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수입맥주에 밀린 국산맥주 '빅3', 판매 부진 돌파 '안간힘'


'신제품 출시' 하이트 VS '카스 수성' 오비 VS '클라우드 강화' 롯데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영향으로 맥주업계의 여름 성수기 대응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수입맥주 시장이 커지면서 입지가 좁아진 국산맥주 업체들은 올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예년보다 일찍 마케팅 경쟁에 나서는 등 소비자 입맛을 잡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4월 초에 오비맥주 '카스'를 추격할 업소용 병맥주 신제품을 출시한다. 하이트진로가 맥주 신제품을 내놓는 것은 2013년 '퀸즈에일' 이후 6년만이다.

 [사진=하이트진로]
[사진=하이트진로]

이번 신제품은 기존 '하이트'와 맥주 이름, 병 모양까지 전혀 다른 콘셉트로 출시되며, 맥주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주점 등 유흥채널을 중심으로 먼저 선보인다. 브랜드명은 두 글자로 알려졌으나, 현재 'AJOY', 'WHIST', 'LIKIT', 'FREST', 'PUO', 'SCAT' 등 다양한 이름이 후보군에 올라 있는 상태다.

하이트가 맥주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맥주 시장에서 '하이트'의 경쟁력이 많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하이트'는 1996년부터 2012년까지 국내 맥주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했으나, 2010년을 기점으로 오비맥주에 밀려 2012년에는 오비맥주에 시장 1위를 내줬다. 또 2014년부터 영업적자로 돌아서 5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하이트의 시장점유율도 한 때 50~60%를 유지했지만, 지난해에는 25% 안팎까지 주저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가 업소용 채널에서는 '카스'에, 가정용 채널에서는 수입맥주에 밀리게 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며 "업소용 채널에선 점유율이 최근 10%대까지 추락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기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트가 업소용 새 맥주를 출시하는 것은 대표 브랜드인 '하이트'가 주력 제품으로서 수명을 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하이트진로가 필라이트 성공에서 새로운 브랜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맥주 제품 역시 브랜드 리뉴얼 대신 신제품 출시로 방향을 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오비맥주]
[사진=오비맥주]

반면, '카스'로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선 오비맥주는 올해 신제품 출시 대신 최근 선보인 발포주 '필굿'과 수입맥주 점유율 높이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 국산맥주 시장에서 60~6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카스'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도 활발하게 펼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비맥주는 20대와 소통을 위해 '그건 니생각이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오비맥주는 이 캠페인을 통해 작년 말 동명의 음원 '그건 니 생각이고'를 발표했던 가수 장기하를 비롯해 스케이트보더 김건후, 페이크 아티스트 김세동의 이야기를 3편의 영상에 각각 담아 선보였다.

또 오비맥주는 일반인이 직접 참여해 20대의 생각과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여를 원하는 이들은 본인이 평소 시원하게 반박해주고 싶었던 불편한 말들과 사회적 관념들에 대해 형식의 구애 없이 이미지 또는 영상으로 만들어 '#그건니생각이고' 해쉬태그를 달아 개인 SNS 계정에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다.

오비맥주는 '호가든', '스텔라 아르투아', '코로나', '버드와이저' 등 주력 제품을 앞세워 수입맥주 점유율 높이기에도 적극 나선다. 현재 20여 종의 수입맥주를 선보이고 있는 오비맥주는 올해 신제품을 추가 수입하지 않는 대신, 기존 제품을 좀 더 다양화 해 소비자 입맛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 출시한 '필굿'의 영업력을 높이고,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펼쳐 하이트진로가 '필라이트'로 선점하고 있는 발포주 시장도 함께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사진=롯데주류]
[사진=롯데주류]

수입맥주와 '카스' 강세로 인해 타격을 입은 롯데주류도 올해 '클라우드'를 다시 주력 제품으로 앞세워 맥주 매출 올리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롯데주류는 2014년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맥주 시장에 진출, 이후 '피츠'까지 선보이며 2020년까지 시장 점유율 17%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고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카스'에 대항해 대중맥주 시장을 노리고 '피츠'를 출시했지만, 수입맥주 강세와 맞물려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며 "'피츠'에 영업력과 마케팅을 쏟아부으면서 그나마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던 '클라우드'마저 판매량이 주춤해지면서 올해 '피츠'보다 '클라우드'에 화력을 더 집중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고, '피츠'는 월평균 매출액이 아직까지 50억~60억 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롯데주류가 전국에 보유한 총 7개 주류 공장 가동률도 5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피츠'의 공격적 영업을 바탕으로 공장 가동률을 높이려고 했지만, 오히려 '클라우드'마저 시장에서 밀리면서 위기를 느낀 것 같다"며 "롯데의 신제품 출시 얘기도 있지만 주력 제품이 시장에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상황에서 실현될 가능성은 현재 거의 없는 듯 하다"고 밝혔다.

롯데주류는 맥주사업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올 초 주류 대표를 교체하는 등 맥주부문 조직을 개편했다. 또 2개의 마케팅팀을 '국내맥주 마케팅팀'으로 일원화했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피츠' 등 국산맥주의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적극 나서는 한편, 지난해 1월부터 유통하기 시작한 '밀러', '블루문' 등 수입맥주 매출도 더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올해 수입맥주 라인업을 더 확장하고, '피츠'와 '클라우드'를 더 알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맥주 신제품 출시는 올해 계획이 없고, 공장 생산 설비가 확충돼 있어 발포주 시장 진출이 어렵진 않지만 상황을 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칼스버그'. [사진=골든블루]
'칼스버그'. [사진=골든블루]

국내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수입맥주 업체들도 신제품 출시 등으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전체 맥주시장에서 수입맥주 비중은 2015년 8%에서 지난해 20% 가까이 높아진 상태다.

수입맥주 1위 롯데아사히주류는 올해부터 기존 '아사히맥주' 외에 '오키나와 드래프트 맥주'를 추가 수입해 선보였다.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베버리지는 일본 '삿포로 맥주' 외에 '에비스'를 추가로 선보여 마케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태다.

중국맥주 '칭따오'를 전개하는 비어케이는 지난해 '스타우트'와 '위트비어'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다. 또 이번달에 생맥주도 새롭게 선보여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비어케이는 '칭따오' 인기 덕분에 2017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6.4% 상승했으며, 매출액도 2017년 기준으로 하이네켄코리아(980억111만 원)을 넘어선 1천180억3천316만 원을 기록했다.

수입맥주 시장에 뛰어든 양주업체들도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매출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덴마크 맥주 '칼스버그'의 유통권을 가져온 골든블루는 올해 수입맥주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며, 디아지오는 올 초부터 흑맥주 '기네스' 외에 크래프트 라거 '홉하우스13'을 새롭게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흥시장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매출이 줄고, 가정용 시장에서 수입맥주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국산맥주 업체들이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강화로 반격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종량세로 주세가 개편되지 않는 한 올해도 국산맥주 업체들의 어려움은 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입맥주 강세로 국산맥주들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업체들이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역차별 논란이 있는 '주류세 개정'부터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제조원가, 수입가 등 가격에 세율을 곱하는 종가세가 아닌 무게와 알코올 기준으로 과세하는 종량세 구조로 일단 변화돼야 국산맥주의 제품 경쟁력도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2024 iFORU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수입맥주에 밀린 국산맥주 '빅3', 판매 부진 돌파 '안간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