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모비스 '2.6조원 환원' 인정 안 하는 이유

실질적 효과와 초과자본 해소에 대한 의문 제기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현대모비스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격에 3년간 2조6천억원 규모로 주주환원을 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엘리엇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실질적인 주주환원 효과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초과자본 해소에 대한 의문점이 주된 이유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현대모비스가 공개한 주주환원책을 비판하며 다른 주주들에게 2조6천억원 규모의 일회성 배당을 골자로 한 자신들의 주주제안의 합리성을 설명하며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안건 채택을 독려하고 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 로고.

현대모비스는 엘리엇의 주주제안 후 향후 3년간 1조1천억원 규모의 배당과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4천600억원 수준의 자사주 소각 등 모두 2조6천억원 규모로 주주환원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1년에 약 8천700억원 규모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가 발표한 주주환원 규모 중 60%는 배당금 또는 앞으로 실시하게 될 자사주 소각의 결과로 예정된 것"이라며 "이번 발표에 실제로 추가된 부분은 1조원 자사주 매입인데 이를 통해 회사의 심각한 초과자본 상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일자 그 해 5월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한 약 4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우선 소각하고, 3년간 1천875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엘리엇도 추가 1조원 자사주 매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첫걸음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현대모비스가 현재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배당을 하더라도 향후 투자 등에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지적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IR을 통해 지난해 말 보유 순현금은 7조4천억원과 미래에 영업을 통해 창출한 현금으로 3년간 시설투자 약 4조원, 오픈이노베이션과 인수합병(M&A) 약 3조~4조원, 주주환원 1조원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엘리엇의 입장은 다르다. 이들이 예측하는 지난해 말 기준 현대모비스의 현금자산(현금‧현금성자산+금융자산)은 9조5천억원이다. 자신들이 요구하고 있는 일회성 배당(2조5천억원)을 실시한 후 남는 현금자산 규모는 유동성과 M&A에 활용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엘리엇은 지난해 8월 콘웨이 맥켄지 분석을 인용, 현금이 충분하다는 근거로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현금자산-장‧단기차입금) 비율을 내세웠다. 이 지표는 재무상태를 평가할 때 중요하다. 현재 시가총액에 회사를 인수할 경우 회사가 보유한 순현금으로 인수자금을 얼마나 충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말 현대모비스의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율은 24%다. 동종 업계가 –8%를 기록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게다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비율(시가총액 18조5천억원, 순현금 7조4천억원)이 40%까지 치솟은 것으로 분석된다.

엘리엇은 "우리의 일회성 배당 제안은 향후 투자를 위해 초과자본의 절반 이상을 유지하면서도 동종 업계 경쟁업체들과 유사한 수준의 순현금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분한 현금' 외에 비판 지점은 또 있다. 바로 '초과자본'이다. 오랜 기간 초과자본 상태를 유지하며 주주수익을 하락시킨 것은 물론 업계 최저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자기자본 대비 순이익 비율, ROE)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엘리엇은 지난해 11월 콘웨이 맥켄지 분석을 토대로 초과자본 실태에 대해 비판했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부채(법인세 관련 제외)와 자본총계의 합 중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말 기준 2014년 63.6%, 2015년 73.2%, 2016년 73.4%, 2017년 76.2%로 지속 상승했다. 2018년에는 3분기 기준 77.6%로 상승 기조를 유지했다.

콘웨이 맥켄지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동종 기업의 자본 비중은 48%다. 현대모비스는 이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준인 것이다. 가치 있고 저금리의 자본조달 여력이 있었지만 자본을 쌓는 데 집중한 결과였다는 게 당시 분석이었다.

이로 인해 동종 업계 대비 저조한 자본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엘리엇의 분석이다. 현대모비스의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잉여현금흐름 대비 지본수익률은 타 부품 제조사 한온(80%), 오토리브(61%), 덴소(52%), 아이신세이키(44%), 테네코(34%), 컨티넨탈(32%), 마그나(31%), 발레오(26%)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12%다.

엘리엇 주장대로 현대모비스의 ROE 역시 2014년 14.6%, 2015년 11.8%, 2016년 10.7%, 2017년 5.3%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대비 2017년 순이익이 절반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자본 비대화에 따른 감소세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만, 2015년보다 순이익이 많았던 2016년 ROE가 하락한 점은 엘리엇 주장에 힘을 싣는 근거가 되고 있다.

한상연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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