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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판이 바뀐다⑥·끝] 유통街, '리테일 테크'로 생존 모색


유통·ICT 결합해 신유통 모델 구축…비용 절감·수익 창출 노려

산업의 판(板)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산업의 판은 완전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진 지 이미 오래며, 변화와 혁신은 이제 기업들에게 고려의 대상이 아닌 필수다. 아이뉴스24가 창간 19주년을 맞아 급격하게 변화하는 산업의 판을 짚어보고 생존 전략을 들여다 봤다.<편집자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내수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 오프라인 시장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가 생존을 위한 '리테일 테크(Retail-tech)'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 업체들은 유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리테일테크'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창출해 침체기인 오프라인 시장을 활성화시킨다는 각오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 그룹사들은 최근 '리테일 테크'에 사활을 걸고 관련 기술 개발·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음성 쇼핑부터 가상 쇼핑몰 구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상품 추천 서비스, 안면인식·핸드페이 결제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 스마트스토어 금천점에서 한 고객이 QR코드를 통해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 스마트스토어 금천점에서 한 고객이 QR코드를 통해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시로 일찌감치 '옴니채널' 구현에 힘써 온 롯데는 전 계열사에 4차 산업 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인공지능 채팅 봇 '로사'를 통해 백화점 전반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 고객들의 편의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스마트 스토어'에 전자가격표시기와 디지털 게시판, 인공지능(AI) 서비스 안내로봇 등 차세대 스마트 기술들을 대거 도입해 점포 효율화를 꾀했다. 또 지난해 말 일부 상품을 제외한 전 상품에 QR코드를 도입해 고객이 상품에 대한 상세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롯데홈쇼핑도 모바일을 중심으로 ICT 기술 결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곳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온사이트 마케팅 툴과 챗봇서비스 '샬롯', 'AR 뷰', 'VR스트리트', '스마트아이' 등을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핸드페이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매장을 확대 중이며, 무인편의점 도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마트 자율주행카트 '일라이' [사진=이마트]
이마트 자율주행카트 '일라이' [사진=이마트]

정용진 부회장 주도로 고객 맞춤 디지털화를 추진 중인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미래형 오프라인 매장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일부 매장에 종이 대신 전자가격표시기, 디지털 사이니지 등 디지털 장치를 활용해 고객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 또 인공지능 기반의 안내로봇 '페퍼', '트로이'와 자율주행이 가능한 로봇 카트인 '일라이'도 도입했다. 이 외에도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에 전기차, 전기오토바이, 전기 자전거 등 친환경 이동수단을 풀 라인업으로 갖췄으며, IoT 스마트홈 시스템 판매에도 나섰다.

이마트는 기업형 슈퍼마켓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통해 스마트 점포도 선보였다. 이곳은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모바일에 설치된 SSG페이 앱을 사용해 결제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12월 지하 푸드마켓에 전자 가격표를 도입했다. 고객들은 전자 가격표를 통해 판매가, 재고, 상세정보 등을 알 수 있다.

이두섭 이마트 개발담당 상무는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매장 혁신을 통해 미래 오프라인 할인점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며 "디지털 쇼핑환경을 구축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VR 매장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VR 매장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8월 아마존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미래형 유통매장 구현을 위한 전략적 협력 협약'을 맺고 스마트 스토어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협약을 통해 현대백화점은 오는 2020년 오픈하는 여의도점에 아마존의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을 활용한 무인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고객이 매장에서 걸어 나오면 자동으로 상품이 결제된다.

또 현대백화점은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에 업계 최초로 VR 기술을 적용한 'VR스토어'를 오픈했으며, 중국 뷰티 관련 스마트폰 앱 개발 기업인 메이투와 제휴를 맺어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도 도입했다. 더불어 지난해 10월에는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AI 스피커 '클로바'와 협업해 '음성 쇼핑 정보 안내'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업계도 무인 점포에 '리테일 테크'를 다양하게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해 9월 서울 마곡 사이언스파크 LG CNS 본사 내 연구동 3층에 '스마트 GS25' 테스트 점포를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안면 인식 출입문 개폐, 이미지 인식 스마트 스캐너, 자동 발주 시스템 등과 관련한 LG CNS의 스마트 스토어 솔루션 기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이곳에서 다양한 신기술을 테스트한 후 기존 가맹점들에 도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매출을 높이고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모객, 판매, 피드백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리테일 테크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앞으로 리테일 테크를 적극 활용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에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에 있어 격차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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