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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기아차는 왜 공격대상에서 제외했나


현대차·모비스 달리 과잉자본 상태 아니라는 판단이 영향을 미친 듯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기아자동차의 정기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여기저기에서 표 대결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오지만 기아차 주총만큼은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란 게 다수의 예상이다. 현대차그룹의 저격수로 나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관심에서 벗어난 덕분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15일 오전 9시 양재 본사 대강당에서 정기주총을 열 예정이다. 이사회가 상정한 ▲2018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 ▲감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은 이변 없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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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올해 정기주총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엘리엇이 대규모 배당과 이사회 재구성을 빌미로 주력사인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기아차는 엘리엇 공격의 청정지대로 남았다.

엘리엇은 현재 기아차 지분 약 2.1%(약 2천900억원 규모)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기간이나 보유량 등 주주제안을 할 수 있는 자격은 충분히 갖췄다. 그러나 이번 주총에서는 현대차나 현대모비스에게 보였던 것과 같은 움직임은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엘리엇은 이에 대해 "추가적으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라고만 답했다. 그러나 엘리엇 측 관계자는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하면서도 "지난해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이사진에게 보낸 공식서한을 확인하면 대략적인 이유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엘리엇은 지난해 11월 13일 '엘리엇이 현대자동차그룹 이사진에게 보내는 서신'이라는 제목으로 4페이지 분량의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일종의 제안서 같은 성격의 문서였다.

일단 엘리엇의 서한에서는 현대차그룹 3개 회사(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각 이사회에 독립적인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것을 포함하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다른 주주들과 협업하길 요구하는 내용이 발견된다. 기아차도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그러나 동시에 기아차만큼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와는 조금 다르게 평가했다. 엘리엇은 "기아차의 경우 현대차그룹 내 유일하게 과잉자본상태를 보이지 않으며, 연초 대비 코스피가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보이고 있는 계열사"라고 다소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올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의 핵심 안건은 단연 배당이다. 특히 이들 회사에 대규모 배당을 종용하는 주된 명분은 초과자본이다. 엘리엇은 당시 문건을 통해 양사의 초과자본 문제를 꼬집었다. 기아차의 경우에는 초과자본 상태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공격에 나서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엘리엇은 지난해 11월 공개한 콘웨이 맥켄지 분석을 통해 현대차는 8조~10조원, 현대모비스는 4조~6조원에 달하는 초과자본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분석의 중요한 토대가 된 것은 자본과 부채 대비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과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중이었다.

엘리엇은 현대차가 자본 비중이 과도하며 보유한 현금이 많다고 봤다. 2017년 기준으로 자본과 부채의 합 대비 자본의 비중(59%)이 동종업계 평균(33%)을 크게 상회하고,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중(50%) 역시 동종업계(18%) 보다 터무니없이 높다는 것을 비판의 근거로 삼았다.

실제 엘리엇이 밝혔던 것처럼 기아차는 현대차에 비해서는 이런 현상이 덜하다. 2017년 자본과 부채의 합 대비 자본 비중은 52.8%로 동종 평균보다는 높은 편이지만 현대차에 비해 낮은 데다,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중은 약 11%로 동종업계를 크게 밑돌았다.

2018년에 들어와서도 기아차의 자본과 부채의 합 대비 자본 비중은 53.8%로 전년 대비 1%p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중은 14%로 예년 동종업계 수준보다는 역시나 낮았다.

초과자본 문제 외에 추가적으로 지배구조도 엘리엇이 기아차를 공격대상으로 삼지 않는 데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 측 지분율은 현대차는 29.11%, 현대모비스는 30.17%다. 반면 기아차의 현대차그룹 측 지분율은 35.62%로 최소 5%p 이상 차이난다. 기아차가 양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반이 견고하다 보니 공략이 쉽지 않겠다는 판단했던 것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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