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현재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에 관한 정부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과거와 달리 알뜰폰 등이 이번 인수합병(M&A)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 공정거래위원회가 S텔레콤의 CJ헬로 M&A를 불허했지만 이번에는 시장 상황 및 심사 기준 등 변화로 정부 인허가 절차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 다만 예전과 달리 알뜰폰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변화하는 생태계와 미래지향적 미디어 사업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방송통신 시장의 M&A 관련 사례 비교분석을 통해 향후 시장 재편 가능성 등을 진단했다.
이날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2016년 공정위의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현 CJ헬로)의 기업결합 심사 사례와 현재의 M&A 환경 변화 등을 설명했다. 당시 공정위는 지배력 확대 등을 이유로 해당 M&A를 허용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당시 심사 관련 "유료방송시장의 아날로그 상품과 디지털 상품을 구분하지 않아 기업결합 후 점유율 판단이 과장됐다"고 분석했다. 당시 공정위가 참고한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가 이를 구분하지 않아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당시 CJ헬로비전이 아날로그 방송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했다"며 "아날로그 방송 종료가 예정된 현재라면 다른 판단이 나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와 같은 기준이라면) 오히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때 구역별 점유율이 1위인 곳이 많아 지적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2018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는 이전과 달리 전국 단위로 시장을 획정,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봤다.
다만 김 교수는 "방송통신시장은 수량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게 아니어서 시장점유율, 시장집중도보다는 구매전환율이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CJ헬로의 알뜰폰(MVNO) 사업도 추후 방송통신시장 결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CJ헬로는 현재 알뜰폰 1위 업체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2016년 당시 CJ헬로비전이 알뜰폰 시장의 경쟁을 촉발하는 '독행기업'이라 못박고 기업결합시 알뜰폰시장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고 봤는데, 3년이 지난 지금 CJ헬로의 알뜰폰 시장 영향력은 여전하다"고 짚었다.
다만 알뜰폰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이에 따른 판단 등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패널 토론에서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알뜰폰의 경우 정부가 도매제공의무를 수차례 연장해주는 등 자체생존이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며 "금융과 같은 타 산업간 융합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통신 등 특정 산업 분야 M&A를 해당 부처의 인허가 외에 공정위가 사전 심사를 하는 것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 교수는 "기업결합 심사는 공정위가 먼저 심사한 뒤 과기정통부·방통위가 심사를 하거나 동의하는 구조"라며 "이런 병렬적인 심사권한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 방송통신전문 규제기관으로 기업결합 심사를 일원화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곽규태 순천향대 글로벌문화산업학과 교수는 "3년전 공정위 심사는 재평가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유료방송에서 지역성, 다양성이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나 기업결합 허가를 뒤집을 정도였나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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