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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청문회 '실용적 대북 전문가' vs '北 통전부장 후보' 공방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청 여야 '과거 발언', '대북 인식' 두고 격돌

[아이뉴스24 이솜이 기자] 인사청문회 둘째 날 야당은 앞서 논란을 산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이전 발언들을 주 무기로 삼았다. 청문회 도중 통일부 장관으로서 김 후보자의 자질이 부족하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연철 후보자는 과거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 아니다"와 같은 발언으로 이념 편향성 문제에 시달려온 바 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연철 후보자의 '정책적 역량 검증'을 파고들었다. 김 후보자에게 남북관계 진전 등을 위한 해법을 물으면서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후보자의 역량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또 과거 당 대표 시절 김 후보자에 의해 '감염된 좀비'로 비유된 추미애 의원은 아예 "후보자의 언어 표현을 문제 삼지 않겠다"고 못박기도 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 첫 질의자로 나선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은 "후보자는 2011년 한 인터뷰에서 남북 관계 파탄은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 때문이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10·4 선언 불이행으로 남북 간 신뢰가 악화돼 비롯됐다고 했다"면서 "이런 후보자의 철학과 이념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고 (후보자는) 북한의 통일전선부장 후보자감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은 "2016년 후보자와 백낙청 교수의 대담이 실린 책에서 (후보자가) 천안함 사건에 대해 과학자들의 문제 제기도 계속됐고 의혹이 더 커진 부분도 적지 않다고 말씀한 부분이 있다"면서 "후보자는 천안함 사건이 터지고 난 뒤 6~7년 동안은 (사건의) 추가 조사 필요성을 역설해왔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선 뒤로는 돌변해서 북한의 천안함 폭침설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26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 [사진=이영훈 기자 rok6658@inews24.com ]
26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 [사진=이영훈 기자 rok6658@inews24.com ]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후보자가) 세상을 향해 내뱉은 언사들이 지식인이나 대학교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너무나도 거칠고 분노에 차 있다"며 "남북문제를 연구하시는 분이 모든 정치 현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왜) 주목을 끌려고 하는지, 저는 한마디로 후보자의 정신상태를 노말(Nomal)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당 강석호 의원은 "후보자가 이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건 대한민국에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라며 "저는 맹목적으로 남북 경제협력만 설파하는 후보자가 (통일부 장관의) 자질을 가졌다고 보기 힘든데 지금이라도 (후보자는) 자진 사퇴하는 게 어떻겠냐"고 김연철 후보자의 사퇴를 권하기까지 했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김 후보자의 '실용주의자적 면모'를 환기시키면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 진화에 나섰다. 원 의원은 "저는 그간 후보자의 입장이 과거 보수 정부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많이 확인할 수가 있었다"면서 "노태우 정권의 7·7 선언이 남북 공존과 국제 무대 협력을 동시에 강조한 최초의 제안이고 북한을 민족 공동체 일원으로 규정했다는 평가도 후보자의 주장을 통해 알게 됐다"고 전했다.

같은당 이인영 의원은 김 후보자를 상대로 "후보자께서 장관이 되고 일만 제대로 해내면 그간의 '과'가 새로운 '공'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후보자는) 북미 협상의 막힌 매듭을 풀고 남북 관계의 진전으로 한반도 평화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는 창의적 해법이 무엇인지 말해달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해법은 북미 사이에 합의 가능한 안이어야 한다고 보며 제가 통일연구원장 시절에 생각했던 것 중에서는 영변에 '협력적 위협 감소 프로그램'을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며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여러 의원들을 초청해 이 프로그램을 북에 적용하는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고 답변했다.

협력적 위협 감소 프로그램(CTR)이란 옛 소련 연방인 벨라루스·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 등에 적용된 모델로 관련국들의 핵무기, 운반 체계 등을 처리하기 위해 기술과 자금을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어 김연철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에서 스냅백을 제안했지만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보좌관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하는데 왜 이들이 반대했냐"고 묻는 박경미 의원의 질문에 "자세한 내막은 파악하지 못했지만 하노이 회담 과정에서 제재 문제와 관련된 스냅백 조항을 논의했다는 그 자체가 매우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스냅백(Snapback)이란 대북 제재를 먼저 해제하되 어떠한 위반행위가 있으면 제재를 다시 복원하는 조치를 뜻한다.

한편 추미애 의원은 과거 김연철 후보자가 자신을 '감염된 좀비'라고 칭한 대목을 짚으면서 "저는 개인의 입장에서 후보자의 언어 표현에 대해 문제 삼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서 "당시 (저는) 정권교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받았던 당 대표였고 이로 인해 많은 비난 한가운데에 서있던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솜이 기자 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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