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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제 계도기간 끝…게임업계 분위기는?


대형사는 이미 지난해 준비 마쳐…중소업체는 "갈길 멀다" 시각도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가 계도기간을 종료하고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그동안 업무 특성에 따라 이 같은 근무제 일괄 적용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만만찮았다. 대표 업종으로 꼽힌 게임업계 우려도 마찬가지.

다만 게임업계도 지난해부터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대응에 나서, 이번 본격 시행에 따른 혼란 등은 크게 없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시정명령이 많았던 만큼 지난해 관련 준비를 충분히 마쳤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하지만 아직 적용대상이 아닌 중소 게임사들로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00인 이상 인력을 운영하는 사업장은 이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위반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주 52시간 근무제 계도기간이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종료됐기 때문이다.

 [그래픽=아이뉴스24 DB]
[그래픽=아이뉴스24 DB]

주 52시간 근무제를 위반한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고용노동부는 우선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후에도 개선이 없을 시 처벌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300인 이상 사업장을 운영하는 게임사들은 계도기간이 종료됐지만 회사 차원에서의 별다른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7월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됨과 동시에 이미 관련 대책을 마련해놓은 데다가, 지난 9개월 동안 적응기를 거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300인 이상 사업장을 운영 중인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크래프톤 등은 이미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주 52시간제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넥슨과 넷마블을 제외하면 모두 탄력적 근로시간제도 사용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계도기간이라고 해서 처벌이 완전히 면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용대상이 되는 대형 게임사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관련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지난해 도입 당시에는 일부 문제가 있는 곳들도 있었으나 지금은 대체로 적응을 마치고 안정기에 접어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중 지난해 고용노동부로부터 주 52시간제 관련 근로감독을 받았던 스마일게이트는 이달부터 'PC 오프'를 도입한다. PC 오프는 주 48시간이 넘어가면 알람이 오고 52시간이 넘어가면 컴퓨터가 잠기는 시스템이다.

함께 시정점검을 받았던 넥슨은 본인이 근무 시간을 체크할 수 있으며, 52시간 근무가 임박할 경우 메일 알람이 가는 인사 시스템 등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주 40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월 단위 최대 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차상준 스마일게이트노조 지회장은 "실제로 근무시간 자체는 줄어들고 있어 기대감이 있다"며 "문제가 있을 경우 노사간 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바꿔나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배수찬 넥슨노조 지회장은 "넥슨의 경우 52시간제 준수가 거의 업계 최고 수준으로 자리 잡은 듯 하다"며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부족한 부분은 노사가 같이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아이뉴스24 DB]
[그래픽=아이뉴스24 DB]

◆300인 미만 별 대응 없어…포괄임금제가 더 중요하다 시각도

300인 이상 사업장이 아니더라도 향후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주 52시간제 관련 조치에 나선 게임사도 있다.

위메이드는 본사 및 국내에서 운영 중인 계열회사 '위메이드이카루스' '위메이스열혈전기에이치디' '위메이드서비스' '위메이드넥스트' '위메이드플러스' '전기아이피' 등 총 7개사에 대해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위메이드와 계열사들이 주 52시간제에 해당되는 300인 이상의 기업은 아니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해 업무 만족도를 높여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 52시간제도를 우선 시행했다"고 말했다.

다만 30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본격적인 주 52시간제 시행 기간이 내년부터인데다가 50명 미만 사업장은 2021년부터 적용을 앞두고 있는 만큼 아직까지 대체로 별다른 대응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소 쪽은 확실히 좀 어렵다"며 "근로감독도 잘 안 되고 있을 뿐더러, 현재 주 52시간제 적용대상도 아니기 때문에 굳이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상황적인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부 대형사들에서조차 아직도 52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근무시간이 초과된다는 의견들이 나온다"며 "대형사들도 아직 완벽하지 않은데 중소 게임사들이 넘어야 할 산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주 52시간제보다 포괄임금제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게임업계 특성상 야근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 만큼, 일할 땐 하더라도 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근로 등에 대한 시간 외 근로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지급하는 제도로, 초과 근무를 해도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그동안 '공짜 야근'을 야기하는 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중소 게임사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철야 모드가 필요한 타이밍이 있어 일을 많이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다만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정당한 대가나 보상을 받았으면 한다. 이에 중소 쪽에서는 52시간제보다 포괄임금제 폐지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재 게임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네오플,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웹젠, 일렉트로닉아츠(EA) 코리아, 위메이드 등이 포괄임금제를 폐지를 결정했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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