했다면 한화생명이 하는 것이었을 것이기에 인수전 불참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와는 무관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매물로 나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내부적으로는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시아나항공이 회사 규모도 있는 데다 인수 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만약 한화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게 된다면 ㈜한화나 한화케미칼 등 자금력이 되는 계열사를 통해 인수를 추진하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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