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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 디아지오…위스키 가격 올려 돌파구 마련


위스키 시장 침체로 매출 ↓…내달 조니워커·싱글톤 등 가격 평균 8%↑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디아지오코리아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로컬 위스키인 '윈저'를 뺀 인터내셔널 제품이 대상이다. 국내 위스키 시장 침체로 실적 위기에 빠진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주 주류 도매상들을 대상으로 공문을 보내 다음달 1일부터 '조니워커'와 '싱글톤', 'J&B' 등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8% 인상한다고 고지했다. '조니워커'의 가격이 오른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4년여만이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로컬 위스키인 '윈저'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들의 가격이 상향 조정됐다. 인터내셔널 위스키인 '조니워커'와 'J&B', 싱글몰트 '싱글톤' 외에도 '텐커레이 진', '자카파 럼'도 가격 인상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몰트 제품의 가격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디아지오코리아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위스키 70%, 맥주 23%, 기타 7%다.

디아지오 관계자는 "인건비, 생산자물가 등 원가 인상 압박 등을 고려해 가격을 올리게 됐다"며 "원액 부족 영향으로 원가가 많이 오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조니워커 블랙 라벨 [사진=디아지오코리아]
조니워커 블랙 라벨 [사진=디아지오코리아]

이처럼 디아지오코리아가 일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김영란법(부정청탁방지법), 주 52시간 등의 여파로 위스키 소비가 감소하며 실적 악화 상태에 빠진 영향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위스키 수입량은 2002년 2만7천400톤을 정점으로 2017년 2만290톤으로 감소했다. 위스키 수입액 역시 2012년 2조593만 달러에서 2017년 1조5천258만 달러로 5년 만에 26% 감소했다.

이로 인해 디아지오코리아도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한 때 4천억 원이 넘는 연매출을 기록했으나, 2017년 회계연도에는 매출액이 3천35억 원으로 축소됐다. 영업이익률도 한 때 30%를 상회했으나, 2017년에는 12%로 내려앉았다.

이로 인해 디아지오코리아는 2009년, 2014년, 2018년에 꾸준히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몸집을 줄이고 있다. 2014년과 2018년에는 희망퇴직을 실시해 30~40명의 직원을 감원했다. 또 지난해에는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옥도 역삼동에서 여의도로 옮겼다.

다만 디아지오코리아는 실적 악화에도 영국 본사(Diageo Atlantic B.V.)에는 높은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14년에는 1천19억 원을, 2015년에는 당기순이익의 2배 이상인 1천354억 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237%로, 국내 상위 500대 외국계 기업 평균 배당성향(75%)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디아지오코리아의 매출 비중에서 위스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이번 제품 가격 인상이 실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 1위인 디아지오가 가격을 올린 만큼 다른 업체들도 분위기를 보고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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